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이혼 후 한 달에 두 번 아이를 만나기로 했던 40대 남성이, 전 배우자가 매번 "아이가 아프다", "학원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만남을 거부해 반년 넘게 아이 얼굴을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법원의 조정으로 정해진 면접교섭(비양육 부모가 자녀를 만나고 교류할 권리)이 지켜지지 않을 때, 많은 분들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어려워하십니다.
오늘은 면접교섭이 반복적으로 방해받을 때 활용할 수 있는 과태료 부과와 간접강제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면접교섭은 부모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녀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권리입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막는 행위는 법적으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면접교섭이 지켜지지 않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행명령과 과태료입니다. 가사소송법 제64조에 따라 법원은 면접교섭 의무를 이행하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이를 어기면 같은 법 제67조에 따라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간접강제입니다. 면접교섭을 방해할 때마다 일정 금액의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법원이 결정하는 방식으로, 심리적·경제적 압박을 통해 이행을 유도하는 제도입니다.
두 절차는 별개이지만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또는 병행하여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핵심어떤 절차를 밟든, 면접교섭이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되었다는 증거 확보가 출발점입니다.
정해진 날짜와 장소에 나갔으나 만나지 못한 사실을 카카오톡 대화, 문자, 통화 녹음, 사진, 방문 시각이 찍힌 기록 등으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오늘 약속대로 왔는데 왜 안 나오시나요"라는 메시지와 상대방의 거부 답변이 특히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증거 없이 "자꾸 안 만나 준다"고만 주장하시는 경우 법원 설득이 쉽지 않습니다. 반복성과 정당한 이유의 부재를 보여줄 자료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1단계면접교섭을 정한 조정조서나 판결을 관할한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합니다.
신청서에는 면접교섭이 정해진 내용, 상대방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구체적 일시와 정황, 확보한 증거를 첨부합니다. 법원은 상대방의 의견을 들은 뒤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면 이행명령을 내립니다.
2단계이행명령을 받고도 계속 면접교섭을 거부하면, 법원에 과태료 부과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며, 실제 액수는 방해 횟수, 태도, 자녀에게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다만 과태료는 국고로 귀속되므로, 신청인이 직접 돈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 두셔야 합니다.
3단계과태료만으로 이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간접강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면접교섭을 1회 방해할 때마다 30만 원 내지 50만 원을 지급하라"는 식으로 위반 시마다 배상금 지급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이 배상금은 국고가 아니라 신청인에게 지급되므로, 상대방에게 실질적인 압박이 됩니다.
다만 간접강제는 면접교섭의 특성상 인정 여부와 액수에 대해 법원의 판단이 사안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자녀의 의사, 방해의 반복성, 정당성 여부가 세밀하게 검토됩니다.
모든 면접교섭 불이행이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녀가 심하게 아프거나, 학교의 중요 행사와 겹치거나, 자녀 스스로 강하게 거부하는 등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방해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양육 부모 입장에서도 면접교섭 시간이 지켜지지 않거나 자녀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면접교섭 방식의 변경을 구하는 절차를 별도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를 사이에 둔 갈등을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정해진 절차를 통해 조율해 나가는 것이 결국 자녀에게 가장 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