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 판결문을 넘어선 종합적 문제 해결을 추구합니다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30년 넘게 부모님 농사일을 도우며 살던 큰아들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유언장을 열어보니 재산 대부분이 막내에게 돌아가 있었습니다. 큰아들은 유류분 반환을 청구하려 했지만, 막내 측에서는 "형이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으니 유류분 계산에서 빠져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이처럼 유류분 침해액을 산정할 때 기여분을 고려할 수 있는지는 상속 분쟁에서 가장 빈번하게 다투어지는 쟁점 중 하나입니다. 유류분을 청구하기 전에, 또는 유류분 반환 요구를 받았을 때 아래 7가지 사항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유류분(민법 제1112조~제1118조)은 법정상속인이 최소한으로 보장받는 상속 몫입니다. 기여분(민법 제1008조의2)은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에게 추가 몫을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두 제도 모두 상속재산 분배의 공정성을 목적으로 하지만, 법적 적용 단계가 서로 다릅니다.
핵심 결론: 대법원 판례는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서 기여분을 공제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기여분이 있더라도 유류분 계산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은 "상속개시 시 재산 + 생전 증여액 - 채무"로 계산됩니다(민법 제1113조). 대법원은 이 산식에서 기여분을 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기여분은 공동상속인 사이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 심판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유류분이라는 최소 보장 제도와는 별개라는 논리입니다.
기여분은 공동상속인 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유류분 반환청구소송(민사소송)과는 별도의 절차입니다. 따라서 유류분 소송 중에 "나에게 기여분이 있으니 유류분을 깎아야 한다"고 항변하더라도, 법원이 이를 직접 심리하여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상속인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생전에 받은 증여(특별수익, 민법 제1008조)는 유류분 산정에 직접 반영됩니다. 예를 들어, 유류분 청구자가 생전에 5,000만 원을 증여받았다면 그만큼 유류분 침해액이 줄어듭니다. 기여분과 특별수익은 전혀 다른 개념이므로 혼동하면 소송 전략 자체가 어긋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유류분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유류분 제도는 상속인의 최소한의 상속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기여분으로 유류분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결과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유류분 반환의무자가 기여분을 방패삼아 반환을 거부하는 전략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법률상 기여분이 유류분 산정에 직접 공제되지는 않지만, 실무에서는 조정 단계에서 기여 사실이 합의 금액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동거하며 간병한 상속인의 경우, 상대방이 조정에서 양보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법적 권리가 아닌 사실상의 협상력에 해당합니다.
기여분을 인정받으려면 "특별한 기여"를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부모와 함께 생활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재산 증가에 구체적으로 기여했거나 상당 기간 특별한 간호를 제공한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필요한 증거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류분 반환청구권은 상속 개시와 유류분 침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 개시일로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민법 제1117조). 기여분 문제에 매달려 시간을 허비하다 유류분 청구 자체를 놓치는 사례가 실무에서 종종 발생합니다. 기여분 협의나 심판은 유류분 청구와 병행하되, 소멸시효 관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앞서 소개한 큰아들의 사연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큰아들이 30년간 농사일을 도운 기여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이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서 공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큰아들은 유류분 반환청구와 별도로 기여분 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막내 측이 기여분을 이유로 유류분 반환을 거부하는 것은 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유류분과 기여분이 교차하는 사안은 상속 분쟁 가운데서도 법리적으로 복잡한 영역에 속합니다. 각 제도의 적용 범위와 한계를 정확히 파악한 뒤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