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3명인데, 그 중 한 명에게만 손해배상 전액을 청구할 수 있나요?"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30대 직장인 C씨는 퇴근길에 인도를 걷다가 화물차와 승용차의 충돌 사고에 휘말렸습니다. 화물차 기사, 승용차 운전자, 그리고 도로 관리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까지 가해자가 셋이나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C씨는 치료비와 일실수입을 합쳐 약 4,700만 원의 손해를 입었는데, 가해자 중 한 명은 연락이 닿지 않고, 다른 한 명은 자력이 부족해 보여 답답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해자가 여러 명인 공동불법행위의 경우 피해자는 그 중 한 명에게 손해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민법이 규정하는 '연대책임'의 핵심입니다.
민법 제760조는 수인(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공동'의 의미는 반드시 가해자들이 사전에 짜고 행동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공동불법행위가 인정되는 3가지 유형
C씨 사례처럼 교통사고가 경합한 경우에도, 각 가해자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관련되어 하나의 손해를 발생시켰다면 공동불법행위로 인정됩니다. 대법원도 "객관적으로 관련 공동되어 있으면 족하고, 행위자 상호간에 의사의 공통이나 공동의 인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연대책임(부진정연대채무)의 가장 큰 실익은 피해자의 선택권에 있습니다. 피해자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핵심 원칙
가해자 전원에게 전액을 청구하든, 한 명에게만 전액을 청구하든, 피해자 자유입니다. 피해자가 한 명으로부터 전액을 수령하면 나머지 가해자에 대한 채권은 소멸합니다.
예를 들어 C씨의 손해가 4,700만 원이라면, 자력(재산)이 충분한 화물차 기사에게 4,700만 원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화물차 기사가 전액을 배상했다면, 화물차 기사는 나중에 다른 공동 가해자들에게 각자의 과실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되돌려 달라고 구상권(求償權)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 구상권 문제는 가해자들 내부의 문제이지, 피해자가 신경 쓸 부분이 아닙니다. 피해자는 가장 배상 능력이 있는 가해자를 선택하면 됩니다.
1. 청구 대상은 전략적으로 선택하세요
연대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실제 집행(돈을 받아내는 과정)에서는 상대방의 재산 상황이 중요합니다.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가해자, 법인(회사)인 가해자, 또는 부동산을 보유한 가해자에게 우선 청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2. 가해자 전원을 피고로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소장(訴狀) 작성 시 공동불법행위자 전원을 피고로 지정하면, 법원이 각자의 과실 비율을 판단하면서도 연대책임을 인정해 주므로 집행 단계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3. 증거 확보는 가해자별로 별도 준비하세요
공동불법행위의 인정을 위해서는 각 가해자의 불법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 사고 현장 사진,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진단서 등을 가해자별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위자료도 연대책임의 범위에 포함됩니다
치료비나 일실수입뿐 아니라,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역시 공동불법행위자들의 연대책임 범위에 포함됩니다. 위자료 액수는 피해의 정도, 가해자의 행위 태양 등을 종합하여 법원이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