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로가기 화살표
  • 로그인
칼럼 부동산 재개발·재건축·도시정비
부동산 · 재개발·재건축·도시정비 2026.03.26 조회 129

도시정비사업 반대 조합원,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 실무 관점 분석

오경연 변호사
법률사무소 수연 · 경기도 수원시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서울 외곽의 한 노후 주택가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60대 주민 한 분이, 어느 날 갑자기 우편함에서 '재개발 추진위원회 설립 동의서'를 발견하셨습니다. 동네가 새 아파트 단지로 바뀐다는 이야기에 주변 이웃들은 기대에 부풀었지만, 이 분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이곳이 삶의 터전이고, 어디로 이사 갈 형편도 안 되는데 사업이 강행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 -- 막막한 마음뿐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도시정비사업에 반대하는 조합원의 입장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단순히 '찬성 아니면 반대'의 문제가 아니라, 자산가치, 생활 안정, 이주 비용 등 여러 현실적 고민이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2024년 기준 전국 정비구역 지정 건수가 1,200건을 넘어선 가운데, 반대 의사를 가진 조합원이 선택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을 실무 관점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반대 조합원이 놓인 법적 위치부터 이해하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토지등소유자의 일정 비율 이상 동의를 얻어 조합이 설립되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거쳐 진행됩니다. 조합설립 단계에서 토지등소유자 4분의 3 이상, 토지 면적 2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도시정비법 제35조).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동의 요건을 충족하면 반대 조합원도 법률상 당연히 조합원 지위를 갖게 됩니다. 본인이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더라도 조합 의사결정의 효력이 미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반대 의사를 관철하려면 단순히 "나는 반대"라고 말하는 것 이상의 구체적 행동이 필요합니다.

선택지 1: 각 단계별 동의 철회 및 의견 제출

도시정비법은 조합설립 동의 후에도 일정 시점까지 동의를 철회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습니다. 조합설립인가 신청 전까지는 서면으로 동의 철회가 가능합니다. 다만 이미 동의한 적이 없는 분이라면 철회 대상 자체가 아니므로, 이후 단계에서의 절차적 권리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에서는 토지등소유자에게 공람 및 의견 제출 기회가 주어집니다(도시정비법 제50조). 관리처분계획 단계에서도 30일 이상 공람이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이의사항을 서면으로 제출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나중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때 "절차에 적극 참여하여 이의를 밝혔다"는 사실이 유리한 근거가 됩니다.

선택지 2: 총회 결의 등에 대한 행정 쟁송

반대 조합원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수단은 바로 행정소송입니다.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행정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동의율 산정의 적법성 동의서 위조, 중복 산정, 대리인 동의 요건 미비 등으로 실제 동의율이 법정 요건에 미달한다고 다투는 경우입니다. 동의서 원본 열람 청구가 첫 단계가 됩니다.
2
총회 소집 및 의결 절차 하자 총회 소집통지 기간(14일 전), 의결정족수 충족 여부, 안건 사전 공개 미비 등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결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3
관리처분계획의 형평성 종전자산 감정평가가 현저히 낮거나, 분양 배정 기준이 불합리한 경우 관리처분계획인가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감정평가 2개 업체의 산정 내역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행정소송법 제20조). 이 기간을 놓치면 아무리 위법한 처분이라도 다툴 수 없으므로, 각 인가 처분의 고시일을 반드시 확인해두어야 합니다.

선택지 3: 매도청구에 응하거나 현금청산 선택

사업이 계속 진행된다면, 반대 조합원에게는 결국 '분양을 받을 것인가, 현금청산을 받을 것인가'의 갈림길이 옵니다.

관리처분계획인가 후 분양신청을 하지 않거나 분양신청기간을 넘기면, 조합은 해당 조합원에게 매도청구(도시정비법 제73조)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매도 가격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며, 당사자 간 협의가 안 되면 법원에 매매대금 결정을 구하는 절차로 넘어갑니다.

현금청산 금액은 실무에서 가장 첨예한 분쟁이 발생하는 영역입니다. 조합이 제시하는 감정평가액과 소유자가 기대하는 시세 사이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경우 법원 감정을 통해 적정 가격을 결정받을 수 있는데, 소송 진행에 통상 1~2년, 항소심까지 가면 3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그 사이 이주 문제, 자금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선택지 4: 조합 운영에 적극 참여하여 내부에서 변화 도모

의외로 간과되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반대 의견을 가진 조합원도 엄연한 조합 구성원이므로, 총회 참석, 임원 선거 출마, 감사 청구 등 내부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습니다.

도시정비법 제124조에 따르면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 조합장 해임을 요구할 수 있고, 같은 법 제132조에 의해 시장 군수에게 조합 업무 감독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비리 의혹이 있는 조합에서 반대파 조합원들이 연대하여 조합장을 해임하고, 사업 조건을 전면 재검토한 사례도 상담 현장에서 종종 접하게 됩니다.


반대 조합원이 반드시 점검해야 할 실무 포인트

A
기한 관리가 생명입니다 동의 철회 기한, 분양신청 기간, 행정소송 제소기간 등 모든 절차에 기한이 있습니다. 하루만 지나도 권리를 잃을 수 있으므로, 각 단계의 공고일과 만료일을 달력에 반드시 기록해두어야 합니다.
B
서면 기록을 남기세요 구두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법적으로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의견서, 이의신청서, 내용증명 등 모든 의사표시는 서면으로, 접수 증빙을 확보해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C
감정평가 결과를 반드시 검증하세요 종전자산 평가액은 현금청산이든 분양이든 모든 금전적 결과의 출발점입니다. 감정평가서 열람을 요청하고, 산정 방법과 비교 사례가 적정한지 전문가 의견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도시정비사업은 한 번 궤도에 오르면 수년에 걸쳐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반대 조합원의 권리가 단계적으로 좁아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언제, 어떤 수단을' 쓸 것인지 시점을 정확히 잡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반대 의사를 가지고 있더라도 막연히 기다리기보다는, 각 단계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법적 선택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시에 행동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법입니다.

오경연
오경연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수연 · 경기도 수원시
이 분야를 다루면서 느낀 점은, 반대 조합원분들이 초기에는 막연한 불안감만 갖고 계시다가 결정적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분양신청 기간이나 소송 제소기간은 하루만 지나도 돌이킬 수 없으므로, 사업 초기 단계에서 가능한 빨리 전문가와 함께 대응 전략을 세우시길 권합니다.
이 분야 추천 변호사
김경진 프로필 사진
법무법인 초원
김경진 변호사 빠른응답

승소 판결문을 넘어선 종합적 문제 해결을 추구합니다

노동 민사·계약 형사범죄 부동산
#도시정비사업 반대 조합원 #재개발 반대 권리 #관리처분계획 현금청산 #재건축 매도청구 대응 #정비사업 행정소송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 알법(alb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