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지방에서 소규모 요식업을 운영하던 한 자영업자가,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가게에 대한 허위 사실이 대량으로 게시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식재료를 불법 유통품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이었고, 게시글은 수천 회 조회되며 순식간에 퍼져 나갔습니다. 매출이 급감한 이 자영업자는 형사 고소와 함께 민사적으로 사과 광고 청구를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십니다.
"명예훼손 피해를 입었는데, 가해자에게 신문이나 인터넷에 사과 광고를 게재하라고 법원에 청구할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행 한국 법제에서는 법원이 가해자에게 강제로 사과 광고를 명령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다만, 그와 유사한 효과를 가진 대안적 구제 수단은 존재합니다.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과거 민법 제764조(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에 근거하여, 법원이 가해자에게 사과 광고 게재를 명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민법 제764조는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 대하여는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의하여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에서 말하는 "적당한 처분"에 사과 광고가 포함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핵심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결정 이후, 실무에서 법원이 순수한 의미의 사과 광고를 명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과하라"는 형태의 광고를 강제로 요구하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법적으로 관철시키기 어렵습니다.
사과 광고가 어렵다고 해서 명예훼손 피해 회복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안적 수단이 활용됩니다.
1. 정정보도 청구 (언론중재법)
언론 매체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정보도 청구가 가능합니다. 이는 사과가 아니라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보도"를 요구하는 것으로, 양심의 자유 문제를 회피하면서도 유사한 회복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청구 기간: 보도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 보도가 있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
2. 판결 요지 공시 (민법 제764조 적용)
법원은 사과 광고 대신, 판결의 요지를 신문이나 인터넷에 공시(게재)하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 "피고의 행위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불법행위로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결문 요지가 공개되는 것입니다. 이는 사과를 강제하지 않으면서도, 피해자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사실을 공적으로 알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3. 손해배상 청구 (민법 제750조, 제751조)
금전적 배상을 통한 피해 회복도 중요한 수단입니다. 재산적 손해(매출 감소 등)와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모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명예훼손 위자료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인정되며, 허위 사실 적시의 경우 더 높게 산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명예훼손 피해 회복을 위한 민사 절차를 진행할 때, 실무적으로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사과 광고 청구 자체는 현행법상 인정되기 어렵지만, 판결문 공시, 정정보도 청구, 손해배상, 게시글 삭제 가처분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면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를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어떤 수단을 어떤 순서로 활용할지는 피해의 유형과 규모, 가해자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사안별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