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장례 행진·집회가 시위가 되는 기준과 해산명령 불응 요건

2011도6294
판결 요약
이 사건은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추모행사가 언제부터 집시법상 시위로 보아 사전신고 대상이 되는지, 또 미신고 집회·시위에 대해 언제 해산명령을 할 수 있고, 그 불응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관혼상제 중 장례라도 순수한 추모 범위를 넘어 다른 공동의 목적으로 일반 통행장소를 행진하여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하는 경우 집시법상 시위에 해당하므로 사전신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단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해산명령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집회·시위로 인해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 위험이 명백한 경우에만 해산명령이 가능하며, 이러한 요건을 갖춘 해산명령에 불응한 때에 한해 집시법 제24조 제5호에 따른 처벌이 가능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장례 집회 신고 #장례 행렬 시위 전환 #관혼상제 집회 예외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장례 #미신고 집회 해산 기준
질의 응답
1. 장례 행렬·노제가 언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시위’로 보이나요?
답변
장례와 관련된 집회·행진이 망인에 대한 추모 목적과 그 범위 안에서 이루어진다면 집시법 제15조에 따라 사전신고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기회를 이용하여 망인의 죽음을 둘러싼 책임 규탄·정책 비판 등 다른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일반인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하는 수준에 이르면 이는 집시법 제2조 제2호의 시위에 해당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관할 경찰서장에게 사전신고 의무가 발생합니다.
근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6294 판결은 장례에 관한 집회는 원칙적으로 집시법 제15조에 따라 신고 예외이지만, 참가자들이 장례식을 계기로 ‘고 ○○의 죽음은 ○○에 의한 타살’이라는 현수막과 ‘노동자 생명 앗아가는 ○○ 규탄’ 피켓을 들고 병원 정문까지 행진한 행위를 순수 추모를 넘어 다른 공동 목적의 시위로 보아, 집시법 제6조에 따른 사전신고 대상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2. 관혼상제 중 장례 집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사전신고가 항상 면제되나요?
답변
장례에 관한 집회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관혼상제에 해당하는 장례 자체와 추모 범위에 머물러 있을 때에만 집시법 제15조에 따라 사전신고가 면제됩니다. 장례 절차와 직접 관련된 노제, 운구, 추도 등 순수한 추모 목적의 집회·행진은 신고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집회 참가자들이 장례를 빌려 기업·정부 규탄, 정책 반대, 사회적 주장 표명 등 별도의 공동 목적을 위해 일반 통행장소에서 행진하고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면, 이는 집시법상 시위로 전환되므로 집시법 제6조에 따른 사전신고가 필요합니다.
근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6294 판결은 집시법 제15조를 근거로 ‘관혼상제에 해당하는 장례에 관한 집회’는 사전신고 예외이지만, 장례 참가자들이 추모 목적과 범위를 넘어서 다른 공동 목적을 가지고 일반 통행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기세를 보여 다수 의견에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이미 집시법 제2조 제2호의 ‘시위’에 해당하므로, 집시법 제6조에 따른 사전신고가 요구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3. 미신고 옥외집회·시위는 신고를 안 했다는 이유만으로 즉시 해산명령 대상이 되나요?
답변
미리 신고하지 않은 집회·시위라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해산명령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집회의 자유는 헌법 제21조에서 보장되는 기본권이므로, 집시법 제20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미신고 집회·시위를 해산하려면 그 집회·시위로 인해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명백한 위험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해산명령을 할 수 있고, 단순히 신고가 없었다는 사유만으로 집회를 해산시키는 것은 사전신고제를 사실상 허가제처럼 운용하는 결과가 되어 허용되지 않습니다.
근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6294 판결은 집시법 제6조, 제20조, 제24조를 헌법 제21조와 결합해 해석하면서, 신고제의 취지는 공공질서 유지를 위한 정보 제공에 있을 뿐 집회의 허가를 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미신고라는 이유만으로 집회·시위를 헌법 보호 범위 밖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미신고 옥외집회·시위에 대해서도,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 위험이 명백할 때에만 집시법 제20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해산명령을 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4. 미신고 집회·시위에서 해산명령에 불응하면 언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되나요?
답변
집시법 제24조 제5호에 따라 처벌하려면, 단순히 미신고 상태에서 해산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먼저 그 집회·시위가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이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해 집시법 제20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해산명령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이어 그와 같은 적법한 해산명령이 내려졌음에도 참가자가 지체 없이 해산하지 않은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합니다. 위험이 명백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단순한 해산요구에 불응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사처벌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근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6294 판결은 집시법 제20조 제1항 제2호가 미신고 옥외집회·시위를 해산명령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헌법 제21조와 신고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그 집회·시위로 인해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해 해산명령이 가능하고, ‘이러한 요건을 갖춘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경우에만’ 집시법 제24조 제5호에 의한 처벌이 가능하다고 명시하였습니다.
5.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사전신고제는 집회의 허가를 의미하나요, 단순 신고인가요?
답변
집시법상 사전신고제는 단순 신고제이며, 집회의 허가를 받는 제도가 아닙니다. 신고의 기능은 행정관청에 집회·시위의 성격·규모·일시 등을 미리 알려 공공질서 유지에 협력하게 하는 데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집회·시위를 개최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 집회로 볼 수 없고, 이를 이유로 집회를 자유롭게 해산시킨다면 집회의 사전신고제가 사실상 허가제로 변질되어 헌법상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게 됩니다.
근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6294 판결은 집시법 제6조, 제20조, 제22조, 제24조와 헌법 제21조 제1·2항을 근거로, 신고는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에 협력’하기 위한 정보 제공 수단일 뿐이며,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집회를 헌법 보호 밖의 집회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미신고만을 이유로 해산을 허용하는 해석은 사전신고제를 허가제처럼 운용하는 것이 되어 헌법상 집회의 자유에 반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6. 미신고 옥외집회·시위에 대해 사전신고제의 실효성은 어떻게 확보되나요?
답변
미신고 집회·시위라고 하여 자동으로 해산명령 및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지만, 집시법은 다른 방식으로 사전신고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집회·시위를 주최하려는 자가 집시법 제6조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않으면, 집시법 제22조 제2항에 따라 주최자를 처벌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주최자 처벌 규정만으로도 사전신고제의 규범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근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6294 판결은 집시법 제22조 제2항을 근거로, 미신고 옥외집회·시위에 대해 단지 미신고라는 이유만으로 해산명령을 허용하면 신고제가 허가제처럼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집시법 제20조 제1항 제2호를 직접적 위험이 명백한 경우로 제한 해석하더라도, 사전신고제의 규범력은 미신고 주최자에 대한 처벌(집시법 제22조 제2항)만으로도 충분히 담보된다고 판시했습니다.

