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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협의·재판 이혼
가족·이혼·상속 · 협의·재판 이혼 2026.03.31 조회 1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 가능한 경우와 절차를 정리합니다

김민후 변호사

많은 분들이 "혼인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 즉 유책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알고 계십니다. 실무에서도 이 원칙이 오랫동안 적용되어 왔으나,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그 기준이 크게 변경되었습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가능한 조건과 구체적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유책배우자 이혼 청구의 법적 배경

우리 민법 제840조는 재판상 이혼 사유로 부정행위, 악의의 유기, 심히 부당한 대우 등 6가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과거 대법원은 이른바 "유책주의" 원칙에 따라,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원칙적으로 거부해 왔습니다.

그러나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유책배우자라 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이혼 청구가 인용될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핵심 취지는,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른 혼인을 법적으로만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양 당사자 모두에게 불합리하다는 데 있습니다.

핵심 변경 포인트

혼인이 완전히 파탄되어 회복 불가능한 상태이고, 상대 배우자에 대한 충분한 보호 조치가 마련되는 경우,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도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습니다.

유책배우자 이혼 청구가 인용되기 위한 요건

대법원이 제시한 구체적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므로, 단순히 "별거 기간이 길다"는 것만으로는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1. 별거 기간이 상당할 것 - 실무상 대체로 8~10년 이상의 장기간 별거가 주요 참고 기준으로 거론됩니다.

2. 혼인 관계가 객관적으로 회복 불가능한 상태일 것

3. 상대 배우자에 대한 적절한 경제적 보상(재산분할, 위자료 등)이 이루어질 것

4. 미성년 자녀의 복리에 반하지 않을 것

5. 이혼을 허용하는 것이 상대 배우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지 않을 것

절차 안내: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 진행 과정

1
사전 분석 및 증거 확보 별거 기간, 혼인 파탄 경위, 상대 배우자의 현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합니다. 별거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주민등록등본, 임대차계약서, 각종 통신 기록 등이 필요합니다. 소요 기간은 통상 2주~1개월입니다.
2
협의 이혼 가능 여부 타진 재판 이혼 전에 협의 이혼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권장됩니다. 유책배우자라 하더라도 쌍방 합의가 이루어지면 협의 이혼은 가능합니다. 가정법원에 협의이혼 의사확인 신청을 하며, 양육할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숙려기간 3개월(미성년 자녀 없으면 1개월)이 적용됩니다.
3
재판 이혼 소장 작성 및 접수 협의가 불가능한 경우, 상대 배우자의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에 이혼 소장을 접수합니다. 소장에는 혼인 파탄 경위, 별거 기간 및 사유, 재산분할과 위자료에 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인지대는 소가에 따라 다르며, 통상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 수준입니다. 송달료는 약 6만~10만 원 내외입니다.
4
조정 전치주의에 따른 조정 절차 이혼 소송은 반드시 조정 절차를 먼저 거쳐야 합니다(가사소송법 제50조). 법원이 조정기일을 지정하며, 보통 소장 접수 후 1~2개월 내에 첫 조정기일이 잡힙니다. 이 단계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조정조서가 작성되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5
본안 소송 진행 조정이 불성립되면 본안 소송으로 이행됩니다. 변론기일에서 양측의 주장과 증거를 심리하며, 유책배우자 측은 혼인 파탄의 회복 불가능성과 상대방에 대한 충분한 보상 의사를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본안 소송은 통상 6개월~1년 6개월이 소요되며, 사안이 복잡할 경우 그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6
판결 선고 및 확정 법원이 이혼 인용 판결을 선고하면, 상대방이 항소하지 않는 경우 2주 후 판결이 확정됩니다. 판결 확정 후 1개월 이내에 이혼 신고를 해야 합니다. 필요 서류는 판결문 정본, 확정증명원, 이혼신고서, 신분증 등입니다.

실무상 주의할 점

별거 기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별거 기간이 길다고 해서 자동으로 이혼이 인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별거 기간 외에도 파탄 경위, 유책 정도, 상대 배우자의 현재 경제적 상황과 건강 상태, 미성년 자녀의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이 핵심 변수입니다

유책배우자가 이혼을 청구할 때, 상대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지급 의사와 적정한 재산분할안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법원은 "이혼이 상대 배우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지 않은가"를 판단할 때, 경제적 보상의 적정성을 핵심 요소로 봅니다. 위자료는 사안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편차가 크며, 혼인 기간, 유책 행위의 정도, 재산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상대 배우자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

상대 배우자가 이혼을 강력히 거부하는 경우, 법원의 판단이 더욱 엄격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상대 배우자가 고령이거나 경제적으로 자립이 어려운 상황, 또는 장기간 혼인을 신뢰하여 자신의 경력이나 재산 형성 기회를 포기한 경우에는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정리하면,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불가, 예외적으로 가능"에서 "엄격한 요건하에 허용 가능"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일반적인 이혼 소송보다 높은 입증 부담이 있으므로, 자신의 상황이 법원의 허용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절차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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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후 변호사의 코멘트
실무에서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 사건을 다루다 보면, 별거 기간이 충분하더라도 재산분할이나 위자료 준비가 미흡하여 기각되는 사례를 자주 접합니다. 이혼 청구 전에 상대방에 대한 경제적 보상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입니다. 개별 상황에 따라 판단 기준이 크게 달라지므로,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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