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접수된 스토킹 신고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그중 상당수가 이혼 과정이나 별거 중인 배우자, 또는 과거 연인 관계에서 발생합니다. 특히 가정폭력과 스토킹이 결합된 사건이 상담 현장에서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가해자에게 스토킹처벌법과 가정폭력처벌법이 함께 적용될 수 있는지가 실무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먼저 두 법률의 성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토킹처벌법(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지속적·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연락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법률입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관계는 요건이 아닙니다.
반면 가정폭력처벌법(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배우자, 사실혼 관계, 전 배우자, 가족 구성원 등 일정한 가정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한 폭력을 대상으로 합니다. 즉 관계의 특수성이 핵심 요건입니다.
핵심 차이
스토킹처벌법: 행위의 지속성·반복성이 요건, 관계 무관
가정폭력처벌법: 가정 구성원 관계가 요건
정리하면, 하나는 행위의 태양(모습)을 기준으로, 다른 하나는 당사자 관계를 기준으로 적용되므로 성격이 다릅니다.
결론적으로 두 법률은 동시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별거 중인 배우자가 상대방의 집이나 직장 앞에 반복적으로 찾아가거나 계속 연락을 시도하는 경우를 보겠습니다. 이 행위는 스토킹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두 사람이 법률상 배우자 관계라면 가정폭력범죄의 적용 대상에도 해당합니다.
이때 하나의 행위가 두 법률의 요건을 모두 갖추면, 각 법률에 따른 조치가 병행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 측면에서는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되면서, 절차적으로는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른 보호조치가 함께 진행되는 구조입니다.
즉 두 법률은 서로를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 각자의 목적에 따라 병존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두 법률이 동시에 적용되는 경우, 피해자가 활용할 수 있는 보호수단도 그만큼 다양해집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경찰은 현장에서 응급조치(제지, 분리, 접근금지 안내 등)를 할 수 있고, 반복 위험이 있으면 긴급응급조치로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취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법원의 결정으로 잠정조치가 내려지면 유치장 유치까지 가능합니다.
동시에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라 피해자는 별도의 형사고소 없이도 법원에 피해자보호명령을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퇴거, 접근금지, 전기통신 접근금지, 친권행사 제한 등이 포함됩니다.
두 제도를 함께 활용하면, 형사처벌의 압박과 실질적 접근 차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어느 절차를 먼저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응 전략이 달라집니다. 신변 위험이 급박하다면 스토킹처벌법상 긴급응급조치를 통해 즉시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둘째, 반복성·지속성을 입증할 증거가 사건의 향방을 좌우합니다. 문자, 통화기록, CCTV, 목격자 진술 등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법 개정으로 반의사불벌(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조항이 폐지되면서, 피해자가 합의하더라도 스토킹범죄 처벌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가정 내 스토킹 사건에서 가해자가 합의를 압박하는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인 변화로 판단됩니다.
정리하면, 스토킹과 가정폭력이 결합된 사건은 두 법률의 보호수단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대응할 때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