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형제들이 집 한 채를 물려받았는데, 팔자는 사람과 살겠다는 사람이 갈려서 아무것도 진행이 안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시던 70대 아버지가 유언 없이 세상을 떠나셨고, 시가 약 9억 원 상당의 아파트 한 채가 남았습니다. 상속인은 자녀 세 명. 큰아들 C씨(51세)는 그 아파트에서 부모님을 모시며 살아왔고, 둘째 D씨(48세)와 셋째 E씨(44세)는 각자 가정을 꾸려 다른 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C씨는 계속 거주하길 원하고, D씨와 E씨는 매각 후 현금으로 나누자는 입장이었다는 점입니다.
가족 간 대화가 평행선을 달리자, 결국 D씨가 법원에 공유물분할 청구를 제기했습니다. 이처럼 상속 부동산을 둘러싼 형제간 갈등은 실무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핵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공유자 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법원을 통해 분할을 청구할 수 있으며, 법원은 현물분할 또는 경매(대금분할)를 명할 수 있습니다.
상속이 개시되면 피상속인의 재산은 상속인들의 공유(共有)가 됩니다(민법 제1006조). 부동산의 경우 상속등기를 하면 지분별로 등기부에 기재되지만, 물리적으로 하나의 건물이나 토지를 나눌 수는 없으므로 사실상 공동 소유 상태가 계속됩니다.
이때 공유자 중 누구라도 언제든지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68조 제1항). 이를 공유물분할 청구라 하며, 상속재산분할 심판과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실무에서는 상속재산이 부동산 한 채뿐인 경우, 공유물분할 청구 소송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상속재산분할 심판 vs. 공유물분할 소송
상속재산분할 심판은 가정법원 관할로, 기여분 ·특별수익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합니다. 공유물분할 소송은 민사법원 관할로, 이미 상속 지분이 확정된 뒤 물리적 분할 방법만을 정합니다. 상속 부동산이 유일한 재산이고 지분 다툼이 없다면, 공유물분할 소송이 더 신속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공유물을 분할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앞서 소개한 C씨의 사례로 돌아가면, C씨가 자금 여력이 있다면 법원에 가액보상 방식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즉, 9억 원의 아파트를 C씨 단독 소유로 하되, D씨와 E씨에게 각 3억 원(1/3 지분)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다만 법원이 가액보상을 인정하려면 해당 공유자에게 지급 능력이 있어야 하고, 가격 산정이 적정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경매에 넘어가면 시세의 70~80%밖에 못 받는다"고 우려하십니다. 실제로 법원 경매에서의 낙찰가율은 지역과 부동산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 아파트의 경우 감정가 대비 평균 90% 이상에서 낙찰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매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통상 6개월~1년), 감정비용, 절차비용 등을 감안하면, 합의를 통해 일반 매매로 처분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무 팁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재판 진행 중 조정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실제로 공유물분할 사건의 상당수가 조정 단계에서 합의로 종결됩니다. 소송 자체가 합의를 이끌어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공유물분할 청구에 앞서 다음 사항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유물분할 소송의 일반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소장 접수 후 법원이 조정에 회부하는 경우가 많고, 조정이 불성립되면 본안 심리로 넘어갑니다. 감정인이 부동산 시가를 감정하고(감정비용 통상 100만~200만 원), 법원이 분할 방법을 결정합니다. 1심 판결까지 통상 8개월~1년 6개월 정도 소요되며, 항소가 이루어지면 추가로 6개월~1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소송비용은 부동산 시가 기준으로 인지대가 산정되는데, 예를 들어 9억 원 부동산의 1/3 지분(3억 원)을 기준으로 하면 인지대가 약 150만 원 내외, 송달료 등을 합산하면 초기 비용으로 약 200만 원 전후가 소요됩니다. 여기에 변호사 보수가 추가됩니다.
핵심 정리
상속 부동산을 둘러싼 분쟁에서 공유물분할 청구는 합의가 불가능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수단입니다. 법원은 현물분할, 경매, 가액보상 중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며, 소송 도중 조정으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경매로 진행될 경우 시세 대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소송 전 또는 소송 초기에 합의점을 찾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