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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 직장 내 괴롭힘·갑질·성희롱 2026.07.10 조회 113

하청 근로자가 원청 직원에게 괴롭힘 당하면 어디에 신고해야 할까

이환규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원청 직원한테 매일 폭언을 듣고 있는데, 저는 하청 소속이라 어디에 신고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고민을 안고 계신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하청업체 소속으로 원청 사업장에서 일하다 보면, 원청 직원의 반말이나 폭언, 업무 외 심부름 강요, 심지어 인격 모독까지 겪으면서도 '내 소속이 아니니까 보호받을 수 없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참고만 계신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하청 근로자도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적용되는 법 조항과 신고 경로가 일반적인 경우와 다소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알아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청 근로자에게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적용되나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원청 직원과 하청 근로자는 같은 "사용자-근로자"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이 곧바로 적용되기 어려운 면이 있었습니다.

2021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중요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도급인(원청)은 관계수급인(하청) 근로자에 대해서도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조치를 해야 합니다. 또한 같은 법 제166조의2는 원청의 근로자가 하청 근로자에게 괴롭힘을 한 경우에도 원청에 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쉽게 정리하면, 원청 직원이 가해자이고 하청 근로자가 피해자인 경우, 원청에도 사건 조사와 조치를 취할 법적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점을 알고 계시면 대응 과정에서 훨씬 유리해집니다.

신고는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청 근로자 괴롭힘의 경우, 신고 및 구제 경로가 복수로 존재합니다. 상황에 맞게 병행하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1 하청 소속 회사에 신고

소속 사업장의 사용자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라 사용자는 신고를 접수하면 지체 없이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다만 하청 회사의 규모가 작거나 원청과의 관계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이 있다는 점도 이해합니다.

2 원청 회사에 직접 신고

산업안전보건법상 원청에도 조치 의무가 있으므로, 원청의 인사팀이나 윤리경영 신고 채널에 직접 신고하실 수 있습니다. 대기업의 경우 별도의 사내 고충처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고용노동부(관할 고용노동청) 진정

가장 확실한 외부 구제 수단입니다. 관할 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접수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고용노동부 민원마당)이나 방문 모두 가능하며, 상시 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10인 미만이더라도 폭행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하면 형사 고소가 가능합니다.

4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괴롭힘이 성별, 출신, 장애 등 차별적 사유에 기반한 경우,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할 수 있습니다. 법적 강제력은 제한적이나, 시정 권고가 나오면 사회적 압력이 됩니다.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청 근로자 괴롭힘 사건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증거입니다. 원청 사업장 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보니 하청 근로자 입장에서 증거를 남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도 아래 방법들을 가능한 범위에서 실천해 보시길 권합니다.

확보해야 할 주요 증거

  • 폭언, 모욕적 발언의 녹음 파일(대화 당사자가 녹음하는 것은 합법)
  • 카카오톡, 문자, 이메일 등 서면 기록 캡처
  • 괴롭힘 일시, 장소, 내용, 목격자를 기록한 일지
  • 동료 근로자의 진술서 또는 증언 확보
  • 진료기록(정신과 진료, 수면장애 등 건강 피해)

특히 괴롭힘 일지는 사소해 보여도 매우 중요합니다. 날짜와 시간, 장소, 가해자의 구체적 발언이나 행동, 당시 주변에 누가 있었는지를 꼼꼼히 기록해 두시면 진정이나 소송 단계에서 큰 힘이 됩니다.

불이익 처분을 받으면 어떻게 하나요

많은 분들이 가장 두려워하시는 부분이 바로 보복입니다. 신고 후 하청 계약이 해지되거나, 작업 배치에서 제외되거나, 계약 갱신이 거부되는 상황을 걱정하시는 것이 당연합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근로자에 대해 해고,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청 근로자의 경우 하청 회사를 통한 간접적 불이익이 문제가 되는데, 이 경우에도 원청이 하청에 압력을 가해 불이익 조치를 한 것이 확인되면 원청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불이익이 발생하면 즉시 고용노동부에 신고하시고, 가능하다면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시는 부분

상담 현장에서 보면, 하청 근로자분들이 자주 놓치시는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시효 문제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은 퇴사 후에도 가능하지만, 형사 고소를 병행하려면 폭행은 5년, 모욕죄는 1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되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 하청 회사의 상시 근로자 수 확인입니다. 근로기준법상 괴롭힘 조항은 상시 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다만 하청이 10인 미만이더라도 원청이 10인 이상이면 산업안전보건법 경로로 보호받을 수 있으므로 포기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셋째, 근로자 파견과 도급의 구분입니다. 실질적으로 원청의 지휘, 감독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면 파견근로자보호법이 적용될 수 있고, 이 경우 원청이 직접적인 사용자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근무 형태를 꼼꼼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하청 근로자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보호하고 있는 권리를 정확히 알고, 적절한 경로를 통해 목소리를 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환규
이환규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하청 근로자 괴롭힘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많은 분들이 '하청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신다는 것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이후 원청의 조치 의무가 강화되었으므로, 증거를 확보하고 적절한 경로로 신고하시면 충분히 구제받으실 수 있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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