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드릴 준비, 되어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도준 도일석 변호사입니다.
최근 기업 간 인재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전직 시 정보 제출 범위를 둘러싼 분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전직금지약정을 체결한 기업의 약 38%가 퇴직자에게 새 직장 정보의 제출을 요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그 요구의 범위가 어디까지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용자(회사)와 근로자 모두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직금지약정 또는 경업금지약정 하에서 퇴직자가 제출해야 하는 정보의 범위와 한계를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리 법률에는 퇴직자에게 새 직장 정보를 제출하도록 강제하는 일반적인 규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직 정보 제출 의무는 대부분 전직금지약정(경업금지약정)에 부수하는 계약상 의무로 발생합니다. 즉, 근로계약서 또는 별도 서약서에 "퇴직 후 일정 기간 내 경쟁사로 전직할 경우 사전 통지 또는 정보 제출 의무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효력이 문제됩니다.
핵심 정리
전직 정보 제출 의무는 법률에 의한 일반적 의무가 아니라, 당사자 간 약정에 기초한 계약상 의무입니다. 따라서 약정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퇴직자에게 전직 정보를 제출할 법적 의무가 없습니다.
다만, 약정이 존재하더라도 그 내용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반사회적 법률행위)에 의해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을 판단할 때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와 직무, 경업 제한의 기간 및 지역 범위,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보상) 제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약정에 따라 전직 정보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는 경우에도, 사용자가 요구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에는 합리적 한계가 있습니다. 실무에서 쟁점이 되는 항목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전직 회사명 및 입사 예정일
전직금지약정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정보입니다. 약정에 포함되어 있다면 제출 의무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 역시 약정의 유효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2. 직위 및 담당 업무
전직처에서의 직위와 담당 업무는, 퇴직자가 전직금지약정에서 정한 "경쟁 업무"에 실제로 종사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입니다. 이 항목 역시 약정의 범위 내에서 제출 의무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연봉, 처우 조건 등 근로조건
이 부분이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영역입니다. 사용자가 퇴직자의 새 직장 연봉이나 처우를 알 정당한 이익이 있는지 의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직금지약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데 연봉 정보가 직접적으로 필요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제출 요구는 과도하다는 견해가 유력합니다.
4. 전직처의 고객 목록, 프로젝트 내용 등 영업 정보
이는 퇴직자 본인의 정보가 아니라 전직처(새 직장)의 영업비밀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제출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부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퇴직자가 이를 제출할 경우 전직처에 대한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하게 될 수도 있어, 이중의 법적 위험에 노출됩니다.
실무상 합리적 제출 범위
등기이사 등 임원의 경우, 일반 근로자와는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임원은 회사의 핵심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경영 기밀에 대한 접근 범위가 넓으므로,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이 보다 넓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에 따라 전직 정보의 제출 범위도 일반 근로자보다 넓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원이 퇴직 후 경쟁사의 유사 직책을 맡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직위와 담당 업무의 구체적 내용까지 요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연봉이나 전직처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까지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효한 약정이 존재함에도 퇴직자가 정당한 범위의 전직 정보 제출을 거부하면, 약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또는 위약벌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용자는 법원에 전직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퇴직자의 정보 비협조를 소명 자료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사용자가 합리적 범위를 넘어서는 정보를 집요하게 요구하는 행위는 퇴직자에 대한 부당한 압박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퇴직자의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제3자인 전 사용자가 수집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상의 수집 제한 원칙에 저촉될 소지가 있습니다.
전직 정보 제출을 둘러싼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직금지약정을 체결할 때부터 제출 정보의 항목, 제출 시기, 제출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전직 관련 일체의 정보"와 같은 포괄적 문구는 분쟁 발생 시 그 범위를 둘러싸고 해석상 다툼을 야기하며, 약정 자체의 유효성 판단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나 임원의 입장에서는, 퇴직 전에 자신이 체결한 전직금지약정의 정보 제출 조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제출 범위가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그 유효성에 대한 법적 검토를 받아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무에서는 약정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전직한 뒤 뒤늦게 분쟁에 휘말리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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