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정관에 '주식을 양도하려면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적어뒀는데, 공동창업자가 이걸 무시하고 자기 지분을 외부에 팔아버렸습니다. 이 양도, 효력이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주식 양도 제한 정관 규정은 일정 요건을 갖추면 유효하며, 이를 위반한 양도는 회사에 대해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모든 형태의 제한이 다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방식으로 제한했느냐'가 효력을 가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상법 제335조는 원칙적으로 주식은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주식회사의 본질이 자본의 유동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조문 단서에서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할 수 있다고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즉, 법이 명시적으로 허용한 제한 방식은 '이사회 승인'입니다. 정관에 "주식을 양도할 때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해두면, 이는 완전히 유효합니다. 비상장 중소기업, 특히 가족기업이나 소수 창업자로 구성된 스타트업에서 외부인의 침투를 막기 위해 가장 많이 쓰는 방식입니다.
이사회 승인 없는 양도의 효력
정관상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는데 승인 없이 주식을 넘긴 경우, 그 양도는 회사에 대항할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해 양수인(주식을 산 사람)은 회사에 대해 "내가 주주다"라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주주명부 명의개서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실수합니다. "아예 못 팔게 하면 더 확실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정관에 "주주는 주식을 양도할 수 없다"고 적는 경우입니다. 이런 전면적 양도 금지 규정은 무효입니다.
주식 양도의 자유는 주주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핵심 권리입니다. 이를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주식회사 제도의 본질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법이 허용한 것은 '승인을 거치게 하는 절차적 제한'이지, '양도 자체의 금지'가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유효 vs 무효 — 실무 기준
· 유효: "양도 시 이사회(또는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 무효: "주주는 주식을 양도할 수 없다"
· 무효: "대표이사의 사전 동의 없이는 영구히 양도 불가" (사실상 전면 금지로 평가될 경우)
또 하나 중요한 점. 양도 제한은 반드시 정관에 규정되어야 하고, 등기까지 마쳐야 제3자에게 효력이 있습니다. 주주간계약서에만 적어두고 정관에는 빠뜨리는 경우가 실무에서 흔한데, 이 경우 계약 당사자 사이에서는 채권적 효력이 있을 뿐, 이를 모르고 주식을 산 선의의 제3자에게는 양도 제한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실무에서는 정관의 이사회 승인 규정과 주주간계약의 우선매수권 조항을 함께 설계하는 경우가 효과적입니다. 정관 규정은 회사 전체에 적용되는 대외적 효력을, 주주간계약은 창업자들 사이의 세밀한 약정을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두 장치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향후 투자 유치 과정에서 지분 분쟁의 소지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