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 판결문을 넘어선 종합적 문제 해결을 추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문화가정이 이혼했다고 해서 비양육 부모의 자녀 면접교섭권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언어가 다르든, 국적이 다르든, 본국으로 돌아갔든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국제이혼 후 면접교섭 사례를 놓고 핵심 쟁점만 짚어보겠습니다.
사례
인천에 거주하는 30대 후반 한국인 남성 A씨는 베트남 출신 아내 B씨(30대 초반)와 결혼해 아들(당시 5세)을 두었습니다. 성격 차이로 이혼하면서 친권과 양육권은 A씨가 갖고, B씨는 매월 2회 면접교섭을 하기로 조정 성립되었습니다. 그런데 B씨의 한국어가 서툴러 아이와 깊은 대화가 어렵고, A씨는 "아이가 베트남어에 노출되면 혼란스러워한다"며 면접을 사실상 막기 시작했습니다. B씨는 결국 생활고로 베트남 귀국을 고민 중이고, 귀국하면 아이를 영영 못 볼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 사안에는 크게 세 가지 쟁점이 얽혀 있습니다. 하나씩 명쾌하게 정리하겠습니다.
안 됩니다. 핵심만 말하면, 부모의 언어나 문화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면접교섭을 제한할 수 없습니다. 민법 제837조의2는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서로 만나고 교류할 권리(면접교섭권)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 권리는 부모의 권리인 동시에 자녀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법원이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배제하는 기준은 딱 하나, '자녀의 복리(福利)'입니다. 즉 만남이 아이에게 정서적·신체적으로 해가 되는지를 봅니다. 오히려 실무에서는 이중언어·다문화 환경에 대한 노출을 아이의 정체성 형성에 긍정적 요소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A씨의 주장이 통하지 않는 이유
"아이가 베트남어 때문에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은 의학적·심리학적 근거 없는 막연한 우려에 불과합니다. 이런 주장만으로 면접을 거부하면, 오히려 A씨의 양육 태도가 문제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B씨가 베트남으로 돌아가더라도 면접교섭권 자체는 유지됩니다. 다만 물리적 거리 때문에 기존 조정 내용(매월 2회 직접 대면)을 그대로 이행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럴 때는 현실에 맞게 면접교섭 방법을 바꾸는 것이 순서입니다.
실무에서는 국제 사안의 경우 다음과 같은 방식을 조합해 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B씨는 귀국 전에 반드시 가정법원에 면접교섭 변경 심판(또는 조정)을 청구해 새로운 방식을 문서로 확정해 두어야 합니다. 아무 조치 없이 귀국하면 사실상 만남이 끊길 위험이 큽니다.
A씨처럼 정당한 사유 없이 면접교섭을 방해하는 경우, B씨는 손 놓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대응 수단이 명확히 존재합니다.
첫째,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정한 면접교섭을 이행하라고 명령하는 것으로, 이를 어기면 과태료(1천만 원 이하)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둘째, 방해가 반복되면 양육자 변경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과 자녀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막는 태도는 양육자로서 부적절하다고 평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록이 곧 증거입니다
면접교섭이 거부될 때마다 날짜, 정황, 상대방의 답변을 문자·카카오톡·통화 녹음으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만나기로 한 날 아이를 데리고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축적될수록 이행명령과 양육자 변경 청구에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정리하면, 다문화가정의 면접교섭 분쟁에서 언어·국적·거주지의 차이는 결코 만남을 막는 정당한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판단 기준은 오직 아이에게 무엇이 이로운가입니다. 상황이 바뀌었다면 그에 맞게 면접 방식을 법적으로 다시 정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