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의 판도를 바꾸는 신의 한 수!
많은 분들이 명예훼손 혐의를 받게 되면, 자신이 말한 내용이 사실인데 왜 처벌받느냐고 의문을 가지십니다. 그러나 우리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실성만으로 자동 무죄가 되지 않습니다. 오늘은 명예훼손 피의자가 진실성을 입증하는 절차와 방법을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형법 제310조는 적시 사실이 진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공익성)을 위한 것일 때 위법성이 조각(제거)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피의자 입장에서 무혐의 또는 무죄를 다투려면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추어야 합니다. 첫째, 적시한 내용이 진실이라는 점. 둘째, 그 발언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두 가지 요건을 갖추었을 때 형법 제310조에 의한 위법성 조각이 인정됩니다.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입증 책임은 원칙적으로 검찰에 있습니다. 그러나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 조각 사유는 피의자(피고인)측이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실무에서는 이를 거증 부담의 전환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따라서 피의자 입장에서는 수동적으로 검찰의 입증 실패를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진실성과 공익성을 입증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아래에서 그 구체적 절차를 3단계로 안내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본인이 발언하거나 게시한 내용 가운데 고소인이 문제 삼는 부분이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고소장 사본 열람을 통해 적시 사실의 범위를 확정해야 합니다. 이때 의견 표현과 사실 적시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는 사기꾼이다"라는 표현은 사실 적시가 아니라 의견(모욕)에 해당할 수 있고, "A는 2024년 3월에 투자금 5,000만 원을 횡령했다"는 사실 적시에 해당합니다.
적시한 내용이 진실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증거가 필수적입니다. 실무에서 활용되는 주요 증거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진실성 입증에서는 적시한 내용의 중요 부분이 진실이면 족하고, 세부적인 사소한 차이까지 완벽하게 일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5,000만 원을 횡령했다"고 적시했는데 실제 금액이 4,800만 원이었다면, 이 정도 차이는 진실성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실무상 일반적 판단입니다.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 조각이 인정되려면, 진실성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해당 발언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는 요건을 추가로 갖추어야 합니다. 다만 실무에서 "오로지"라는 문언이 말 그대로 100% 공익 목적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된 동기가 공익적이라면, 부수적으로 개인적 동기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공익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공익성이 인정되기 위해 실무에서 고려되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실무적으로 가장 많이 공익성이 부정되는 유형은, 개인 간 금전 분쟁이나 감정적 갈등 과정에서 상대방의 비위 사실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하는 경우입니다. 적시한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주된 동기가 개인적 분풀이로 판단되면 위법성 조각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찰 출석 조사 시, 진실성과 공익성 주장을 체계적으로 준비하여 진술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단순히 "사실이다"라고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함께 제출하는 것입니다. 증거목록과 의견서를 작성하여 수사관에게 제출하면 효과적입니다.
경찰 수사가 종결되면 사건이 검찰로 송치됩니다. 이 단계에서 검사에게 불기소 처분(혐의없음)을 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 의견서에는 진실성 입증 증거와 공익성 논거를 종합적으로 정리합니다.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제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기소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재판 과정에서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 조각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재판에서는 증인 신청, 문서 제출 명령 등 보다 강력한 증거 확보 수단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변호인의 조력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명예훼손 피의자들이 진실성 입증 과정에서 자주 범하는 실수를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진실이니까 문제없다"는 안이한 판단입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진실한 사실이라도 공익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유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의한 사이버 명예훼손의 경우,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가중된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둘째, 증거 확보 시점의 문제입니다. 디지털 증거는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거나 변경될 수 있습니다. 사건 초기에 화면 캡처, 녹음 파일, 문서 사본 등을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캡처 시에는 날짜와 URL이 포함되도록 전체 화면을 저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진실이라고 믿은 것과 실제 진실의 차이입니다. 본인이 진실이라고 확신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증명 가능한 자료가 없다면 입증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A에게 들었다", "소문으로 알고 있었다" 수준의 전문(전해들은 말)만으로는 진실성 입증이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다만, 상당한 이유가 있어 진실로 믿었다면 형법 제16조의 법률의 착오(위법성 인식의 부재)로 다투어 볼 여지가 있습니다.
넷째, 수사 단계에서의 불필요한 추가 발언입니다. 경찰 조사 시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고소인에 대한 추가적 비방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공익성 입증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므로, 조사 과정에서는 법적 쟁점에 집중하여 진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