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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사범죄 명예훼손·모욕
형사범죄 · 명예훼손·모욕 2026.03.22 조회 6

허위사실 유포와 사실 적시 명예훼손, 처벌 차이를 사례로 알아보기

박경수 변호사

오늘은 명예훼손 중에서도 가장 많이 혼동되는 두 가지 유형, 즉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의 처벌 차이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같은 명예훼손이라 하더라도 '진실인지 거짓인지'에 따라 법정형이 크게 달라지므로, 그 구분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례 소개 - 같은 직장, 다른 결과

[사례 1 - A씨의 경우]

서울 마포구에서 IT 회사에 다니는 A씨(34세, 개발자)는 같은 팀 동료 C씨에 대해 불만이 있었습니다. A씨는 사내 익명 게시판에 "C 과장이 회사 법인카드로 매달 200만 원씩 사적으로 유흥비를 쓰고 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C씨는 법인카드를 사용한 적조차 없었습니다.

[사례 2 - B씨의 경우]

같은 회사 경리부에 근무하는 B씨(41세, 회계담당)는 실제로 D 부장이 출장비를 허위로 청구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B씨는 이를 회사 내부 고발 절차가 아닌 소셜 미디어에 "D 부장이 지난 1년간 출장비를 허위 청구해 약 500만 원을 횡령했다"고 실명과 함께 게시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사실이었습니다.

두 사례 모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이지만, 법적 평가와 처벌 수위는 현격하게 다릅니다. 그 차이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쟁점 1 -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법적 구조

첫째, A씨의 행위부터 분석하겠습니다. 형법 제307조 제2항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핵심 구성요건 3가지

1. 적시한 사실이 '허위'일 것 (거짓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 포함)

2. 공연성(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이 있을 것

3.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내용일 것

A씨의 경우 사내 익명 게시판이라 하더라도 다수의 직원이 열람 가능하므로 공연성이 인정됩니다. C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므로 허위사실에 해당하며, 이러한 내용은 C씨의 사회적 평가를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검찰이 허위사실 명예훼손을 입증할 때 피고인이 해당 사실이 거짓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씨는 C씨의 법인카드 사용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악의적으로 글을 게시했으므로,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쟁점 2 - 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법적 구조와 위법성 조각

둘째, B씨의 행위를 살펴보겠습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을 말했는데 왜 처벌받느냐"는 것입니다. 우리 형법은 진실이라 하더라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만, 형법 제310조가 중요한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형법 제310조 - 위법성 조각사유

적시한 사실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

이 조항이 적용되려면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 내용이 진실일 것

- 그 목적이 오로지 공익을 위한 것일 것

B씨의 경우 적시한 사실(D 부장의 출장비 허위 청구)이 진실이므로 첫 번째 요건은 충족됩니다. 문제는 두 번째 요건입니다. B씨가 회사 내부 고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소셜 미디어에 실명으로 게시한 점은, 순수한 공익 목적보다는 개인적 폭로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표현의 방법, 대상, 경위,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익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쟁점 3 - 두 유형의 처벌 수위 비교

셋째, 두 유형의 처벌 차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겠습니다.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제307조 제2항)
  • 법정형: 5년 이하 징역 / 1천만 원 이하 벌금
  • 위법성 조각: 제310조 적용 불가
  • 입증 부담: 검찰이 허위성 + 고의 입증
  • 양형 경향: 실형 선고 비율 상대적으로 높음
사실 적시 명예훼손 (제307조 제1항)
  • 법정형: 2년 이하 징역 / 500만 원 이하 벌금
  • 위법성 조각: 제310조 적용 가능
  • 입증 부담: 피고인이 진실성 + 공익성 입증
  • 양형 경향: 벌금형 또는 무죄 비율 상대적으로 높음

정리하면, 허위사실 명예훼손은 법정형 자체가 2.5배 이상 무겁고, 진실에 의한 면책(제310조)을 원용할 수 없어 방어가 극히 어렵습니다. 반면 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공익성이 인정되면 아예 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근본적 차이가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적용 시 가중처벌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위 두 사례 모두 온라인(게시판, 소셜 미디어)을 통해 이루어졌으므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상 가중처벌

- 허위사실 적시: 7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5천만 원 이하 벌금

- 사실 적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인터넷이나 SNS를 통한 명예훼손은 전파 속도와 범위가 오프라인에 비해 압도적으로 넓기 때문에, 형법보다 훨씬 무거운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A씨의 경우 사내 게시판이 인터넷 기반이라면 최대 7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하며, B씨의 경우에도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 조언 - 명예훼손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

마지막으로, 이번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실무적 교훈을 정리하겠습니다.

1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추측이나 소문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포하면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중하게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2
진실이라도 공개 방법과 경로를 신중히 선택한다

회사 내부 비위를 알게 된 경우, 소셜 미디어보다 내부 고발 절차, 감사부서, 또는 외부 공익신고 채널을 이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훨씬 안전합니다.

3
온라인 게시는 가중처벌 대상임을 명심한다

오프라인 대화와 달리, 인터넷 게시물은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법정형이 대폭 높아집니다. 익명 게시판이라도 수사기관은 IP 추적 등을 통해 작성자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4
피해를 입었다면 증거 확보가 최우선이다

명예훼손 피해자라면 게시물 캡처, URL 저장, 열람자 수 등의 증거를 즉시 확보해야 합니다. 게시물이 삭제되면 입증이 어려워지므로, 발견 즉시 화면 캡처와 함께 공증을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명예훼손은 친고죄(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수사가 개시되는 범죄)입니다. 따라서 피해자의 고소 기간(범인을 안 날로부터 6개월)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가해자 입장이든 피해자 입장이든, 초기 대응이 사건의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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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 변호사의 코멘트
실무에서 명예훼손 사건을 다루다 보면, 허위사실과 사실 적시의 경계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글을 올렸다가 중한 처벌을 받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특히 온라인에서의 표현은 정보통신망법 가중처벌 대상이므로, 게시 전 내용의 진위와 공개 방식에 대해 반드시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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