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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혼·상속 · 사실혼·입양·후견 2026.06.21 조회 18

임의후견 감독인 선임 신청, 실제 사례로 알아보는 핵심 쟁점과 대응법

조희경 변호사
법무법인 솔 · 서울특별시 서초구

부모님이 연로해지시면, 혹시 판단능력이 떨어졌을 때 재산 관리나 의료 결정을 누가 대신해 줄 수 있을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임의후견 계약은 바로 그런 상황에 대비하여 미리 후견인을 지정해 두는 제도인데, 이 계약이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려면 반드시 가정법원에 임의후견 감독인 선임 신청을 해야 합니다.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이 절차에서 흔히 발생하는 법적 쟁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개요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A씨(여, 62세, 자영업)는 2023년 어머니 B씨(87세)와 공증인 앞에서 임의후견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씨가 후견인이 되어 B씨의 예금 관리, 부동산 임대차, 병원 입퇴원 결정 등을 대리하기로 약정했습니다. 계약 당시 B씨는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상태였으나 기본적인 의사 표시는 가능했습니다.

2025년 들어 B씨의 인지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자, A씨는 가정법원에 임의후견 감독인 선임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B씨의 아들인 C씨(59세, 회사원)가 "어머니의 재산을 누나가 독점 관리하려는 것"이라며 신청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C씨는 별도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기까지 했습니다.

임의후견 계약의 유효 요건과 체결 시점 문제

이 사례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은, B씨가 임의후견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충분한 의사능력을 갖추고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민법 제959조의14에 따르면, 임의후견 계약은 본인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 대비하여 체결하는 것이므로, 계약 체결 시점에는 본인의 의사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B씨는 계약 당시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기본적인 의사 표시가 가능했던 상태였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정도의 인지 수준이라면 공증인이 본인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고 공정증서를 작성한 이상, 계약의 유효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초기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 계약 체결 당시의 진단서, 인지기능검사(MMSE 점수 등), 공증 과정의 영상 기록 등이 나중에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계약 체결 전후로 전문의 소견서를 받아 두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가족 간 분쟁 상황에서 감독인 선임 심사의 실제

C씨처럼 다른 가족 구성원이 임의후견 감독인 선임에 반대하는 상황은 실무 상담에서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가정법원은 감독인 선임 신청이 들어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종합적으로 심리합니다.

1
계약의 적법성 - 공정증서로 작성되었는지, 후견등기가 되어 있는지, 본인의 의사능력이 확인되는지를 검토합니다.
2
본인의 현재 상태 - 정신건강의학과 감정을 통해 현재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상황인지 판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감정비용(통상 50만~100만 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임의후견인의 적격성 - 후견인으로 지정된 A씨가 본인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없는지, 재산 관리 능력은 충분한지를 살펴봅니다.

C씨가 제기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는 임의후견 감독인 선임 절차와 경합하게 됩니다. 민법 제959조의20은 "임의후견 계약이 등기되어 있는 경우, 가정법원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할 때에만 성년후견 등의 심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임의후견 계약이 유효하게 존재하면 성년후견보다 우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점은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입니다. 임의후견 계약은 본인이 스스로 후견인을 선택한 것이므로, 법원은 본인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존중합니다. 다른 가족이 반대한다고 해서 임의후견 계약이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의후견 감독인의 역할과 선임 이후 실무적 유의점

임의후견 감독인은 후견인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는지 감시하는 사람입니다. 법원이 선임하며, 보통 변호사나 법무사 등 전문가가 선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독인이 선임되어야 비로소 임의후견이 개시됩니다.

감독인 선임 후 A씨가 유의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산 목록 작성 의무 - 후견 개시 후 지체 없이 B씨의 재산 목록을 작성하여 감독인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정기 보고 - 감독인에게 정기적으로(통상 6개월~1년 단위) 재산 관리 현황과 신상 보호 상황을 보고해야 합니다.

중요 행위의 동의 - 부동산 처분, 고액의 금전 거래 등 중요한 법률행위는 감독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해충돌 금지 - A씨 자신의 이익과 B씨의 이익이 충돌하는 행위(예: A씨가 B씨의 부동산을 자신에게 이전하는 행위)는 할 수 없습니다.

이 사례에서 C씨의 우려, 즉 "누나가 재산을 독점 관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은 바로 이 감독인 제도를 통해 해소될 수 있습니다. 감독인은 후견인의 사무 처리를 감독하고, 필요하면 법원에 보고하여 후견인 해임을 청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례에서 배우는 실무적 조언

A씨와 같은 상황에 놓이신 분들께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1
계약 단계에서 가족 소통을 충분히 하세요 - 임의후견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미리 알리고 이해를 구하면, 나중에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2
의사능력 입증 자료를 철저히 준비하세요 - 계약 체결 전후로 전문의 진단서, 인지기능검사 결과, 공증 과정 영상 등을 확보해 두시면 나중에 유효성 다툼에서 유리합니다.
3
감독인 선임 신청 시 필요 서류를 미리 갖추세요 - 임의후견 계약 공정증서, 후견등기사항증명서, 본인의 진단서(3개월 이내), 가족관계증명서 등이 필요합니다. 법원 접수 후 심리까지 통상 2~4개월이 소요되므로, 여유를 두고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4
감독인 보수를 미리 고려하세요 - 감독인은 법원이 정하는 보수를 받으며, 이는 본인(피후견인)의 재산에서 지급됩니다. 월 10만~30만 원 수준이 일반적이지만, 재산 규모와 사무의 복잡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노후를 걱정하며 임의후견 계약을 준비하시는 마음은 그 자체로 소중합니다. 다만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기까지의 법적 절차가 다소 복잡한 만큼, 계약 체결 단계부터 감독인 선임까지 전체 과정을 체계적으로 준비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조희경
조희경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솔 · 서울특별시 서초구
임의후견 감독인 선임 사건을 다루다 보면, 계약 체결 당시의 의사능력 입증이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능하면 본인의 인지 기능이 충분할 때 계약을 체결하시고, 진단서와 공증 영상 등 증거를 꼼꼼히 확보해 두시길 권합니다. 가족 간 의견 대립이 있는 상황이라면 조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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