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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재개발·재건축·도시정비 2026.11.01 조회 0

재건축 비례율 산정 분쟁, 왜 끊이지 않을까

김경진 변호사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얼마 전 한 재건축 조합원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업시행인가 당시 조합이 안내한 비례율은 110%였는데, 관리처분계획 단계에서 받아본 숫자는 92%로 떨어져 있었다는 겁니다. 20년 가까이 살던 집을 내놓고 분담금까지 준비했던 그분은 "도대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재건축 사업에서 비례율 산정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비례율(권리가액을 정하는 기준이 되는 비율)은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을 한 줄로 요약하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사업 초기의 비례율은 어디까지나 추정치에 불과하고, 실제 숫자는 사업이 진행되면서 수시로 바뀝니다. 이 변동 과정을 조합원이 이해하지 못하면, 신뢰는 무너지고 분쟁이 시작됩니다.

비례율은 어떻게 계산되는가

비례율의 구조 자체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공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례율 = (총 분양가액 − 총 사업비) ÷ 종전자산 평가액 × 100

분자는 재건축으로 만들어낸 가치에서 공사비·금융비용 등 들어간 비용을 뺀 순이익이고, 분모는 조합원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토지와 건물의 평가 총액입니다. 이 비율이 100%를 넘으면 조합원 자산 가치가 늘어난 것이고, 100% 아래로 떨어지면 종전자산보다 권리가액이 줄어든 셈입니다.

문제는 이 세 가지 변수가 모두 사업 진행 중에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일반분양가는 부동산 경기에 따라 오르내리고, 사업비는 공사비 인상·설계 변경·금리 상승으로 예상을 넘어서기 일쑤입니다. 여기에 종전자산 평가액까지 감정평가사에 따라 달라지면, 당초 안내된 비례율은 신기루처럼 사라집니다.

왜 숫자가 계속 바뀌는가

최근 수년간 건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공사비 증액이 사업성을 흔드는 핵심 변수가 되었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시공사와의 공사비 협상이 결렬되거나 재협상이 반복되면서 사업비가 수백억 원 단위로 불어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사업비가 커지면 공식의 분자가 줄고, 비례율은 자연스럽게 하락합니다.

종전자산 평가도 분쟁의 단골 원인입니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동·호수, 대지지분, 향에 따라 평가액이 달라지는데, 자신의 종전자산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었다고 느끼는 조합원은 권리가액이 깎였다고 받아들입니다. 비례율이 전체적으로 떨어지지 않았더라도, 개별 평가에 대한 불만은 별개로 터져 나옵니다.

  • 분양가 변동경기 침체로 일반분양가가 낮아지면 총 분양가액 감소
  • 사업비 증가공사비·금융비용 상승으로 순이익이 줄어듦
  • 감정평가종전자산 평가액이 높아지면 분모가 커져 비례율 하락

결국 비례율은 사업 초기 숫자를 믿고 끝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단계마다 재산정되는 숫자라는 점을 전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지점

조합원이 비례율 자체를 "너무 낮다"는 이유만으로 무효화하기는 어렵습니다. 비례율은 사업비와 평가액이라는 사실관계가 반영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결과에 이르는 절차나 평가 방식에 하자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표적으로 다퉈볼 수 있는 지점은 관리처분계획입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할 때 종전자산과 분양예정 자산을 적정하게 평가하고, 조합원에게 충분히 공람·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평가 절차가 법령을 위반했거나, 특정 조합원에게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하게 적용되었다면 관리처분계획 취소 또는 무효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관리처분계획에 불만이 있는 조합원이 관리처분계획 인가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으로 다투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소송에는 제소기간이 있고, 인가가 확정되면 되돌리기가 매우 어려워지므로 시점 관리가 결정적입니다. 조합 내부 의사결정에 참여해 총회 단계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기록을 남겨두는 것도 중요한 대응입니다.

분쟁을 줄이는 방향

비례율 분쟁은 숫자의 다툼이기 이전에 정보 비대칭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조합이 사업비 증감의 근거, 감정평가의 산출 기준, 비례율 변동의 이유를 투명하게 공개할수록 불필요한 소송은 줄어듭니다. 반대로 조합원 입장에서는 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계획 등 주요 단계마다 공람 서류를 꼼꼼히 확인하고, 자신의 종전자산 평가 내역과 권리가액 산출 과정을 직접 대조해 보는 것이 최선의 자기방어입니다.

재건축은 길게는 10년 넘게 이어지는 긴 여정입니다. 그 사이 비례율이 오르내리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지만, 그 변동이 법령과 절차를 지킨 결과인지, 아니면 설명되지 않는 손실인지를 가려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초기 숫자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단계별 근거를 확인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태도가 결국 조합원의 재산을 지키는 길입니다.

김경진
김경진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재건축 분쟁을 다루다 보면 초기 비례율만 믿고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은 조합원분들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사업비 증감과 감정평가 내역은 단계마다 반드시 확인하고 공람 서류를 보관해 두셔야 합니다. 관리처분계획에 의문이 있다면 제소기간이 지나기 전에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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