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칼럼 ›형사범죄 ›명예훼손·모욕
형사범죄 · 명예훼손·모욕 2026.07.11 조회 43

사실적시 명예훼손, 진실을 말해도 처벌받을 수 있을까 — 위법성조각 사유 사례분석

김성관 변호사
법률사무소 화쟁 · 경기도 수원시

사건 개요

서울에 거주하는 42세 직장인 A씨는 같은 아파트 단지 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B씨(57세)가 관리비 약 1,200만 원을 부당하게 집행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A씨는 입주민 커뮤니티 게시판에 "B 회장이 관리비 1,200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글을 올렸고, 해당 게시글에는 계좌이체 내역 사본도 첨부했습니다.

B씨는 A씨를 사실적시 명예훼손(형법 제307조 제1항)으로 고소했습니다. A씨가 적시한 내용은 사실이었지만, B씨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된 것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A씨로서는 "진실을 말했을 뿐인데 왜 처벌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쟁점 1: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이 성립하는 구조

우리 형법은 제307조 제1항에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적시한 내용이 거짓이 아니라 진실이어도,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면 범죄가 성립하는 구조입니다.

이 점이 일반적인 법 감정과 충돌합니다. 많은 분들이 "사실인데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하지만, 형법은 개인의 사회적 명예를 독립적인 법익으로 보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씨의 게시글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공연성(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과 명예훼손의 결과가 인정되면 구성요건은 충족됩니다.

쟁점 2: 형법 제310조 위법성조각 사유의 3요건

그러나 형법은 제310조에서 중요한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한하여, 아래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위법성이 조각(배제)되어 처벌하지 않습니다.

1. 진실한 사실 적시한 내용이 객관적으로 사실이어야 합니다. 다만 세부적인 부분까지 완벽히 일치할 필요는 없고, 중요한 부분에서 진실에 부합하면 충분합니다.
2. 공공의 이익 해당 사실의 적시가 오로지 개인적 원한이나 비방 목적이 아니라, 사회 일반 또는 특정 공동체의 이익에 관련되어야 합니다.
3. 오로지 공익 목적 행위자의 주된 동기가 공익적 목적이어야 합니다. 사적 감정이 일부 섞여 있더라도 주된 목적이 공익에 있다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요건을 A씨의 사례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진실성: A씨는 실제 계좌이체 내역을 근거로 게시글을 작성했고, 관리비 부당 집행 사실은 사후 감사에서도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진실성 요건은 충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공의 이익: 아파트 관리비 집행은 수백 세대 입주민의 재산에 직접 관련되는 사안으로, 공동체의 이익에 해당합니다.

공익 목적: A씨의 게시글이 입주민 전체에 대한 정보 공유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B씨에 대한 개인적 원한에서 비롯된 것인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됩니다.

쟁점 3: 실무에서 위법성조각이 인정되는 경우와 부정되는 경우

실무에서 형법 제310조의 적용 여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주된 동기"입니다. 같은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그 맥락과 방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위법성조각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 공적 지위에 있는 자의 직무 관련 비위를 지적하는 경우

- 게시글의 표현이 절제되어 있고 근거 자료를 함께 제시한 경우

- 사전에 내부 절차(감사 요청 등)를 시도했으나 해결되지 않아 공개한 경우

위법성조각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 사실 적시에 더해 인격을 모독하는 표현을 사용한 경우

- 불특정 다수가 아닌 상대방의 가족, 직장 등에 의도적으로 알린 경우

- 게시 시점이나 맥락상 개인적 갈등의 보복 수단으로 판단되는 경우

- 상대방의 사생활(질병, 가정사 등)에 해당하는 사실을 적시한 경우

A씨의 경우, 입주민 커뮤니티라는 관련 공동체 내에서 관리비 집행이라는 공적 사안에 대해 근거를 첨부하여 게시한 점에서, 위법성조각이 인정될 여지가 상당합니다. 다만 게시글에 B씨의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었다면, 그 부분이 별도의 모욕죄로 문제가 될 수 있고, 위법성조각 판단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무적 대응 방안 정리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거나, 반대로 부당한 사실 적시로 피해를 입은 경우 아래 사항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적시한 사실의 진실성 입증 자료 확보: 위법성조각의 첫 번째 요건인 진실성은 행위자(피고인) 측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계약서, 이체내역, 대화 캡처 등 객관적 자료를 미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공익 목적의 외형 구비: 게시 전에 내부 시정 요청, 민원 접수 등의 절차를 거친 이력이 있다면, 공익 목적이 주된 동기였음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3. 표현 방식의 절제: 사실의 적시 자체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지만, 과격한 표현이나 인신공격이 더해지면 모욕죄가 별도로 성립하거나 공익 목적 판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4. 적시 범위의 한정: 문제 된 행위와 직접 관련 있는 사실만 적시하고, 상대방의 사생활이나 무관한 과거 이력까지 거론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 사유는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명예 보호 사이의 균형점에 해당합니다. 사안에 따라 그 인정 여부가 미세한 차이로 갈리므로, 구체적 상황에 대한 면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한 영역에 해당합니다.

김성관
김성관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화쟁 · 경기도 수원시
사실적시 명예훼손 사건을 다루다 보면, 진실을 말한 것이므로 당연히 무죄가 될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위법성조각이 인정되려면 공익 목적과 표현 방식까지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하므로, 고소장을 받으신 즉시 관련 증거를 정리하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김성관 프로필 사진
법률사무소 화쟁
김성관 변호사 빠른응답

정확한 진단과 분석, 결과로 증명합니다.

형사범죄 민사·계약 가족·이혼·상속 부동산
#사실적시 명예훼손 #위법성조각 사유 #형법 제310조 #명예훼손 무죄 #사실적시 명예훼손 공익 목적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 알법(alb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