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로가기 화살표
  • 로그인
칼럼 민사·계약 민사소송·가압류·가처분·지급명령·집행
민사·계약 · 민사소송·가압류·가처분·지급명령·집행 2026.04.13 조회 0

민사항소심에서 새로운 증거를 제출할 수 있을까? 실제 사례로 본 심리 범위

박재천 변호사
변호사 박재천 법률사무소 · 광주광역시 동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인테리어 시공업을 하는 43세 A씨는 발주처인 B법인을 상대로 공사대금 8,700만 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에서 계약서상 하자보수 의무를 이유로 A씨의 청구가 일부 기각되어, 인용 금액은 4,200만 원에 그쳤습니다. A씨는 납득하기 어려워 항소를 결심했지만, 주변에서 "항소심은 1심 판결을 거의 뒤집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였습니다.

반대편에서는 B법인 역시 4,200만 원 인용이 과하다며 부대항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양측 모두 항소심에서 새로운 증거를 낼 수 있는지, 1심과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 궁금해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민사항소심의 절차와 심리 범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쟁점 1: 항소심은 정말 1심을 다시 하는 것일까

우리 민사소송법은 항소심을 이른바 '속심(續審)' 구조로 운영합니다. 속심이란, 1심의 소송자료를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새로운 자료도 추가로 심리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합니다. 즉, 1심 판결을 백지에서 다시 쓰는 것(복심)이 아니라, 1심의 변론 결과를 토대로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하고 보완하는 절차입니다.

속심제의 핵심 포인트

1심에서 제출한 서증, 증인신문 조서, 감정 결과 등이 모두 항소심에 승계됩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기초로 판단하되, 당사자가 새로운 공격방어방법(주장이나 증거)을 추가 제출하면 이를 함께 심리합니다.

A씨의 사례로 돌아가면, A씨가 1심에서 미처 제출하지 못한 시공 완료 확인서와 B법인 담당자의 문자메시지를 항소심에서 새로 증거로 낼 수 있습니다. 다만 민사소송법 제149조(적시제출주의)에 따라, 합리적 이유 없이 1심에서 제출하지 않았던 증거를 항소심에서 갑자기 내면 재판부가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으로 보아 각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왜 1심에서 제출하지 못했는지"를 항소이유서에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쟁점 2: 항소심의 심리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항소심이 심리할 수 있는 범위는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정해집니다.

1
불복 범위의 한정 - 항소인이 불복하는 부분에 한해 심리합니다. A씨가 기각된 4,500만 원 부분만 항소했다면, 인용된 4,200만 원 부분은 이미 확정되어 항소심의 심리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B법인이 부대항소를 하면 인용 부분까지 심리 범위가 확대됩니다.
2
사실심으로서의 최종 기회 - 항소심은 사실관계를 다툴 수 있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대법원(상고심)은 법률심이므로 사실 인정에 대한 다툼이 극히 제한됩니다. 따라서 새로운 증거 제출, 증인 신청, 감정 신청 등은 항소심까지 마쳐야 합니다.
3
직권 조사 사항 - 항소심 재판부는 당사자의 불복 여부와 관계없이 소송요건(관할, 당사자 능력, 소의 이익 등)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조사합니다. 만약 1심에서 소송요건에 흠이 있었다면, 항소심에서 이를 바로잡게 됩니다.

A씨의 경우, 1심 재판부가 하자보수 비용 산정에서 B법인 측 감정 결과만 채택하고 A씨가 신청한 재감정을 기각한 점이 불만이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재감정 신청을 다시 할 수 있으며, 항소심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새로운 감정인을 선정하여 감정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쟁점 3: 항소심 절차의 시간과 비용은 얼마나 드는가

실무적으로 당사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 바로 시간과 비용입니다.

항소 제기 기한: 1심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 이내에 항소장을 제출해야 합니다. 이 기간은 불변기간으로, 하루라도 넘기면 항소 자체가 각하됩니다.

항소이유서 제출: 항소장 제출 후 통상 5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397조). 기한 내 제출하지 않으면 항소 기각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소요 기간: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고등법원 기준 통상 6개월에서 1년 사이가 소요됩니다. 새로운 감정이 필요한 경우 1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항소심 인지액: 1심 인지액의 1.5배입니다. A씨 사례에서 4,500만 원에 대한 항소라면, 해당 금액을 소가로 한 인지액의 1.5배를 납부해야 합니다.

A씨는 결국 항소이유서에 새로운 증거의 제출 경위를 상세히 소명하고, 1심에서 채택되지 않았던 재감정 신청을 다시 제기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재감정을 채택했고, 새로운 감정 결과에 따라 하자보수 비용이 당초 1심 인정액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항소심은 A씨에게 6,800만 원을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반면 B법인의 부대항소는 기각되었는데, B법인이 항소심에서 새로 제출한 증거가 적시제출주의 위반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무적 조언

항소심은 사실관계를 다툴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1심에서 부족했던 증거를 보완하되, 제출 시기가 늦어진 합리적 이유를 반드시 소명해야 합니다. 또한 항소장 제출 후 항소이유서 작성 기간이 50일로 제한되어 있으므로, 1심 판결 선고 직후부터 항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불복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 부대항소 가능성은 없는지, 새로운 증거 확보가 가능한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박재천
박재천 변호사의 코멘트
변호사 박재천 법률사무소 · 광주광역시 동구
실무에서 보면 항소심을 단순히 1심 결과에 대한 불만 표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새로운 증거 제출과 심리 범위 설정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결과를 좌우하는 절차이므로, 1심 판결문을 받은 직후부터 구체적인 항소 전략을 수립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박재천 프로필 사진
변호사 박재천 법률사무소
박재천 변호사 빠른응답

당신의 친구가 되어주는 솔직한 변호사

민사·계약 형사범죄 가족·이혼·상속 부동산 노동
#민사항소심 #항소심 절차 #항소심 심리범위 #민사소송 항소 #항소이유서 작성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 알법(alb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