* 본 법률정보는 대법원 판결문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나 조언으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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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전문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6294 판결]

【판시사항】

[1]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보장·규제의 대상이 되는 ⁠‘집회’의 의미
[2] 장례에 관한 집회 참가자들이 망인에 대한 추모의 목적과 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노제 등을 위한 이동·행진의 수준을 넘어서서 그 기회를 이용하여 다른 공동의 목적으로 시위에 나아간 경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사전신고를 요하는지 여부(적극)
[3] 미신고 옥외집회 또는 시위에 대해 해산을 명할 수 있는 요건 및 이러한 요건을 갖춘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경우에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5호에 의하여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참조조문】

[1]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2]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제6조, 제15조
[3] 헌법 제21조 제1항, 제2항,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20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22조 제2항, 제24조 제5호

【참조판례】

[1]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도1649 판결(공2009하, 1367),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0도15797 판결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5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장종오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1. 5. 12. 선고 2010노470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병원에서 행진한 행위와 관련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은 제2조 제2호에서 ⁠‘시위란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도로, 광장, 공원 등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는 것과 달리 집회의 개념에 관하여는 아무런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집시법에 의하여 보장 및 규제의 대상이 되는 집회란 ⁠‘특정 또는 불특정 다수인이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일시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을 말한다 (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도1649 판결 등 참조). 한편 집시법 제15조는 관혼상제 등에 관한 집회에는 옥외집회의 경우 사전에 신고서를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는 집시법 제6조 등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관혼상제에 해당하는 장례에 관한 집회가 옥외의 장소에서 개최된다고 하더라도 그 집회에 관해서는 사전신고를 요하지 아니하나, 예컨대 그 집회참가자들이 망인에 대한 추모의 목적과 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노제 등을 위한 이동·행진의 수준을 넘어서서 그 기회를 이용하여 다른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하는 행위에까지 나아가는 경우에는, 이미 집시법이 정한 시위에 해당하므로 집시법 제6조에 따라 사전에 신고서를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할 것이 요구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공소외 1 주식회사 온양공장에서 근무하였던 공소외 2가 ○○○병원에서 백혈병으로 투병하다가 사망하자,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라는 단체가 ○○○병원으로부터 서울 서초동 소재 공소외 1 주식회사 본관까지 행진한 후 공소외 1 주식회사 본관을 돌며 ○○의 책임을 묻는 행사를 망인의 발인일에 개최하기로 계획한 사실, 망인의 유가족들이 발인을 위하여 망인을 모시고 장례식장에서 화장장으로 떠난 후 위 단체의 회원인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는 미리 준비하여 온 ⁠‘고 공소외 2씨의 죽음은 ○○에 의한 타살이다’라는 내용의 현수막과 ⁠‘노동자 생명 앗아가는 ○○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나누어 들고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후 열을 지어 공소외 1 주식회사 본관을 향하여 행진을 시작한 사실, 위 피고인들은 ○○○병원 정문에 이르러 행진을 막으려는 경찰과 대치하다가 자진해산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내용의 현수막 등을 든 채 일렬로 장례식장 앞에서 ○○○병원 정문까지 행진한 행위는 망인에 대한 장례식이 이루어지는 기회를 이용하여 망인에 대한 순수한 추모의 범위를 넘어서서 다른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하는 행위에까지 나아간 것으로서, 이는 이미 집시법이 정한 ⁠‘시위’에 해당하여 집시법 제6조에 따라 사전에 신고서를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할 것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위 피고인들이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시위를 주최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조치는 그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사실인정을 하거나 집시법이 정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해산명령에 불응한 행위와 관련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원심은, 신고를 하지 않은 집회 또는 시위의 참가자가 3회에 걸친 해산명령을 받고서도 지체 없이 해산하지 않았다면, 그 집회 또는 시위 자체가 평화롭게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신고를 하지 않은 집회 또는 시위인 