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국제결혼 후 이혼하고 초등학생 딸을 홀로 키우던 서른아홉 살 김민서 씨(가명)는 딸과 함께 자신의 모국인 한국으로 완전히 돌아와 정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딸의 국적을 변경하려던 순간, 뜻밖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이미 남남이 된 전 배우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입니다.
이혼했으니 양육하는 부모 마음대로 자녀 국적을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김 씨는 크게 당황했습니다. 실무에서 상당히 자주 접하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이 사례를 통해 이혼 후 자녀의 국적 변경 시 상대방 부모의 동의가 정말 필요한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상황
김민서 씨는 이혼 당시 딸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단독으로 지정받았습니다. 전 배우자는 매월 양육비를 지급하고, 한 달에 두 번 딸을 만나고 있습니다. 김 씨는 "친권자도 나 혼자인데 왜 상대방 동의가 필요하냐"고 물었습니다.
핵심은 친권(자녀의 신분과 재산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부모의 권리이자 의무)이 누구에게 있느냐입니다. 자녀의 국적 변경은 자녀의 신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므로, 원칙적으로 친권자가 결정하게 됩니다.
김 씨처럼 이혼 시 한쪽 부모가 단독 친권자로 지정된 경우라면, 국적 변경 관련 신고나 신청에서 단독 친권자의 의사가 기준이 됩니다. 즉 이 경우에는 전 배우자의 별도 동의 없이도 절차 진행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혼하면서 공동친권으로 정한 경우입니다. 양육은 한쪽이 맡되 친권은 부모가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협의이혼 과정에서 정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국적처럼 중대한 신분 사항을 변경할 때 공동친권자인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자녀의 국적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서류와 동의 요건이 달라집니다. 실무에서는 다음 세 가지 유형을 구분해서 봅니다.
실무 팁
김 씨의 경우처럼 외국 국적 자녀를 한국 국적으로 만들고자 할 때는, 상대방 국가의 법이 별도로 요구하는 동의 요건이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법상 문제가 없어도 상대방 국가에서 양쪽 부모 동의를 요구하면 절차가 막힐 수 있습니다.
공동친권 상황에서 상대방이 국적 변경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그대로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 가지 방향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첫째, 친권자 변경 심판을 청구하는 방법입니다. 공동친권에서 단독친권으로 변경받으면, 이후 국적을 포함한 신분 사항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법원은 자녀의 복리(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이익)를 최우선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둘째, 국적 변경 자체가 자녀의 복리에 부합함을 소명하는 방법입니다. 자녀가 실제 생활하는 국가, 교육 환경, 정서적 안정, 장래의 이익 등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상대방의 면접교섭권이나 양육비 등 기존 권리·의무 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됩니다. 국적 변경이 상대방과 자녀의 교류를 사실상 단절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법원이 신중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다시 김민서 씨의 사례로 돌아가 정리하면, 김 씨가 단독 친권자였기에 딸의 한국 국적 취득 절차 자체는 상대방 동의 없이 진행할 여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 국가의 법이 요구하는 동의 요건과, 향후 면접교섭 관계에 미칠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절차를 밟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혼 후 자녀의 국적 변경은 친권 형태, 국적 상황, 상대국 법률이 얽혀 있어 개별 사안마다 결론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