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언제까지 갚으라는 약속(변제기)을 정하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나중에 형편 되면 갚아" 정도로 넘어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막상 돌려받아야 할 상황이 되면, 변제기를 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언제부터 청구할 수 있는지"를 두고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변제기를 정하지 않은 대여금을 언제, 어떤 절차로 청구할 수 있는지 단계별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기본 원칙부터 정리하겠습니다. 민법 제603조 제2항에 따르면, 반환 시기(변제기)를 정하지 않은 소비대차(돈을 빌려주는 계약)의 경우 채권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변제기가 없더라도 채권자가 "언제까지 갚아달라"고 요구(최고)하면, 그 상당한 기간이 지난 시점에 변제기가 도래하는 것입니다. 변제기를 안 정했다고 해서 영원히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 포인트
변제기를 정하지 않은 돈은 채권자의 청구(최고) + 상당한 기간 경과로 반환 의무가 발생합니다. 여기서 '상당한 기간'이란 보통 2주에서 1개월 정도로 봅니다.
변제기가 없으므로, 먼저 상대방에게 "OO일까지 빌려준 돈을 갚아달라"는 의사를 명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이를 법률상 '최고'라 합니다.
내용증명은 그 자체로 강제력은 없지만, "언제 반환을 청구했는지"를 객관적으로 남긴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변제기가 도래한 시점을 확정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반환 기한은 상대방이 준비할 수 있도록 통상 2주~1개월 정도로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최고에서 정한 기한이 지나도 갚지 않으면, 그때부터 채무자는 '이행지체'에 빠집니다. 이 시점부터 연 5%(상사 거래는 연 6%)의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원금만 생각하고 지연이자를 놓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변제기 없는 돈이라도 최고 이후 기한을 넘기면 이자가 붙는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일반 민사 대여금의 소멸시효는 10년입니다. 다만 변제기 미정 대여금의 경우, 시효 기산점에 특히 유의해야 합니다.
주의
변제기를 정하지 않은 대여금은 "돈을 빌려준 그 날부터" 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채권자가 청구할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언제든 청구하면 되겠지" 하고 오래 방치하면 시효가 완성될 위험이 있습니다.
최고에도 불구하고 갚지 않으면, 아래 절차 중 상황에 맞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상대가 채무를 다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 간이·신속한 지급명령을 활용합니다.
상대가 차용 사실 자체를 다투거나, 변제기 미정 여부가 쟁점일 때는 정식 소송이 적합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변제기를 정하지 않은 돈이라도 상당한 기간을 정한 최고로 변제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둘째, 최고 기한이 지나면 지연이자가 발생합니다. 셋째, 시효 기산점과 중단 관리가 핵심이므로 방치는 금물입니다. 넷째, 상대 태도에 따라 지급명령과 소송 중 적절한 절차를 선택해야 합니다. 변제기 없는 채권일수록 증거 정리와 시점 관리가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