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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범죄 · 성범죄 2026.04.01 조회 11

성범죄 전문 법정에서의 피해자 보호 조치, 실제 사례로 알아보기

정
정우람 변호사

오늘은 성범죄 전문 법정의 운영 방식과 피해자 보호 조치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가 핵심적인 과제이며, 이를 위해 우리 법원은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러한 보호 조치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가상의 사례를 바탕으로 쟁점별로 상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여성, 32세)는 같은 회사 상급자 B씨(남성, 45세)로부터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성추행 피해를 입었습니다. A씨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사건은 성범죄 전문 재판부에 배당되었습니다. A씨는 법정에 직접 출석해 증언해야 한다는 사실에 극심한 불안을 호소했고, B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집중적으로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A씨는 회사 내에서 사건이 알려질까 두려워 비공개 재판과 신변 보호를 요청했습니다.

첫째, 성범죄 전문 법정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성범죄 전문 재판부(전담재판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제25조에 근거하여 각급 법원에 설치됩니다. 이 재판부는 성범죄 사건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재판관은 피해자 심리와 성범죄 특수성에 대한 전문 교육을 이수한 판사로 구성됩니다.

A씨의 사건에서도 서울중앙지방법원 성범죄 전담재판부에 사건이 배당되었습니다. 전담재판부의 핵심적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전문성 확보: 성범죄 관련 판례, 피해자 심리, 트라우마 특성에 대해 전문적인 이해를 갖춘 판사가 재판을 진행합니다.
2
신속한 처리: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일반 사건 대비 빠른 재판 진행을 원칙으로 합니다. 통상 기소 후 6개월 이내 1심 선고를 목표로 합니다.
3
피해자 중심 절차: 법정 배치, 증인 대기 공간 분리, 증언 방식 등에서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전담재판부가 배치된 법원과 그렇지 않은 법원 사이에 피해자 보호 수준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A씨의 경우 서울 소재 법원이었기에 비교적 체계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었지만, 소규모 지방법원에서는 전담재판부 자체가 없어 일반 형사부에서 성범죄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둘째,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구체적 조치의 적용

A씨가 가장 우려한 부분은 법정에서 B씨와 직접 대면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성폭력처벌법은 이러한 피해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여러 제도를 규정하고 있으며, A씨 사건에서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보호 조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비공개 재판(성폭력처벌법 제31조)

성범죄 사건의 심리는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의 신청이 있으면 결정으로 공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A씨는 회사 동료의 방청을 우려하여 비공개 재판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습니다. 실무상 성범죄 사건의 약 80% 이상이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증인 차폐 조치(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할 때 피고인과 직접 대면하지 않도록 차폐 시설(칸막이, 스크린 등)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A씨의 경우 차폐 시설 뒤에서 증언하여 B씨와 시선이 마주치지 않는 환경에서 진술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물 증거 채택(성폭력처벌법 제30조)

수사 단계에서 촬영된 피해자의 영상 진술 녹화물은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피해자가 법정에서 동일한 내용을 반복 진술해야 하는 부담을 경감할 수 있습니다. A씨도 경찰 조사 시 영상녹화를 진행했기 때문에, 법정에서의 증언 부담이 일부 줄어들었습니다.

신뢰관계인 동석(성폭력처벌법 제34조)

피해자가 증언할 때 가족, 심리상담사 등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을 옆에 동석시킬 수 있습니다. A씨는 피해자 국선변호사와 함께 심리상담사를 동석인으로 신청하여 심리적 안정을 확보했습니다.

이와 같은 보호 조치는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신청해야 적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실무에서는 피해자 국선변호사나 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해바라기센터 등)의 안내를 통해 각 조치를 신청하게 됩니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조치를 중복으로 신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피고인 측 방어권과 피해자 보호의 균형

B씨의 변호인은 차폐 조치와 영상 진술 녹화물 채택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핵심 주장은 '피고인의 방어권이 제한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성범죄 전문 법정에서 가장 빈번하게 다투어지는 쟁점 중 하나입니다.

첫째, 차폐 조치에 대한 이의입니다. 차폐 시설을 설치하더라도 피고인 측 변호인은 피해자에게 직접 반대신문을 할 수 있습니다. 차폐 조치는 시각적 대면만 차단할 뿐, 반대신문권 자체를 박탈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방어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태도입니다.

둘째, 영상 진술 녹화물에 대한 이의입니다. 영상 진술 녹화물이 증거로 채택되더라도 피고인 측에는 피해자에 대한 반대신문 기회가 보장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피해자의 법정 출석이 필요할 수 있으며, 차폐 조치와 병행 적용하여 피해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됩니다.

실무적 핵심 포인트: 피해자 보호 조치는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영됩니다. 법원은 양쪽의 이익을 비교형량(비교 검토)하여, 피해자의 심리적 안전과 피고인의 방어권을 동시에 충족하는 방향으로 절차를 설계합니다.

A씨 사건에서 법원은 B씨 변호인의 이의를 기각하고 차폐 조치를 유지했습니다. 반대신문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으며,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이 사실 인정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사례로부터 도출되는 실무적 조언

위 사례를 통해 정리할 수 있는 실무적 조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사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영상 진술 녹화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나중에 법정 증언의 부담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2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7조에 따라 피해자는 무료로 국선변호사를 선임받을 수 있으며, 국선변호사가 비공개 재판, 차폐 조치 등 각종 보호 조치를 대리 신청해 줍니다.
3
보호 조치 신청은 가능한 한 재판 초기(첫 공판기일 전)에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재판이 진행된 이후에 신청하면 일정 조율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4
해바라기센터(전국 39개소)에서는 의료 지원, 심리 상담, 법률 지원을 원스톱으로 제공합니다. 사건 접수 즉시 연락하면 수사부터 재판까지 지속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5
피해 사실에 관한 기록(일시, 장소, 정황, 목격자 유무 등)을 가능한 한 빨리,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진술의 신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됩니다.

성범죄 전문 법정과 각종 피해자 보호 제도는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중요한 장치입니다. 다만 이러한 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면 활용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 본인 또는 주변에서 해당 제도를 숙지하고,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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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람 변호사의 코멘트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보호 조치는 권리이지 시혜가 아닙니다. 실무에서 보면 보호 조치를 미리 신청하지 않아 불필요한 심리적 고통을 겪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수사 초기부터 피해자 국선변호사와 함께 체계적으로 대응하시는 것이 2차 피해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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