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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재산범죄(사기·절도·횡령·배임)
형사범죄 · 재산범죄(사기·절도·횡령·배임) 2026.03.27 조회 29

가족 간 금전 문제가 사기죄로 성립하는 경우와 핵심 쟁점 분석

조훈희 변호사

가족 간 금전 문제는 대부분 민사 영역에서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가족 사이의 돈 거래가 형법상 사기죄(형법 제347조)로 형사 고소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 없이 가족의 신뢰를 이용해 금원을 편취한 경우, 가족이라는 관계가 오히려 기망행위의 수단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가상의 사례를 통해 가족 간 금전 문제가 사기죄로 성립하기 위한 요건과 실무적 쟁점을 분석하겠습니다.

사건 개요 - A씨와 형 B씨의 사례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38세)는 2년 전 친형 B씨(42세)로부터 "사업 자금이 급하다. 3개월 안에 반드시 갚겠다"는 요청을 받고 총 8,000만 원을 세 차례에 걸쳐 송금했습니다.

B씨는 당시 "거래처로부터 대금이 곧 입금된다"며 구체적인 입금 일정까지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변제 약속은 계속 미뤄졌고, A씨가 확인해본 결과 B씨는 이미 송금 당시 사업체가 사실상 폐업 상태였으며 수천만 원의 채무가 있었고, 수령한 돈 대부분을 개인 생활비와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B씨를 사기죄로 형사 고소하였습니다.

쟁점 1 - 기망행위와 편취 의사의 인정 여부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돈을 빌려 갚지 않은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핵심은 금원 수령 당시 변제 의사와 변제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이를 법률적으로 "편취의 범의"라고 하며, 이 범의가 인정되어야 단순 민사 채무불이행과 구별됩니다.

편취 의사 판단 기준 (실무상 주요 고려요소)

- 차용 당시 재산 상태와 채무 규모

- 차용금의 실제 사용처

- 변제 계획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 차용 이후 변제를 위한 실질적 노력 여부

- 차용 과정에서 허위 사실 고지 여부

본 사례에서 B씨의 경우, 차용 당시 이미 사업체가 폐업 상태였고 상당한 기존 채무가 존재했습니다. 또한 거래처 대금 입금 일정 등 허위 사실을 구체적으로 고지하여 A씨의 처분행위를 유발하였습니다. 수령한 금원을 사업이 아닌 도박 등에 사용한 점까지 고려하면, 차용 당시부터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차용 당시 일부라도 변제 의사가 있었고 이후 사정 변경으로 변제가 불가능해진 경우에는 사기죄 성립이 부정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이 부분의 입증은 고소인 측에서 상당히 구체적인 정황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쟁점 2 - 가족 관계가 사기죄 성립에 미치는 영향

가족 간 재산범죄에 대해 형법은 친족상도례(형법 제328조)라는 특별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친족상도례 적용 범위

-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사이: 형이 면제됨

- 기타 친족 사이: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 가능(친고죄)

여기서 중요한 것은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더라도 사기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형의 면제 또는 친고죄 규정은 범죄 성립 이후 형사처벌 단계에서 적용되는 것이므로, 사기죄의 구성요건이 충족되면 범죄 자체는 인정됩니다.

본 사례에서 A씨와 B씨는 친형제, 즉 직계가 아닌 2촌 방계혈족에 해당합니다. 동거하지 않는 형제 사이라면 친족상도례에 따라 친고죄가 적용되어, A씨의 고소가 있어야 B씨를 처벌할 수 있습니다. A씨가 이미 고소한 상황이므로 친고죄 요건은 충족됩니다.

반면 동거하는 직계혈족(예: 부모-자녀) 사이라면 형이 면제되므로, 고소를 하더라도 실질적인 형사처벌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유죄 판결 자체는 받을 수 있어, 향후 민사소송이나 강제집행에서 유리한 증거로 활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쟁점 3 - 차용증 없는 가족 간 거래의 입증 문제

가족 간 금전 거래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난관은 차용증이나 계약서 없이 구두로만 약속이 이루어진 경우입니다. 실무에서 이러한 사건은 입증 부담이 상당합니다.

사기죄 입증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증거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 1 금융거래 기록 - 송금 내역, 입출금 명세 등으로 금원 이동 경로와 시점을 확인합니다.
  • 2 메신저 대화 기록 -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에서 변제 약속, 자금 용도 설명, 사업 상황 언급 등을 확보합니다.
  • 3 제3자 진술 - 다른 가족 구성원이나 지인이 금전 대여 경위나 상대방의 재정 상황을 알고 있는 경우 진술을 확보합니다.
  • 4 상대방의 재산 상태 자료 - 사업자등록 상태, 신용정보, 기존 채무 내역 등을 통해 차용 당시의 변제 능력 부재를 입증합니다.
  • 5 자금 사용처 추적 - 수령 이후 카드 사용 내역, 계좌 이체 내역 등으로 실제 용도를 확인합니다.

본 사례에서 A씨가 B씨와 나눈 메신저 대화에 "3개월 안에 갚겠다", "거래처에서 곧 입금된다" 등의 구체적 기록이 남아 있다면, 이는 B씨의 기망행위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특히 B씨 사업체의 폐업 시점이 송금 이전인 점이 확인되면, 허위 사실 고지에 의한 편취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실무적 조언 - 가족 간 금전 거래 시 유의사항

정리하면, 가족 사이의 금전 문제라 하더라도 차용 당시 기망행위와 편취 의사가 인정되면 사기죄는 성립합니다. 다만 친족상도례의 적용 여부에 따라 실제 처벌 범위가 달라지며, 증거 확보 수준이 사건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실무상 핵심 포인트

- 가족 간이라도 금액이 큰 경우 차용증을 작성하고, 용도와 변제 기한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구두 약속만 있는 경우, 메신저 대화 기록 등을 반드시 보존해 두어야 합니다.

- 고소 이전에 내용증명 발송 등을 통해 변제를 최고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기록으로 남겨두면 향후 편취 의사 입증에 도움이 됩니다.

- 친족상도례의 적용 범위(직계혈족인지, 동거 여부, 혼인관계 등)를 사전에 확인하여 형사절차의 실효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 사기죄와 별도로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 또는 대여금 반환 청구를 병행하는 것이 채권 회수에 효과적입니다.

가족 간 금전 분쟁은 감정적 갈등이 깊은 만큼, 초기 단계에서 법적 쟁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기죄 성립 여부는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확한 사실 정리와 증거 분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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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희 변호사의 코멘트
실무에서 가족 간 사기 사건을 다루다 보면, 차용 당시의 편취 의사 입증이 사건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메신저 대화 기록이나 송금 내역 등 초기 증거 확보가 늦어지면 입증이 매우 어려워지므로, 문제를 인지한 시점에서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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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 알법(alb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