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인테리어 자재를 납품하는 소규모 업체를 운영하는 40대 자영업자 한 분이 상담을 오셨습니다. 거래처와 3,000만 원 상당의 물품 공급계약을 맺었는데, 상대방이 계약 이행일이 지나도록 자재를 받지 않고 대금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계약서를 다시 꺼내 보니, 정작 위약금 조항이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위약금 약정이 없으면 손해배상을 못 받는 거 아닌가요?" 많은 분들이 이 지점에서 절차를 어려워하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위약금 조항이 없어도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합니다. 다만 위약금이 있을 때보다 입증해야 할 것이 늘어날 뿐입니다. 오늘은 위약금 약정 없는 계약에서 상대방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손해배상을 받아내는 절차를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핵심 원리: 위약금 약정(계약 위반 시 미리 정해둔 배상액)이 있으면 손해액을 따로 증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약정이 없다면 민법 제390조에 따라 실제 발생한 손해를 채권자가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
먼저 상대방의 행위가 법적으로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는지 정리합니다. 이행기(약속한 이행 시점)가 지났는데도 이행하지 않은 이행지체, 이행이 아예 불가능해진 이행불능, 또는 불완전하게 이행한 경우 모두 손해배상 청구의 근거가 됩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손해액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환산하는 작업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자재 납품 사례라면, 이미 매입해 둔 자재의 재고 손실, 다른 곳에 재판매하며 발생한 차액, 계약을 믿고 지출한 비용 등이 손해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소송에 앞서 상대방에게 계약 이행 또는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우체국이 발송 사실을 증명해 주는 서류)을 보냅니다. 이는 상대방을 지체 상태에 빠뜨리고, 추후 법적 절차에서 청구 의사를 명확히 밝힌 증거가 됩니다.
내용증명에는 계약 내용, 상대방의 불이행 사실, 구체적인 손해액, 그리고 일정 기한 내 이행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담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단계에서 상대방이 협상에 응해 원만히 해결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협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 절차로 넘어갑니다. 상대방이 손해액 자체를 다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 비교적 간이하고 저렴한 지급명령(독촉절차)을 먼저 시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급명령은 상대방이 이의를 제기하면 자동으로 정식 소송으로 전환됩니다. 처음부터 손해액을 두고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라면 곧바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편이 시간을 아끼는 길입니다. 소송에서는 앞서 정리한 증거로 손해의 발생과 그 금액, 그리고 상대방의 불이행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합니다.
주의할 점: 손해배상은 '통상손해'가 원칙입니다. 계약 위반으로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범위의 손해는 인정되지만, 특별한 사정으로 발생한 손해(특별손해)는 상대방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인정됩니다. 그래서 계약 당시 상대방에게 어떤 사정을 알렸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승소 판결을 받아도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지급하지 않으면 강제집행 절차가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예금, 부동산, 매출채권 등을 대상으로 압류·추심을 진행합니다. 이 때문에 소송 전 상대방의 재산 상태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위약금 조항이 없다고 해서 손해배상을 포기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위약금 약정이 있을 때와 달리 손해액 입증이라는 관문을 스스로 넘어야 하므로, 계약 위반 사실을 인지한 순간부터 관련 증거를 체계적으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처음의 자영업자분도 자재 매입 내역과 재판매 손실 자료를 꼼꼼히 정리한 덕분에, 소송에서 손해액 상당 부분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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