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줄이고 결과로 입증합니다.
얼마 전 이런 사연을 접했습니다. 세 살 아이를 키우는 한 어머니가 배우자와의 혼인 파탄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상대 배우자는 "바람을 피운 사람이 어떻게 아이를 키우느냐"며 양육권을 절대 넘겨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유책 배우자(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아이를 키울 자격을 잃는 것일까요.
핵심부터 말씀드리면, 유책 배우자라도 양육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혼인 파탄에 대한 책임과 자녀를 양육할 능력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양육권을 정할 때 유일한 기준은 '자녀의 복리(福利)', 즉 아이에게 무엇이 가장 이로운가입니다. 민법 제837조와 제912조는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모 중 누가 더 잘못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아이를 더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는지를 봅니다.
실제로 상담 현장에서 보면, 외도 사실만으로 양육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레 단념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외도는 부부 사이의 문제이지, 그것만으로 부모로서의 양육 적합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심리합니다.
보시다시피 '외도 여부'는 이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앞서 소개한 어머니의 경우, 아이를 태어날 때부터 주로 돌봐온 양육자였고 아이와의 애착도 안정적이었다면, 외도 사실이 양육권 판단에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원칙은 '유책과 양육권은 별개'이지만, 현실에서는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상대방의 양육 능력이 대등할 때는 미세한 차이가 승부를 가릅니다. 양쪽 모두 양육 환경이 비슷하다면, 양육 과정에서 드러난 책임감이나 생활 태도가 비교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유책 행위가 양육 소홀로 연결되었다는 점이 부각되면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양육 공백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혼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집을 나가 아이를 상대방에게 두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현재 양육자가 상대방이 되어 양육권 다툼에서 크게 불리해집니다.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셋째, 양육권을 다투는 과정에서는 그간 자신이 주 양육자로서 아이를 돌봐온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등·하원 기록, 병원 진료 내역, 양육 관련 지출 내역 등이 유용한 자료가 됩니다.
정리하면, 외도 등 유책 사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양육권 경쟁에서 자동으로 패배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아이에게 어떤 양육자였고, 앞으로 어떤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가'입니다. 유책 여부에 위축되기보다, 자녀의 복리라는 기준에서 자신의 양육 적합성을 차분히 정리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대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