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얼마 전 이런 사연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40대 C씨는 경기 용인에 위치한 아파트를 매수하기로 하고, 매매대금 5억 원 중 계약금 5,000만 원을 매도인에게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계약 후 3주쯤 지났을 때, 해당 지역 개발 호재로 시세가 급등했습니다. 매도인은 "계약금의 배액인 1억 원을 돌려줄 테니 계약을 없던 것으로 하자"고 통보해 왔고, C씨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약금을 받은 쪽이 배액을 돌려주면 정말 계약이 해제되는 것일까요? 반대로, 매수인이 계약을 포기하면 계약금 전액을 잃는 것이 맞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민법 제565조에 따라 매도인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함으로써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권리에는 명확한 시간적 한계가 있고, 실무에서 분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민법 제565조 제1항은 매매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 당시 계약금을 교부한 경우, 당사자 간에 별도 약정이 없으면 상대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매수인)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매도인)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핵심 정리
- 매수인이 해제하는 경우: 계약금을 포기(몰취당함)
- 매도인이 해제하는 경우: 계약금의 2배를 매수인에게 돌려줌(배액상환)
- 시한: 상대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만 가능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계약금이 반드시 매매대금의 10%여야 한다는 법률 규정은 없다는 점입니다. 관행적으로 10%가 많지만, 당사자 합의에 따라 5%나 20%로 정할 수도 있고, 그 금액이 곧 해제의 기준이 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은 분쟁이 벌어지는 부분이 바로 이행의 착수 시점입니다. 대법원은 이행의 착수를 "객관적으로 외부에서 인식할 수 있는 정도로 채무의 이행행위의 일부를 하거나, 이행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이행의 착수에 해당하는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실무 포인트: "이행의 착수"는 해제권 행사의 마지노선입니다. 중도금 지급일이 도래하여 매수인이 실제 중도금을 송금한 이후에는, 매도인이 아무리 배액을 제시하더라도 일방적 해제가 불가능합니다.
매수인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매도인이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는 것(몰취)은 원칙적으로 정당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몰취가 부당하다고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매도인이 배액상환을 통해 계약을 해제하려면, 단순히 "배액을 주겠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배액 전액을 현실적으로 제공(현실 제공 또는 이에 준하는 조치)하여야 해제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실무 사례: 매도인이 "1억 원을 보내겠다"고 문자만 보내고 실제 송금하지 않은 채 계약 해제를 주장한 경우, 법원은 해제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매수인이 수령을 거부하는 상황이라면 매도인은 공탁(법원에 금원을 맡기는 절차)을 통해 해제 효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수인 입장에서는 매도인의 배액상환 의사 표시를 받았을 때, 상대방이 실제로 배액 전액을 현실 제공했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구두 통보나 문자 통보만으로는 해제 효력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계약금 관련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계약 체결 단계에서 다음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금 몰취와 배액상환은 부동산 거래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이며, 시세 변동이 클수록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행 착수 시점, 계약금의 법적 성격, 특약 조항의 유효성 등은 구체적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분쟁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관련 서류를 정리하여 조기에 법적 검토를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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