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이혼 건수는 약 9만 3천 건으로, 혼인 건수 대비 이혼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혼 과정에서 가장 치열한 쟁점 중 하나가 재산분할인데, 그중에서도 배우자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을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분이 혼란을 느낍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배우자 증여 재산은 단순히 "내가 받은 것"이라고 해서 재산분할에서 무조건 제외되지 않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에 따르면, 이혼 시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하여 형성한 재산을 대상으로 합니다. 여기서 핵심 기준은 "부부 공동의 협력으로 형성되었는가"입니다.
제3자(부모, 친척 등)로부터 받은 증여재산이나 상속재산은 원칙적으로 특유재산(고유재산)에 해당하여 분할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그런데 배우자 간 증여는 성격이 다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증여라는 형식보다 그 재산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가 결정적입니다.
법원은 배우자 증여 재산의 재산분할 포함 여부를 판단할 때, 다음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살핍니다.
유형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갈립니다. 실무에서 빈번하게 접하는 네 가지 유형을 정리하겠습니다.
유형 1. 절세 목적 부동산 명의 이전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부부간 증여세 공제(6억 원)를 활용해 명의만 옮긴 경우, 법원은 이를 실질적 공동재산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킵니다. 증여세 공제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재산분할 판단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유형 2. 혼인 전 고유재산을 배우자에게 증여
A가 혼인 전부터 보유하던 토지를 배우자 B에게 증여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A의 특유재산이 B에게 이전된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B의 특유재산이 됩니다. 다만 법원은 증여 동기, 혼인 기간, 상대방의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분할 여부를 결정합니다.
유형 3. 제3자 증여 재산을 배우자 명의로 수령
시부모가 며느리 명의로 직접 증여한 경우, 이는 제3자 증여이므로 원칙적으로 특유재산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아들(배우자)에게 준 것을 명의만 며느리로 한 경우라면, 법원이 실질을 기준으로 공동재산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유형 4. 이혼 직전 급하게 증여한 경우
이혼을 앞두고 한쪽이 재산을 제3자나 친인척에게 증여하여 재산분할 대상에서 빼려는 시도입니다. 이 경우 민법 제839조의3에 따른 사해행위 취소 청구가 가능하며, 법원은 이를 재산분할 산정 시 기존 재산으로 간주합니다.
배우자 증여 재산이 분할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무조건 50:50으로 나누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다음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혼인 기간 10년 미만인 경우 수증자(증여받은 배우자)에게 30~40% 수준의 분할 비율이 인정되는 사례가 많고, 20년 이상 장기 혼인에서는 45~50%까지 인정되기도 합니다.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배우자 간 증여 시 적용받은 증여세 면제(10년간 6억 원)는 이혼으로 인해 반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로 재산이 다시 이전되면 이는 새로운 증여가 아니라 분할로 취급되어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증여 후 이혼까지의 기간이 극히 짧은 경우(예: 증여 후 1년 내 이혼), 국세청이 편법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추징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근 법원의 경향은 명확합니다. 형식보다 실질을 봅니다. 증여 등기나 증여세 신고를 했다고 해서 재산분할에서 자동으로 제외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증여를 받았다고 해서 전부 본인 몫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향후에도 이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부부간 부동산 증여가 급증하면서(2023년 기준 부부간 부동산 증여 약 4만 2천 건), 이혼 시 증여 재산의 취급을 둘러싼 분쟁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배우자 증여 재산이 있는 상태에서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면, 증여 시점의 재원 출처, 증여 목적, 증여 후 가치 변동 내역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관련 서류(등기부등본, 자금 출처 증빙, 증여세 신고서, 통장 거래내역 등)를 확보하는 것이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첫 단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