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드릴 준비, 되어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도준 도일석 변호사입니다.
얼마 전 중견 제조기업의 재무담당 임원 한 분이 자문을 요청해 오셨습니다. 거래하던 대기업으로부터 "협력사 ESG 평가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는데, 정작 회사 내부에는 관련 데이터를 집계해 본 적도, 담당 부서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우리 같은 비상장 중견기업도 ESG 공시를 해야 하는 겁니까"라고 물으셨습니다. 바로 이 질문이 오늘날 수많은 기업이 직면한 현실입니다.
오늘은 ESG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기업이 반드시 점검해야 할 법적 준비 사항을 실무 관점에서 짚어보겠습니다. ESG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며,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흐름입니다.
국제적으로는 2023년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IFRS S1·S2)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표준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이미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을 통해 적용 대상을 대폭 확대했고,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과 역외기업까지 보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공시 기준 초안을 공개하며 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초 거론되던 적용 시점은 조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자산 규모가 큰 상장사부터 단계적으로 의무화되는 방향은 분명합니다. 실무 현장에서 보면, 의무화 대상이 아닌 기업도 공급망 요구나 금융기관의 평가 때문에 사실상 준비를 서두르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ESG 공시는 단순한 홍보 자료가 아니라 법적 책임이 따르는 공식 문서입니다. 상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설명드리는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공시 내용에 허위나 과장이 있을 경우, 자본시장법상 공시 책임은 물론 투자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첫째, 그린워싱(greenwashing, 친환경을 위장한 과장 홍보) 문제입니다. 실제보다 환경 성과를 부풀려 공시하면 표시·광고 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둘째, 공시 누락 및 오류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량, 협력사 인권 실사 등 핵심 지표를 부정확하게 기재하면 정정 공시와 제재 대상이 됩니다.
셋째, 데이터 검증 체계 부재입니다. 제3자 검증(인증)이 요구되는 항목에서 근거 자료가 부실하면 공시 신뢰성 자체가 흔들립니다.
앞서 자문을 요청하신 임원께 제가 가장 먼저 권해드린 것은 "공시 양식을 채우는 작업이 아니라, 데이터를 생산하는 내부 체계부터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ESG 공시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ESG 공시는 "하면 좋은 것"에서 "하지 않으면 거래와 자금 조달이 막히는 것"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 공급망에 속한 중소·중견기업은 의무화 대상이 아니더라도 원청의 요구에 따라 실질적 준비가 불가피해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시가 임박해서가 아니라 지금부터 데이터와 지배구조를 정비하는 것입니다. 2~3년에 걸친 데이터 축적이 필요한 지표가 많기 때문에, 준비 시점이 늦을수록 공시 품질과 법적 안정성 모두 확보하기 어려워집니다. ESG 공시는 규제 대응을 넘어 기업의 법적 신뢰도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도움드릴 준비, 되어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도준 도일석 변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