이상 집시법이 정한 해산명령의 대상이 된다고 전제하여, 그 판시와 같은 피고인들의 공소외 1 주식회사 본관 인근에서의 집회 및 시위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3회에 걸친 해산명령에도 지체 없이 해산하지 아니하여 집시법을 위반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1) 집시법은 제6조 제1항, 제20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24조 제5호에서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자에 대하여 일정한 사항을 적은 신고서를 옥외집회나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하도록 하여 신고의무를 부과하면서, 이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한 옥외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는 관할 경찰관서장이 일정한 절차를 거쳐 해산을 명할 수 있고, 그 해산명령을 받고도 지체 없이 해산하지 아니한 참가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집시법이 옥외집회 및 시위에 관하여 위와 같은 사전신고제를 둔 취지는 신고에 의하여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성격과 규모 등을 미리 파악함으로써 적법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보호하는 한편, 그로 인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험을 미리 예방하는 등 공공의 안녕질서를 함께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자 하는 데 있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397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여 시위를 비롯한 집회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집회의 자유는 개인이 국가권력의 개입이나 강제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집단적으로 표명할 수 있는 기본권으로서, 개인의 인격발현의 요소이자 대의제 자유민주국가의 필수적 구성요소에 속한다. 따라서 헌법 제21조 제2항이 ⁠‘집회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하고 있듯이 집회에 대한 허가는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될 수 없고, 집회의 자유에 대한 제한 역시 다른 중요한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정당화될 수 있으며, 특히 집회의 해산은 원칙적으로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하여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13846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집회의 자유가 가지는 헌법적 가치와 기능, 집회에 대한 허가 금지를 선언한 헌법정신, 앞서 본 신고제도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신고는 행정관청에 집회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공공질서의 유지에 협력하도록 하는 데에 그 의의가 있는 것이지 집회의 허가를 구하는 신청으로 변질되어서는 아니 되므로,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헌법의 보호 범위를 벗어나 개최가 허용되지 않는 집회 내지 시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집시법 제20조 제1항 제2호가 미신고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산명령의 대상으로 하면서 별도의 해산 요건을 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 옥외집회 또는 시위로 인하여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하여 위 조항에 기하여 해산을 명할 수 있고, 이러한 요건을 갖춘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경우에만 집시법 제24조 제5호에 의하여 처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미신고라는 사유만으로 그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산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사실상 집회의 사전신고제를 허가제처럼 운용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게 되므로 부당하다. 집시법 제20조 제1항 제2호를 위와 같이 제한하여 해석하더라도, 사전신고제의 규범력은 집시법 제22조 제2항에 의하여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2)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피고인들의 집회 및 시위가 미신고 집회 및 시위인 이상 집시법이 정한 해산명령의 대상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부당하고, 원심으로서는 나아가 피고인들의 집회 및 시위로 인해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되었는지 여부에 관해 심리·판단한 다음, 그에 따라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들이 해산명령에 불응한 행위가 집시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
결국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집시법의 해산명령불응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위와 같이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해산명령불응의 집시법 위반 부분은 피고인들의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이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 피고인 4에 대해서는 위 해산명령불응의 집시법 위반 부분과 앞서 본 미신고 집회 및 시위 주최의 집시법 위반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1개의 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므로,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도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3.  결론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김능환 이인복 박병대(주심)

출처 : 대법원 2012. 04. 26. 선고 2011도6294 판결 | 사법정보공개포털 판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