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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상가임대차·권리금 2026.10.28 조회 2

건물주가 상가를 팔 때, 임차인이 먼저 살 권리 있을까

도일석 변호사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대구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던 정모 씨는 건물주가 바뀐다는 소식을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임대차 계약이 아직 3년 넘게 남아 있던 터라, 정 씨는 "이왕 파는 거라면 내가 먼저 사고 싶다"는 생각에 건물주에게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건물주는 이미 다른 매수인과 계약을 끝낸 상태라며 거절했습니다. 정 씨는 억울했습니다. 임차인에게 상가를 먼저 살 권리는 정말 없는 것일까요.

Q. 건물주가 제가 장사하고 있는 상가 건물을 매각하려고 합니다. 저는 임차인인데, 다른 사람보다 먼저 이 건물을 살 수 있는 권리(우선매수권)가 있나요?

결론 — 상가임차인에게 우선매수권은 없습니다

핵심부터 말씀드리면, 현행법상 상가건물 임차인에게 임대인이 건물을 매각할 때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우선매수권)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정 씨처럼 오래 영업해 온 임차인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을 두텁게 보호하는 여러 규정을 두고 있지만, 그 보호의 범위는 '임대차 관계의 유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즉 임차인이 안정적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지, 건물 자체를 사들일 권리까지 주는 것은 아닙니다. 건물을 누구에게 팔지는 소유자인 임대인의 처분 권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임차인은 아무런 보호도 못 받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매수권은 없지만, 임차인의 지위는 건물이 팔려도 흔들리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이 바로 대항력입니다.

대항력이란 쉽게 말해 '새 건물주에게도 내 임대차 계약을 그대로 주장할 수 있는 힘'입니다. 상가임대차법 제3조에 따르면, 임차인이 건물을 인도받고(점유)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대항력이 생깁니다.

대항력이 있으면 이렇게 됩니다

  • 건물이 다른 사람에게 팔려도, 새 건물주가 기존 임대차 계약을 그대로 승계합니다.
  • 남은 계약기간 동안 영업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 보증금 역시 새 건물주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 씨의 경우, 건물을 먼저 살 수는 없더라도 사업자등록과 점유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면 새 건물주에게 남은 계약기간과 보증금을 그대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매각 자체가 임차인에게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예외 — 이런 경우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다만 대항력이 모든 상황을 완벽히 막아주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두 가지 예외를 짚어 드립니다.

첫째, 대항력 발생 이전에 설정된 근저당 등 선순위 권리가 있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임차인이 입주하기 전에 이미 은행 근저당이 잡혀 있었고, 그 근저당권이 실행되어 경매로 넘어가면 임차인은 낙찰자에게 대항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환산보증금 이하라면 우선변제권(배당 우선순위)으로 보증금을 보호받는 길을 검토해야 합니다.

둘째,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고액 임대차의 경우입니다. 상가임대차법은 보증금과 월세를 합산한 환산보증금(보증금 + 월세 × 100)이 지역별 기준을 넘으면 일부 조항의 적용이 제한됩니다. 다만 대항력과 계약갱신요구권 등 핵심 보호는 환산보증금을 초과해도 적용되므로, 본인의 임대차가 어느 구간에 해당하는지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매각 상황에서 임차인이 챙겨야 할 실무 팁

우선매수권은 없지만, 매각 과정에서 임차인이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습니다.

실무 체크 포인트

  • 사업자등록과 점유 요건이 유지되고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대항력의 출발점입니다.
  • 건물 등기부등본을 떼어 선순위 근저당·가압류가 있는지 점검합니다.
  • 매각 후에도 계약갱신요구권(최초 임대차 포함 10년 범위)은 새 건물주에게 그대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
  • 임대인이 매수 의향을 먼저 물어왔다면, 이를 서면이나 문자로 남겨 협상 근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권리금 회수 기회도 매각과 별개로 보호됩니다. 임대인의 방해가 있다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정리하면, 상가임차인에게 건물을 먼저 살 '우선매수권'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항력, 계약갱신요구권, 권리금 회수 보호 등 임차인의 영업을 지키는 제도는 촘촘히 마련되어 있습니다. 매각 소식에 당황하기보다, 본인의 임대차가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구조인지부터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응입니다.

도일석
도일석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상가 매각 상담을 하다 보면 '건물이 팔리면 쫓겨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사업자등록과 점유만 제대로 유지되어 있다면 대부분 영업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선순위 근저당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매각 소식을 들으면 등기부부터 확인하고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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