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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계약 · 대여금·채권·보증·채권추심 2026.09.26 조회 2

법인에 빌려준 돈 회수 방법, 이사 책임까지 묻는 절차 정리

김범수 변호사
법무법인 대청 · 경기도 수원시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중소 제조업체를 운영하시는 50대 사장님 한 분이, 오랜 거래처였던 한 법인에 운영자금 명목으로 8,000만 원을 빌려주셨습니다. "곧 큰 계약이 성사되니 두 달만 융통해 달라"는 대표이사의 말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약속한 두 달이 지나고 여섯 달이 흘러도 돈은 돌아오지 않았고, 어느 날 그 법인은 사실상 영업을 멈춘 상태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처럼 법인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 절차를 무척 어려워하십니다. 개인 간 대여와 달리 상대가 회사(법인)이다 보니, "회사에 재산이 없으면 그냥 날린 것 아니냐"고 지레 포기하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이사 등 경영진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오늘은 그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짚어야 할 것 — 법인 채무와 이사 개인 책임의 관계

원칙적으로 법인이 진 빚은 법인의 재산으로만 갚습니다. 대표이사나 이사가 개인 돈으로 갚을 의무는 없습니다. 이를 법인의 유한책임 원칙이라고 합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해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상법 제401조에 따라 그 이사는 채권자에게 직접 손해배상 책임(제3자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변제 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임을 알면서도 돈을 빌린 경우, 회사 재산을 빼돌린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위 사연의 사장님도 처음에는 "회사가 껍데기만 남았는데 무슨 소용이냐"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확인해 보니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개인 계좌로 이체한 정황이 있었고, 이는 이사의 개인 책임을 물을 단서가 되었습니다.

법인 대여금 회수 절차 — 단계별 안내

1

증거 정리와 내용증명 발송

가장 먼저 대여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를 모아야 합니다. 차용증, 금전거래 계약서, 송금 내역, 이자 지급 기록, 대표이사와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 등이 핵심 증거입니다. 이후 법인 앞으로 내용증명(변제를 촉구하는 공식 문서)을 보내 기한과 금액을 명확히 통지합니다.

소요기간: 1~2주필요서류: 차용증, 송금내역, 법인등기부비용: 내용증명 1~3만 원대
2

재산 조사와 가압류

회사가 임의로 갚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 소송 전에 법인 재산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법인 명의 부동산, 예금채권, 매출채권 등을 대상으로 가압류(재산 처분을 임시로 묶는 조치)를 신청합니다. 이사 개인 책임을 함께 물을 사안이라면 이사 개인 재산에 대한 보전 조치도 검토합니다.

소요기간: 신청 후 수일~2주필요서류: 청구원인 소명자료, 등기부비용: 청구액의 일정 비율 담보 필요
3

대여금 청구 소송 제기

법인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합니다. 이사 개인 책임을 함께 묻는 경우, 소장에 법인과 이사를 공동피고로 기재하고 상법 제401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병합해 진행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효율적입니다.

소요기간: 통상 4개월~1년필요서류: 소장, 증거서류 일체비용: 인지대·송달료 + 대리 비용
4

판결 확정과 강제집행

승소 판결이 확정되면 이를 근거로 강제집행에 들어갑니다. 앞서 가압류해 둔 재산을 본압류로 전환해 경매·추심하거나, 법인 계좌·매출채권을 압류합니다. 이사 개인에 대한 판결이 있다면 이사 개인 재산에도 집행이 가능합니다.

소요기간: 집행 대상에 따라 수개월필요서류: 집행문 부여 판결정본, 송달·확정증명비용: 집행 신청비, 경매 예납금 등

실무에서 특히 유의할 점

첫째, 시기가 곧 회수율입니다. 법인이 사실상 폐업으로 향하는 상황이라면 재산은 빠르게 사라집니다. 가압류 등 보전 조치를 늦추면 판결을 받아도 집행할 재산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이사 개인 책임은 요건이 까다롭습니다. 단순히 회사가 돈을 못 갚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의 고의나 중과실, 임무 해태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자금 유용 정황, 분식 회계, 변제 능력이 없음을 알고도 차용한 정황 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셋째, 처음부터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을 받아 두었다면 절차가 훨씬 간명해집니다. 법인에 자금을 빌려줄 때는 계약서에 대표이사 개인 연대보증 조항을 넣어 두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미 빌려준 뒤라도, 남은 채권에 대해 추가 보증을 받아 두면 회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위 사연의 사장님은 대표이사의 자금 이체 내역과 거래 정황을 확보해 법인과 대표이사를 함께 상대로 절차를 진행했고, 보전 조치가 제때 이루어진 덕에 일정 부분을 회수하는 방향으로 정리해 갈 수 있었습니다. 법인 대여금은 상대가 회사라는 이유로 포기하기보다, 남은 재산과 이사 책임을 함께 따져 보는 것이 회수의 출발점입니다.

김범수
김범수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대청 · 경기도 수원시
법인 대여금 사건을 다루다 보면, 회사가 껍데기만 남았다며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자금 유용 정황이 있으면 이사 개인 책임을 물을 수 있고, 무엇보다 재산이 빠져나가기 전 가압류를 서두르는 것이 회수율을 좌우합니다.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면 가능한 빨리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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