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업 회생절차(과거 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기업이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꼭 필요한 회생 신규자금 조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은 신용이 하락해 일반적인 대출이 사실상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운영자금이 끊기면 회생은커녕 사업 자체가 멈추게 됩니다. 이때 활용하는 것이 바로 DIP금융(Debtor In Possession Financing)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생절차 중에도 신규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이렇게 빌린 돈은 공익채권(기존 회생채권보다 우선하여 변제받는 채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은 회생절차가 개시된 기업도 사업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회생절차의 목적 자체가 기업을 청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계속기업가치를 살려 회생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무 제한 없이 빌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생절차 중인 기업의 모든 중요한 자금 거래는 법원 또는 관리인의 통제를 받습니다. 특히 차입행위는 채무자회생법 제61조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DIP는 'Debtor In Possession', 즉 회생절차에서 기존 경영진이 관리인 자격을 유지하며 회사를 계속 경영하는 체제를 말합니다. 이러한 상태의 기업에 공급되는 신규자금이 DIP금융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DIP금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민간 금융기관이나 투자자가 참여하기도 합니다.
회생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 바로 변제 순위입니다. 질문하신 분의 핵심 관심사도 여기에 있습니다.
회생절차 개시 전에 발생한 채권은 회생채권으로 분류되어, 회생계획에 따라 상당 부분 감면되거나 장기간에 걸쳐 분할 변제됩니다. 반면 회생절차 진행에 필요하여 법원 허가를 받아 조달한 신규자금은 채무자회생법 제179조에 따른 공익채권으로 인정됩니다.
공익채권은 회생채권과 달리 회생계획의 영향을 받지 않고, 수시로 그리고 회생채권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습니다. 바로 이 점이 신규자금 공급자가 회생 중인 기업에 자금을 대주는 가장 중요한 유인입니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떼일 위험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법원의 허가 없이 관리인이 임의로 차입한 자금은 공익채권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자금 공급자는 우선 변제 지위를 잃을 뿐 아니라, 관리인 개인이 책임을 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차입 전 반드시 법원 허가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회생 신규자금 조달의 일반적인 흐름을 단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실무에서는 회생계획 인가 전후 시점에 따라 신규자금의 성격과 조달 전략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인가 전 조기 안정화를 위한 자금과, 인가 후 M&A나 사업 재편을 위한 자금은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모든 신규자금이 무조건 공익채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금의 사용 목적이 사업 계속과 무관하거나, 기존 채권의 단순한 대환에 불과한 경우에는 공익채권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담보를 제공하여 차입하는 경우, 담보로 제공하는 자산이 이미 다른 채권자의 담보로 설정되어 있는지, 담보 제공이 다른 채권자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주지 않는지도 법원이 함께 심사합니다. 회생절차는 채권자 전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절차이므로, 특정 자금 공급자에게만 과도한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는 허가받기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회생 중인 기업도 사업 계속을 위한 신규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법원 허가라는 절차를 거치면 그 자금은 공익채권으로 우선 보호받습니다. 다만 허가 절차의 설계와 소명 자료의 완성도가 성패를 좌우하므로, 자금 조달 구조를 세울 때부터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