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도급계약서에 '하자담보책임을 면제한다'고 적으면 정말 책임을 안 져도 되나요?"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도급계약에서 하자담보책임을 완전히 배제하는 조항은 원칙적으로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책임의 범위나 기간을 '제한'하는 것은 일정 요건 아래 유효합니다. 양자의 경계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부분이므로,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정확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민법 제667조부터 제672조까지가 도급인의 하자담보청구권(수선청구, 손해배상, 계약해제)을 규정합니다. 이 규정은 도급의 본질, 즉 '일의 완성'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는 장치입니다.
기본 하자담보 기간
-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 인도일로부터 5년 (석조 등 견고한 건물은 10년)
- 위 외의 목적물: 인도일로부터 1년
- 근거: 민법 제670조, 제671조
이 기간은 '제척기간'(일정 기간이 지나면 권리 자체가 소멸하는 기간)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중단이나 정지 없이 기간이 도과하면 하자담보청구권은 소멸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급인(시공자 등)이 하자 사실을 알면서 고지하지 않은 경우 면책 조항은 효력이 없습니다.
민법 제672조
"수급인이 담보책임이 없음을 약정한 경우에도 알고 고지하지 아니한 사실에 대하여는 그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즉, 법은 '고의 은폐'에 대해서는 어떤 특약으로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게 해두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판례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세우고 있습니다.
전면 면제가 아닌, 범위나 기간의 합리적 제한은 유효합니다. 실무에서 흔히 사용되는 제한 유형과 유효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효할 가능성이 높은 제한 조항
- 하자보수 청구 기간을 법정 기간보다 짧게 설정 (단, 지나치게 짧은 경우 무효 가능)
- 손해배상 범위를 '직접 손해'로 한정하고, 간접 손해(일실이익 등)를 배제
- 하자보수 방법을 수선으로 한정하고, 대금감액이나 해제를 제한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은 제한 조항
- 모든 하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계약금액의 5%'처럼 극히 소액으로 제한
- 하자 통지 기간을 '인도 후 7일 이내'처럼 비현실적으로 짧게 설정
- 구조적 안전성에 관한 하자까지 책임을 면제
핵심 기준은 도급인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계약 당사자의 교섭력 차이, 하자의 중대성, 제한의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30조는 건설공사의 하자담보책임 기간을 공종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축 구조체는 10년, 방수공사는 5년, 도장공사는 2년 등입니다.
이 기간은 강행규정으로, 계약서에 이보다 짧은 기간을 기재하더라도 법정 기간이 적용됩니다. 건설 도급계약서를 작성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정리
도급계약의 하자담보책임 제한은 전면 면제가 아닌 합리적 범위의 제한이어야 유효합니다. 특히 건설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상 강행규정이 존재하므로, 계약서만으로 법정 기간을 단축할 수 없습니다. 도급인이든 수급인이든,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하자담보 조항의 유효성을 꼼꼼히 검토하는 것이 향후 수천만 원 단위의 분쟁 비용을 절약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