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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업 · 기업회생·파산·청산 2026.09.09 조회 7

회생 앞두고 재산 빼돌렸다면? 부인권으로 되찾는 방법

신
신대식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대표가 회사가 어려워지자, 회생 신청을 앞두고 회사 소유의 공장 부지를 자신의 처남에게 시세의 절반 가격에 넘겨버렸습니다. 이후 회생 절차가 개시되었고, 채권자들은 "우리가 받아야 할 재산이 이미 빠져나갔다"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이처럼 회생이나 파산을 앞두고 채무자가 특정 재산을 빼돌리거나 특정 채권자에게만 몰래 변제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부인권(否認權, 빠져나간 재산을 되돌려 채권자 전체의 몫으로 회복시키는 권리)입니다.

회생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했는데, 이걸 다시 되돌릴 수 있나요? 그리고 누가 어떤 요건으로 행사할 수 있나요?

부인권이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이미 처분된 재산이라도 부인권을 통해 회생·파산 재단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부인권은 채무자가 회생 또는 파산 절차 전후에 채권자 전체에게 해가 되는 행위를 했을 때, 그 효력을 부정하고 빠져나간 재산을 회수하는 제도입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이하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핵심 취지는 채권자 평등입니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특정인에게만 재산을 몰아주거나 헐값에 넘기면, 나머지 채권자들이 나눠 가질 몫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부인권은 이런 불공정을 바로잡기 위한 장치입니다.

부인권으로 되돌릴 수 있는 행위 유형

채무자회생법은 부인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눕니다. 각각 성립 요건이 다릅니다.

고의부인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한 행위. 상대방이 그 사정을 몰랐다면 부인되지 않습니다.
위기부인지급정지나 회생·파산 신청 이후, 또는 그 위기 시점에 이루어진 담보 제공·변제 등의 행위.
무상부인지급정지 등이 있은 후 또는 그 전 6개월 이내에 이루어진 무상 행위(증여 등). 상대방의 인식 여부를 따지지 않습니다.

앞선 사례처럼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재산을 넘긴 경우는 실질적으로 무상성이 인정될 수 있어, 고의부인이나 무상부인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누가, 언제까지 행사할 수 있나

부인권은 채무자 본인이 아니라 관리인(회생 절차) 또는 파산관재인(파산 절차)이 행사합니다. 채무자가 스스로 빼돌린 재산을 되돌리는 구조이므로, 절차를 관리하는 중립적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권한이 주어집니다.

행사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별도의 소를 제기하는 부인의 소, 상대방이 제기한 소송에서 항변으로 주장하는 방법, 그리고 법원의 결정을 구하는 부인의 청구입니다.

행사 기간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부인권은 회생절차 개시일 또는 파산선고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습니다. 또한 부인 대상 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난 경우에도 제척기간이 도과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회수가 어려워지므로, 의심되는 처분이 있다면 초기에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채권자 입장에서 알아두어야 할 점

채권자 개인은 부인권을 직접 행사할 수 없습니다. 다만 관리인이나 파산관재인에게 부인 대상이 될 만한 처분 행위가 있었다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부동산 등기부, 계좌 거래 내역,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정황 등을 정리해 관재인에게 전달함으로써 부인권 행사를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채무자와 거래한 상대방 입장이라면, 자신이 정당한 대가를 지급했고 채무자의 위기 상황을 몰랐다는 점을 소명할 자료를 미리 갖춰두는 것이 방어의 핵심이 됩니다. 정상적인 거래였음을 입증하면 부인권 행사를 저지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부인권은 회생·파산 절차에서 채권자 전체의 이익을 지키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요건과 기간이 까다롭습니다. 처분 시점, 상대방의 인식, 대가의 적정성이 모두 쟁점이 되므로 사안별로 정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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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식 변호사의 코멘트
제 경험상 부인권 사건은 처분의 대가가 적정했는지, 상대방이 채무자의 위기 상황을 알았는지가 승패를 가릅니다. 특수관계인과의 저가 거래는 부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채권자든 거래 상대방이든 관련 자료를 초기에 확보해 두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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