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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범죄 · 수사·형사재판 절차(고소·수사·구속/보석) 2026.10.11 조회 1

고발과 진정의 차이, 어떤 걸 선택해야 효과적일까

박경수 변호사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발과 진정은 둘 다 수사기관에 범죄를 알리는 방법이지만, 법적 효과와 이후 절차가 완전히 다릅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건이 정식 수사로 이어지는 속도와 처분 결과에 대한 대응권이 달라집니다. 실무에서 이 차이를 모르고 진정을 넣었다가 사건이 조용히 종결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오늘은 구체적인 사례로 그 차이를 짚어보겠습니다.

인테리어 자재 유통업을 하는 B씨(48세, 대전)는 거래처 대표 C씨에게 납품 대금 4,200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C씨는 처음부터 지급 의사 없이 물건만 받아간 정황이 있었습니다. B씨는 "사기"라고 확신했지만, 경찰서에 가서 무엇을 어떻게 접수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고소? 고발? 진정? 세 가지 용어가 뒤섞여 혼란스러웠습니다.

고발과 진정, 무엇이 다른가

먼저 용어를 정리하겠습니다. B씨처럼 피해 당사자가 직접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정확히는 고소입니다. 고발은 피해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범죄 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리고 처벌을 요구하는 행위(형사소송법 제234조)입니다. 진정은 법적 신청 형식이 아니라, 수사기관에 "조사해 달라"는 민원 성격의 단순 요청입니다.

고발

제3자가 제기

수사기관이 수리 의무 있음

불기소 시 항고·재항고 가능

처리 결과 통지받을 권리

진정

누구나 제기 가능

정식 사건 번호 없이 내사 처리

불응 시 불복 수단 제한

조용히 종결될 수 있음

차이의 핵심은 구속력입니다. 고발이나 고소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은 이를 반드시 수리하고 수사에 착수해야 하며, 처리 결과를 신고인에게 통지해야 합니다. 반면 진정은 내사(정식 입건 전 조사) 단계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수사기관 판단으로 별다른 통지 없이 종결될 수 있습니다.

B씨는 어떤 절차를 택해야 하나

B씨는 피해 당사자이므로 정확한 선택지는 고소입니다. C씨가 지급 의사와 능력이 없음을 알면서 대금을 떼먹었다면 사기죄(형법 제347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고소장을 접수하면 정식 사건으로 입건되어 수사가 개시되고, 혐의가 인정되면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만약 B씨가 "일단 가볍게 조사만 받아보자"는 생각으로 진정서를 제출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수사기관이 단순 민사 분쟁(돈을 못 받은 채권 문제)으로 보고 내사 종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B씨는 정식 처분 통지도 받지 못하고, 불복 절차도 밟기 어렵습니다. 결국 고소를 다시 제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깁니다.

처벌을 분명히 원한다면 진정이 아니라 고소·고발로 접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진정은 사실관계가 모호하거나 범죄 성립 여부가 불확실해 "일단 조사를 요청"하는 단계에서 활용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불기소 처분을 받았을 때의 차이

여기서 가장 실질적인 차이가 드러납니다. B씨가 고소한 사건에서 검사가 "혐의 없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해봅시다. 고소인인 B씨는 그 처분에 불복해 항고(관할 고등검찰청에 재심사 요청)를 할 수 있고, 항고가 기각되면 재항고 또는 재정신청(법원에 기소를 구하는 절차)까지 밟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접수한 사건이 내사 종결되면, 애초에 정식 처분이 아니므로 이러한 불복 수단을 쓰기 어렵습니다. 즉 진정은 "조사 요청"에서 그치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제도적으로 다툴 길이 좁다는 뜻입니다. 사건을 끝까지 관철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고소나 고발로 접수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정리하면, 자신이 피해 당사자라면 고소, 제3자로서 범죄를 알리는 경우라면 고발, 사실관계가 불분명해 조사만 우선 요청하려면 진정입니다. B씨 사례처럼 명백한 피해자이면서 처벌 의사가 분명하다면, 고소장을 제대로 작성해 접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특히 사기 사건은 "처음부터 갚을 의사가 없었다"는 편취의 고의를 입증할 자료(계약서, 대화 기록, 거래 내역)를 함께 제출해야 수사 진행이 원활합니다.

박경수
박경수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제 경험상 처벌을 원하면서도 진정으로 접수해 사건이 조용히 종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고소·고발과 진정은 불복 권한부터 다르므로 처음 접수 형식을 정확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사기 사건은 편취 고의 입증이 관건이니 초기부터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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