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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상속채무·상속포기·한정승인
가족·이혼·상속 · 상속채무·상속포기·한정승인 2026.04.12 조회 5

상속 단순승인 간주 사유, 어떤 행위가 해당되고 어떻게 방지할까

박재천 변호사
변호사 박재천 법률사무소 · 광주광역시 동구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려 했는데, 이미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어 빚을 전부 떠안게 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상속개시 사실을 안 뒤 아무 생각 없이 한 행위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어떤 행위가 단순승인 간주 사유에 해당하는지 정확히 파악해 두어야 합니다.

핵심 결론

민법 제1026조에 따라, 상속재산을 처분하거나, 3개월의 숙려기간을 도과하거나, 상속재산을 은닉 또는 부정소비한 경우 단순승인으로 간주됩니다.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계획 중이라면, 상속재산에 일체 손을 대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단순승인 간주란 무엇인가

단순승인이란 피상속인(고인)의 재산과 채무를 아무 제한 없이 그대로 승계하겠다는 의사표시입니다. 상속인이 명시적으로 단순승인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는 법이 정한 일정 사유에 해당하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간주가 이루어지면, 이후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 신청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피상속인에게 재산보다 채무가 많은 경우, 상속인이 고인의 빚을 전액 자기 재산으로 변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민법 제1026조가 정한 3가지 간주 사유

1
상속재산의 처분행위 (제1026조 제1호)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해 처분행위를 한 경우입니다. 여기서 처분행위란, 재산의 현상이나 성질을 변경하는 사실적 처분과, 매매 ・ 증여 ・ 담보설정 등 법률적 처분을 모두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고인 명의 예금을 인출하여 사용하거나, 고인의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2
숙려기간(3개월) 도과 (제1026조 제2호)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해야 합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이 기간 내에 아무런 절차도 밟지 않으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됩니다. 다만, 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던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특별한정승인이 가능합니다(제1019조 제3항).
3
상속재산의 은닉 ・ 부정소비 ・ 재산목록 부실기재 (제1026조 제3호)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한 뒤에도, 상속재산을 고의로 숨기거나 사적으로 소비한 경우, 또는 재산목록에 악의로 기재하지 않은 경우에는 단순승인으로 간주됩니다. 즉, 한정승인이 수리된 이후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구체적 행위 유형

단순승인 간주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어디까지가 처분행위에 해당하는지 그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아래는 실무상 자주 쟁점이 되는 행위들입니다.

처분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 고인 명의 예금을 인출하여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경우

- 고인 소유 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거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

- 고인이 받을 채권을 상속인이 직접 추심(채무자에게 지급을 요구)한 경우

- 고인 명의 주식을 매도한 경우

- 고인의 임대차보증금을 수령하여 사용한 경우

처분행위로 보기 어려운 경우 (판례 취지 참고)

- 장례비용을 고인 재산에서 지출한 경우 (사회통념상 상당한 범위 내)

- 고인의 시신 인수, 유품 정리 등 사실상 보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 고인 명의 공과금이나 관리비 등 소액 채무를 긴급하게 변제한 경우 (보존행위로 볼 여지)

- 상속재산의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수리 등 보존행위

다만, 위 기준은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예컨대, 장례비용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상당성을 넘어서는 과도한 금액을 지출한 경우에는 처분행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단순승인 간주를 방지하기 위한 실무 대응

1
상속재산에 절대 손대지 않는다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고인 명의의 예금, 부동산, 차량, 보험금 등 일체의 재산에 대해 인출, 처분, 명의변경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카드 자동이체 해지나 통장 해지도 신중해야 합니다.
2
3개월 숙려기간을 철저히 관리한다
기간의 기산점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통상 사망일)입니다. 달력에 명확히 표시해 두고, 가능하면 기한 2주 전까지 법원에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 신청서를 접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재산 ・ 채무 조사에 시간이 걸리므로 사망 직후 바로 조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3
상속재산 조사를 선행한다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정부24)를 통해 고인의 금융재산, 부동산, 자동차, 세금 체납 현황 등을 일괄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이 조회 자체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신청하여 채무 초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장례비용 지출 시 영수증을 반드시 보관한다
장례비용은 보존행위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으나, 추후 분쟁 시 금액의 상당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장례 관련 모든 지출 내역과 영수증을 빠짐없이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5
한정승인 후에도 재산목록을 정확하게 작성한다
한정승인이 수리된 이후라도 재산목록에 고의로 재산을 누락하거나 채무를 숨기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됩니다(제1026조 제3호). 재산목록은 빠짐없이, 정직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특별한정승인이라는 예외적 구제수단

숙려기간 3개월이 지났더라도,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3개월 내에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특별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9조 제3항).

이 제도는 고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무가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 등에 활용됩니다. 다만,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채무 초과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경우(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없으므로, 상속 초기부터 재산 ・ 채무 조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단순승인 간주는 상속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법률의 효과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사후에 번복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상속개시를 인지한 즉시 재산 ・ 채무 조사를 시작하고, 조사 완료 전까지는 상속재산에 일체 손을 대지 않으며, 기간 내에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피해를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박재천
박재천 변호사의 코멘트
변호사 박재천 법률사무소 · 광주광역시 동구
상속 사건을 다루면서 보면, 단순승인 간주로 구제받지 못하는 분들의 상당수가 고인 예금 인출 등 사소해 보이는 행위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상속개시를 인지한 직후부터 재산에 손대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판단이 어려운 행위가 있다면 처분 전에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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