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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혼·상속 · 양육권·면접교섭·양육비 2026.09.02 조회 25

비혼 출산 자녀, 아빠에게 양육비 받는 법 (인지청구부터)

박경수 변호사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혼인신고 없이 아이를 낳은 경우에도, 아이의 친아버지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법적으로 '아버지'라는 관계를 확정하는 인지(認知, 아버지가 자녀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다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순서를 놓치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습니다. 실제 사례로 짚어보겠습니다.

사례

서울에 거주하는 카페 매니저 김수현 씨(가명, 32세)는 2년간 교제하던 남자친구 사이에서 딸을 출산했습니다. 남자는 출산 직후 "결혼은 못 한다"며 연락을 끊었습니다. 아이 출생신고는 김 씨 단독으로 마쳤고, 가족관계등록부상 아버지란은 비어 있는 상태입니다. 매달 200만 원 남짓 버는 김 씨는 홀로 육아를 감당하며, 상대에게 양육비를 받고 싶어 합니다.

첫째, 왜 '인지'부터 해야 하는가

핵심은 이겁니다. 법적으로 아버지가 아닌 사람에게는 양육비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혼인 중에 태어난 자녀는 남편이 자동으로 아버지로 추정되지만, 김 씨처럼 혼인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태어난 자녀는 생부가 인지를 해야만 법적 부자관계가 성립합니다.

인지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스스로 "내 자녀가 맞다"고 신고하는 임의인지, 그리고 아버지가 거부할 때 자녀(또는 그 법정대리인인 어머니)가 법원에 소송을 내는 강제인지(인지청구의 소)입니다.

김 씨 사례처럼 상대가 연락을 끊고 부인하는 경우, 결국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이때 법원은 유전자 검사(친자 확인)를 통해 생물학적 부자관계를 확인합니다. 검사 결과 친자관계가 확인되면 법원은 인지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고, 이 판결로 아이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아버지가 등재됩니다.

둘째, 양육비는 언제부터 얼마나 받을 수 있는가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인지 판결 이후부터만 양육비를 받는 것 아니냐"는 것인데, 그렇지 않습니다. 인지의 효력은 아이가 태어난 시점으로 소급합니다. 즉 출생 이후 어머니가 혼자 부담해온 양육비에 대해서도 상대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과거 양육비라고 합니다.

다만 실무상 과거 양육비 전액을 그대로 받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법원은 상대방의 소득, 그동안 청구하지 않았던 사정, 양측의 형편 등을 종합해 인정 범위를 조정합니다. 그래서 인지청구를 하면서 양육비 청구를 함께 진행하고, 관련 지출 자료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장래 양육비 액수는 서울가정법원이 공표하는 양육비 산정기준표를 참고해 정합니다. 부모의 합산 소득과 자녀 나이를 기준으로 표준 금액을 산출한 뒤, 자녀 수·거주 지역·특별한 사정을 반영해 조정합니다. 김 씨처럼 영유아 자녀 한 명, 상대가 일정 소득이 있는 경우라면 월 수십만 원대의 양육비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실제 절차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1
인지청구의 소 제기자녀의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에 소장을 제출합니다. 상대방을 특정하기 위한 인적사항 확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2
유전자 검사법원의 명령으로 친자 확인을 진행합니다. 상대가 검사에 불응하면 법원이 다른 정황을 근거로 친자관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3
인지 판결 및 등록부 정정판결이 확정되면 가족관계등록부에 아버지가 등재됩니다. 이로써 법적 부자관계가 완성됩니다.
4
양육비 심판과거·장래 양육비를 청구합니다. 인지청구와 병합하거나 별도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양육비 심판에서 정해진 금액을 상대가 지급하지 않으면, 이행명령·감치·급여 압류 등 강제집행 수단을 쓸 수 있습니다. 또한 양육비 이행관리원을 통한 지원도 활용 가능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비혼 출산 자녀라도 아버지의 책임은 그대로 존재합니다. 순서는 명확합니다. 먼저 인지로 법적 부자관계를 확정하고, 그 위에서 과거·장래 양육비를 청구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부인하거나 잠적하더라도 유전자 검사와 소송으로 관계를 확정할 수 있으니, 상대의 태도에 좌우되지 마시고 절차대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출생 이후의 양육 관련 지출 자료를 꾸준히 모아두는 것이 실제 회수 금액을 좌우합니다.

박경수
박경수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세문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제 경험상 비혼 출산 사건은 상대의 잠적이나 부인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유전자 검사에 응하지 않아도 법원이 친자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마시고, 출생 이후 양육비 지출 자료를 반드시 모아두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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