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소송을 직접 상담하고 수행하는 강승구변호사입니다
돈을 빌려줬는데 약속한 날짜가 한참 지나도록 갚지 않는 상황, 정말 답답하시죠. "원금은 물론이고 이자라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건지" 고민이 깊어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실제 상담에서 자주 접하는 채무불이행 지연이자 산정 문제를, 구체적인 가상 사례를 통해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서울에서 소규모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A씨(47세)는 2022년 3월, 오랜 지인 B씨(52세, 자영업)에게 사업 운영자금 명목으로 5,000만 원을 빌려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간단한 차용증을 작성했고, 변제기(갚기로 한 날)는 2022년 9월 30일, 이자는 별도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B씨는 변제기가 지나도 연락을 피했고, A씨가 2023년 5월에 내용증명을 보낸 뒤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결국 A씨는 2023년 8월,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A씨의 가장 큰 궁금증은 이것이었습니다. "원금 5,000만 원 외에 지연이자는 대체 얼마나, 어떤 기준으로 받을 수 있나요?"
많은 분들이 "이자를 따로 정하지 않았으니 이자를 못 받는 것 아닌가"하고 걱정하시는데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약정이자와 지연이자(지연손해금)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약정이자: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당사자 간에 "미리 정해둔" 이자입니다. 정하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습니다.
지연이자(지연손해금): 변제기가 지났는데도 갚지 않아서 발생하는 일종의 "손해배상"입니다. 별도 약정이 없어도 법률에 의해 당연히 발생합니다.
A씨의 경우 약정이자를 정하지 않았지만, B씨가 변제기인 2022년 9월 30일을 넘긴 다음 날(2022년 10월 1일)부터 지연이자가 자동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민법 제397조 제1항은 "금전채무 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은 법정이율에 의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혼동 포인트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지연이자율은 하나의 고정 이율이 아니라, 시점에 따라 적용되는 이율이 달라집니다. 크게 두 구간으로 나뉘는데요, A씨 사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변제기 다음 날(2022.10.1.)부터 소장 부본이 B씨에게 송달된 날까지는 민법 제379조에 따른 법정이율 연 5%가 적용됩니다. A씨 사례에서 소장 부본이 2023년 9월 15일에 B씨에게 도달했다고 가정하면, 약 11.5개월간 연 5%가 적용되는 셈입니다.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2023.9.16.)부터 실제로 돈을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에 따라 연 12%가 적용됩니다. 이 이율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데, 2019년 6월 1일 이후 현재까지 연 12%입니다.
즉, 같은 5,000만 원의 원금이라도 소 제기 전후로 이율이 연 5%에서 연 12%로 뛰어오르게 됩니다. 이 차이가 채권자에게는 꽤 큰 금액이 되기도 하죠.
A씨 사례를 기준으로 대략적인 지연이자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구간을 나누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1구간 (2022.10.1. ~ 2023.9.15. / 약 350일)
5,000만 원 x 5% x (350/365) = 약 2,397,260원
제2구간 (2023.9.16. ~ 판결 확정 후 변제일, 예: 2024.6.30. / 약 289일)
5,000만 원 x 12% x (289/365) = 약 4,750,685원
지연이자 합계: 약 7,147,945원
원금 5,000만 원에 약 715만 원의 지연이자가 추가되는 것이니,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채무자 B씨 입장에서도 시간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는 점을 아시면 좋겠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지연이자를 제대로 산정하지 못해 청구 금액에서 손해를 보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아래 사항을 꼭 기억해 두시면 도움이 됩니다.
차용증에 "언제까지 갚겠다"는 날짜가 명확해야 지연이자 기산일(시작일)을 다투지 않습니다. 변제기가 불분명하면 별도의 이행 최고(내용증명 등) 절차가 필요하고, 기산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당사자 간에 연 8%의 약정이율을 정했다면, 소 제기 전에는 법정이율 5%가 아닌 약정이율 8%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현재 연 20%)을 초과한 부분은 무효입니다.
연 12% 적용의 기준점이 되는 소장 부본 송달일은 법원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날짜 하루 차이로도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의 차이가 생길 수 있으니, 소송 과정에서 반드시 체크하셔야 합니다.
B씨가 중간에 1,000만 원을 갚았다면, 그 시점 이후의 지연이자는 잔존 원금 4,000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입금 내역과 날짜를 꼼꼼히 정리해 두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채무불이행 지연이자는 단순해 보이지만, 변제기 특정 여부, 약정이율 유무, 소장 송달일, 중간 변제 유무 등 여러 요소가 겹치면서 산정이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금액이 클수록, 기간이 길수록 이율 적용 하나로 수백만 원 이상 차이가 벌어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