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고정적으로 지급받던 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따라, 연장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퇴직금 등의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통상임금의 범위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다투어지는 쟁점 중 하나이며, 근로자 입장에서는 수년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차액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조업체 생산직 근로자 A씨(42세, 경기도 안산)의 사례를 통해, 통상임금 범위와 수당 재계산에 관한 핵심 쟁점 3가지를 분석합니다.
사건 개요
A씨는 연매출 약 350억 원 규모의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 B사에서 12년간 근무해 온 생산직 근로자입니다. A씨의 월 급여 구성은 기본급 280만 원, 직무수당 30만 원, 근속수당 20만 원, 식대 15만 원, 상여금(매 분기 기본급의 100%, 분기당 280만 원, 월 환산 약 93만 원)이었습니다.
B사는 기본급과 직무수당만을 통상임금으로 산정하여 연장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을 계산해 왔습니다. A씨는 월 평균 약 40시간의 연장근로와 약 20시간의 야간근로를 수행하였고, 이에 대해 회사는 시급 18,750원(기본급+직무수당 기준)을 적용하여 수당을 지급해 왔습니다.
A씨는 근속수당, 식대,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며 3년 치 미지급 수당 차액 약 2,400만 원과 퇴직금 차액의 지급을 요구하였고, B사는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일급, 주급, 월급 또는 도급 금액을 의미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의 판단 기준으로 소정근로의 대가성,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이라는 4가지 요건을 제시하였습니다.
A씨 사례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분기마다 기본급의 100%로 지급되는 상여금입니다. B사의 취업규칙에는 "매 분기 마지막 달에 기본급의 1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한다"고 규정되어 있었고, 재직 중인 모든 근로자에게 예외 없이 지급해 왔습니다.
이러한 상여금은 다음의 이유로 통상임금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기성 - 분기별로 정해진 시기에 반복 지급되므로 충족
일률성 - 모든 재직 근로자에게 동일한 기준으로 지급되므로 충족
고정성 - 추가적인 조건(업적 평가 등) 없이 근무 사실만으로 확정되므로 충족
다만, 상여금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게만 지급한다는 이른바 "재직 조건"이 붙어 있는 경우, 과거에는 고정성이 부정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재직 조건이 붙어 있더라도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여, 기존 해석을 변경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A씨의 분기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됩니다.
A씨가 매달 지급받는 식대 15만 원과 근속수당 20만 원 역시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개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식대 15만 원의 경우, B사는 모든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매월 15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었습니다. 실비 변상적 성격이 아니라 모든 근로자에게 근로 여부와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지급된다면, 이는 통상임금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 월 고정 식대가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상당히 많습니다.
근속수당 20만 원의 경우, 일정 근속연수에 도달하면 추가 조건 없이 자동으로 지급됩니다. 근속연수라는 객관적 기준에 따라 확정되는 금액이므로, 소정근로의 대가성,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 요건을 모두 충족합니다.
따라서 A씨의 통상임금 산정 기초에는 기본급(280만 원) + 직무수당(30만 원) + 근속수당(20만 원) + 식대(15만 원) + 상여금 월 환산액(약 93만 원), 합계 약 438만 원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기존 통상임금
기본급 + 직무수당
310만 원
정정 후 통상임금
상여금, 근속수당, 식대 포함
약 438만 원
시급으로 환산하면 기존 약 18,750원에서 약 26,480원으로 약 41% 상승하게 됩니다. 연장근로수당은 통상시급의 1.5배, 야간근로수당은 통상시급의 0.5배가 적용되므로, 월 40시간의 연장근로와 20시간의 야간근로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월 수당 차액은 약 65만 원에 이릅니다.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미지급 수당 차액 청구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소멸시효입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A씨가 2025년 6월에 청구한다면, 2022년 6월 이전의 미지급 수당 차액은 시효가 완성되어 청구가 어렵습니다.
12년 근무 기간 전체에 대해 수당 차액을 받고 싶더라도, 실제 청구 가능한 기간은 청구 시점으로부터 역산하여 3년 이내로 제한됩니다. 이 점은 실무에서 근로자분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퇴직금 차액은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퇴직금은 퇴직 시에 비로소 청구권이 발생하므로, 퇴직 전까지는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다만 퇴직금 산정 기초가 되는 "퇴직 전 3개월간 평균임금"에 통상임금 재산정 결과가 반영되므로, 통상임금의 범위가 넓어지면 퇴직금도 증가합니다. A씨의 경우 12년 근속에 통상임금이 약 41% 상승하므로, 퇴직금 차액만 수백만 원에 달할 수 있습니다.
한편, B사가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노사 간 합의하였다"고 항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통상임금의 범위는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에 해당하므로, 노사 합의로 이를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실무적으로 통상임금 관련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급여 구성 항목을 정확히 파악하고 각 항목의 지급 조건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취업규칙, 단체협약, 근로계약서, 최근 3년간의 급여명세서를 반드시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또한 재직 중에 청구할 경우 3년의 소멸시효가 계속 진행되므로, 차액 발생 사실을 인지한 시점에서 지체 없이 권리 행사에 나서는 것이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