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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경기 부천에서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던 김모(62) 씨가 갑작스러운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은 가족은 배우자와 성인 자녀 두 명. 이들은 아버지 명의의 아파트와 예금을 나누기 위해 상속재산분할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은행에서 상속 예금을 찾으려던 순간,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혔습니다. 상속인이 이들 셋뿐인지 서류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우리 가족은 우리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법적으로 상속인을 확정하려면 감정이 아니라 가족관계등록부(과거 호적을 대체하는 공적 기록)를 통한 조회가 필요합니다. 김씨 사례를 따라가며 상속인 확정 절차의 핵심 쟁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상속인을 확정하지 않으면 부동산 상속등기도, 예금 인출도, 상속재산분할협의도 진행할 수 없습니다. 금융기관과 등기소는 "이 사람들이 전부입니다"라는 가족의 말이 아니라, 공적 서류로 증명된 상속인 명단을 요구합니다.
김씨 유족은 처음에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만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상속인을 빠짐없이 확인하려면 피상속인(사망자)의 출생부터 사망까지 이어지는 제적등본과 가족관계등록부 전체가 필요합니다. 사망 당시의 서류만으로는 과거의 혼인이나 인지된 자녀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확인 포인트
피상속인의 혼인·이혼 이력, 인지(認知)한 혼외 자녀, 입양 사실은 오래된 제적등본을 추적해야만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김씨의 제적등본을 발급받아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족이 몰랐던 사실이 나타났습니다. 김씨가 첫 결혼에서 얻은 자녀 한 명이 등록부에 기재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 자녀는 오랜 세월 왕래가 없었지만, 법적으로는 배우자 및 나머지 자녀들과 동등한 상속권을 가진 공동상속인이었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이런 상황이 드물지 않습니다. 재혼 가정, 오래전 이혼, 인지된 자녀 등이 얽히면 실제 상속인이 예상보다 많아집니다. 문제는 이 사실을 모르고 남은 가족끼리만 상속재산분할협의를 마쳐버리는 경우입니다. 누락된 상속인이 뒤늦게 나타나면, 이미 이루어진 협의는 원칙적으로 무효가 됩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상속인 전원이 참여해야 효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씨 유족은 다행히 협의 전에 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첫 결혼에서 얻은 자녀까지 포함해 네 명이 협의 테이블에 앉게 되었습니다.
상속인 확정을 위한 서류 조회는 다음 단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김씨 유족은 누락 없이 네 명의 상속인을 확정한 뒤, 첫 결혼 자녀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각자의 법정상속분(배우자 1.5, 자녀 각 1의 비율)을 기준으로 협의를 진행해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상속인 조회 없이 셋이서만 협의를 끝냈다면, 몇 년 뒤 누락된 상속인이 자신의 유류분(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상속 몫)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속은 재산을 나누기에 앞서 "누가 상속인인가"를 먼저 확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서류 한 장을 빠뜨리면 몇 년 뒤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