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충청도의 한 농촌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60대 김모 씨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던 어느 날, 마을 경로당에서 막걸리 두 잔을 걸친 뒤 트랙터를 몰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평생 수백 번 다녔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좁은 농로를 빠져나와 포장도로로 진입하던 순간, 마침 지나가던 오토바이와 부딪혔고 운전자가 다리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김 씨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트랙터는 차도 아니고, 농로에서 운전한 건데 음주운전이 되겠나."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입건되었고, 적지 않은 처벌 가능성을 안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김 씨의 사례를 통해 농기계 교통사고가 형사적으로 어떻게 처리되는지, 그 특수성을 짚어보겠습니다.
많은 농민분들이 오해하시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농기계는 자동차가 아니니 도로교통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처벌 대상이 되는지는 그 농기계가 '자동차등'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도로'에서 운전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트랙터, 콤바인 같은 농업기계는 농업기계화 촉진법상 농업기계로 분류되지만, 공도(일반 도로)를 주행할 때는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핵심은 '어디서 운전했는가'입니다. 사유지나 완전히 폐쇄된 농로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통행하는 포장도로였다면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 씨의 경우 농로를 빠져나와 포장도로로 진입한 지점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이 도로는 마을 주민과 차량이 수시로 다니는 길이었고, 결국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판단되어 음주운전 혐의가 성립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0.03% 이상)을 넘겼다면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김 씨 사건의 더 큰 문제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다쳤다는 점입니다. 교통사고로 사람이 다치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적용됩니다. 원칙적으로는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처벌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중대한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12대 중과실입니다.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신호위반 등 12가지 중과실에 해당하면 합의나 보험 가입과 무관하게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사고 유형음주 상태에서 농기계로 인한 인사사고
적용 법률교통사고처리특례법 + 도로교통법
핵심 쟁점음주운전은 12대 중과실 — 합의해도 처벌 가능
김 씨는 음주 상태였기 때문에, 설령 오토바이 운전자와 원만히 합의하더라도 음주운전 자체에 대한 책임과 중과실에 따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농기계 사고라고 해서 결코 가볍게 넘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셔야 합니다.
또 하나 자주 문제되는 것이 운전면허입니다. 트랙터, 콤바인 등 대부분의 농업기계는 운전면허 없이도 운전이 가능합니다. 이 부분은 농민분들에게 다행스러운 점입니다. 따라서 김 씨처럼 농기계 자체를 무면허로 몰았다는 이유만으로 무면허운전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부 농기계가 번호판을 달고 등록된 특수한 경우나, 농기계가 아닌 화물차·트럭을 함께 운전한 경우에는 면허 문제가 별도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안을 개별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농기계 음주사고의 경우 피고인이 고령의 농업인이고 생계 수단이라는 점, 평소 운전 반경이 좁다는 점 등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과정)에서 참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될 뿐, 음주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지는 못합니다.
김 씨 같은 사례는 농촌에서 생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농번기에 음주 후 농기계를 운전하다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특히 많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포장도로나 사람이 다니는 길에서 농기계를 운전할 때는 자동차와 동일한 주의의무가 요구됩니다. 둘째, 음주 상태에서는 트랙터든 경운기든 절대 운전해서는 안 됩니다. 셋째, 사고가 발생했다면 피해자 구호 조치와 신고가 최우선이며, 현장을 이탈하면 도주(뺑소니)로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농기계는 생계의 도구이지만, 공도로 나서는 순간 도로 위의 한 차량이 됩니다. 이 점을 늘 염두에 두시는 것이 자신과 이웃을 지키는 길입니다.
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