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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먼저 때렸는데, 맞서 싸운 저도 처벌받나요?"
상대방으로부터 먼저 폭행을 당한 뒤 반격했는데도 함께 입건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면, 억울한 마음이 크실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 먼저 맞은 쪽인데 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는지,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 형사 실무에서 정당방위(형법 제21조 제1항)가 인정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대법원 판례의 태도를 살펴보면, 그 인정 범위가 상당히 엄격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1조 제1항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정당방위를 인정합니다. 실무에서는 이를 크게 네 가지 요건으로 나누어 검토합니다.
정당방위 4대 요건
실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네 번째 요건, 즉 상당성입니다. 상대가 주먹으로 한 대 때렸는데 이에 대응해 흉기를 사용했다면, 설령 방어 의사가 있었더라도 상당성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법원은 일관되게, 서로 폭행을 주고받는 이른바 "싸움" 상황에서는 어느 한쪽의 행위만을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판례에 따르면 "싸움에서의 공격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원칙적으로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즉, 상대방이 먼저 때렸더라도 내가 이에 맞서 싸우기 시작한 순간, 그것은 "방위"가 아니라 "상호 폭행"으로 평가되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려면, 아래와 같이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는 상황에서 소극적으로 방어한 경우에 한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당방위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 일방적인 공격에 대해 밀치거나 팔을 잡아 막는 수준의 소극적 방어
- 도주할 수 없는 밀폐 공간에서의 최소한의 물리적 대응
- 상대가 흉기를 사용하여 생명에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형법 제21조 제2항은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를 과잉방위로 규정하고, 정황에 따라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3항은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하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도 벌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과잉방위가 인정되려면 기본적으로 정당방위의 나머지 요건(현재의 부당한 침해, 방위의 의사)은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싸움 도중 과하게 때렸다는 사정만으로는 과잉방위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과잉방위 인정 시 실무적 효과
- 형의 임의적 감경 또는 면제 사유에 해당
- 야간 등 불안스러운 상황에서의 과잉방위는 별도 면제 가능
- 과잉방위도 인정되지 않으면 일반 폭행죄 또는 상해죄 적용
1. 증거 확보가 핵심입니다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당시 상황을 기록한 메모 등이 있어야 "일방적 침해 상황"이었음을 소명할 수 있습니다. 상호 시비 과정이 담긴 영상이 있으면 오히려 정당방위 주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2. 반격의 정도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판례는 방위행위의 "상당성"을 매우 엄격하게 봅니다. 상대의 공격 수준을 넘어서는 반격은 정당방위는 물론 과잉방위 인정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가능하다면 피하거나 도망치는 것이 형사적으로는 가장 유리한 선택입니다.
3. 수사 초기 진술이 매우 중요합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 "서로 싸웠다"는 취지로 진술하면, 이후 정당방위를 주장하기가 현저히 어려워집니다. 초기 조사부터 방어적 상황이었음을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합의 여부도 양형에 영향을 미칩니다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상대방과의 합의 여부는 기소 여부와 양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폭행죄(형법 제260조)는 반의사불벌죄로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