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10년 넘게 친하게 지내던 두 사람이 함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서로를 믿었기에 계약서는 간단하게, 수익은 반반으로 나누자는 한 줄 정도만 적었습니다. 그런데 사업이 성장하면서 예상치 못한 갈등이 생겼고, 결국 공동사업 계약서 수익배분 조항 한 줄이 억 단위 분쟁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A씨(42세, 외식업 경력 15년)와 B씨(39세, 인테리어 사업가)는 2023년 초 서울 마포구에 공동으로 브런치 카페를 오픈했습니다. A씨는 운영 전반과 메뉴 개발을, B씨는 초기 인테리어와 자금 7,000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A씨의 투자금은 3,000만 원이었지만, 매일 현장에서 12시간 이상 일했습니다.
두 사람이 작성한 계약서에는 "순이익을 5:5로 배분한다"라는 문장 하나만 있었습니다. 1년 뒤 월 매출이 4,500만 원에 달하자, B씨는 "투자 비율대로 7:3이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A씨는 "내 노동 기여도를 반영하면 5:5가 맞다"고 맞섰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순이익'이 무엇인지 계약서에 정의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A씨는 자신이 받는 월 급여 350만 원을 비용으로 처리한 뒤 남은 금액이 순이익이라 주장했고, B씨는 A씨의 급여가 과도하다며 이를 수익에서 빼기 전 금액으로 나눠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유형입니다. 수익배분 조항에서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라는 단어를 혼용하거나, 아무런 정의 없이 쓰면 아래와 같은 항목이 모두 분쟁 대상이 됩니다.
흔히 다투게 되는 비용 항목
- 공동사업자 본인의 인건비(급여)
- 감가상각비, 인테리어 상각 비용
- 마케팅비, 접대비 등 재량적 비용
- 대출 이자 및 원금 상환분
- 세금(부가세, 종합소득세) 공제 전후 기준
민법 제703조는 조합(공동사업)의 이익 배분에 관해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각 조합원의 출자 가액에 비례한다"고 규정합니다. 즉, A씨와 B씨처럼 구체적 약정이 부실하면 법원은 출자 비율(B씨 70%, A씨 30%)을 기준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A씨의 노동 기여가 아무리 크더라도, 이를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다면 법적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A씨는 억울합니다. 자신이 매일 새벽 6시에 출근해 밤 10시까지 일하며 매출을 만들어낸 장본인인데, 단순히 돈을 더 넣었다는 이유만으로 B씨가 70%를 가져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느꼈습니다.
민법 제703조 제2항은 노무출자(노동력을 출자로 제공하는 것)를 인정합니다. 다만 문제는 그 가치를 얼마로 환산할지 당사자 간 합의가 없으면 법원이 직접 평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노무출자의 가치 평가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재판이 길어지는 주된 원인이 됩니다.
만약 계약서에 아래와 같이 한 줄만 더 있었다면 이 분쟁은 없었을 것입니다.
"사업 순이익은 갑과 을이 5:5로 배분한다."
"갑은 금 7,000만 원을 자본출자하고, 을은 금 3,000만 원의 자본출자 및 월 환산 노무출자 400만 원 상당의 경영노무를 제공한다. 쌍방의 출자 가치를 균등한 것으로 보아 영업이익(매출에서 별지 기재 비용 항목을 공제한 금액)을 5:5로 배분한다."
분쟁이 깊어진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B씨는 사업 초기에 수익을 재투자해야 한다며 6개월간 배분을 미뤘고, A씨는 생활비가 필요해 매달 정산을 요구했습니다. 배분 시기, 정산 방법, 회계 기준에 대한 약정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보는 패턴입니다. 수익배분 조항을 작성할 때는 비율뿐 아니라 다음 사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두 사람은 결국 민사조정을 거쳤습니다. 조정위원회는 B씨의 자본출자 비율과 A씨의 노무 기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5.5:4.5 비율을 제안했고, 양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6개월간의 분쟁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조정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과 세무사 감정 비용으로 각각 약 800만 원이 소요되었습니다.
처음 계약서를 작성할 때 전문가 검토를 받았다면, 아마 50만 원 내외의 비용으로 이 모든 분쟁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공동사업 수익배분 조항 작성 시 핵심 체크포인트
- '순이익'의 정의와 공제 항목을 별지로 구체 나열할 것
- 자본출자와 노무출자의 환산 가치를 금액으로 명시할 것
- 정산 주기, 지급일, 회계 기준을 특정할 것
- 손실 분담 비율을 수익 배분 비율과 별도로 정할 것
- 비율 변경 사유와 재협의 절차를 포함할 것
- 분쟁 발생 시 해결 방법(조정, 중재, 소송 관할)을 기재할 것
공동사업은 신뢰로 시작하지만, 그 신뢰를 지키는 것은 결국 잘 작성된 계약서입니다. 특히 수익배분 조항은 단순히 비율 숫자 하나가 아니라, 용어의 정의부터 정산 방법, 변경 절차, 손실 분담까지 촘촘하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사업 규모가 작을 때일수록, 관계가 좋을 때일수록 계약서를 꼼꼼히 작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사례는 잘 보여줍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