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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사·계약 일반 손해배상(사고·불법행위·위자료)
민사·계약 · 일반 손해배상(사고·불법행위·위자료) 2026.03.20 조회 2

미성년자 불법행위, 부모가 대신 배상해야 하는 경우와 한계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한 중학교 앞 골목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던 14세 소년이 보행 중이던 60대 여성과 충돌해 피해자가 팔목 골절과 허리 인대 파열로 3개월간 치료를 받았습니다. 피해자 측은 소년의 부모를 상대로 치료비 820만 원과 위자료 500만 원을 청구했고, 부모 측은 "아이에게 충분히 주의를 줬다"며 반박했습니다. 결국 소송으로 이어진 이 사건, 법적으로 어떻게 판단될까요?

이처럼 미성년자 불법행위에 대한 부모 감독 책임은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현실적 문제입니다. 최근 학교 폭력, 자전거 사고, 온라인 명예훼손 등 미성년자가 가해자가 되는 사례가 늘면서 관련 분쟁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성년자가 저지른 불법행위, 왜 부모에게 책임이 돌아올까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원칙적으로는 불법행위를 한 본인이 배상해야 합니다. 그런데 미성년자가 자기 행위의 책임을 변식(분별)할 능력이 없는 경우, 민법 제753조에 따라 본인에게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민법 제755조의 감독의무자 책임입니다. 법조문을 쉽게 풀면 이렇습니다.

"책임능력 없는 미성년자를 감독할 법적 의무가 있는 자(보통 부모)는, 그 미성년자가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면 면책된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자녀에게 책임능력이 없으면 부모가 바로 배상 주체가 됩니다. 둘째, 자녀에게 책임능력이 있더라도 부모의 감독 소홀이 인정되면 민법 제750조 일반 불법행위 규정에 따라 부모에게도 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후자의 경우가 더 빈번합니다.

책임능력이 있는 미성년자, 그래도 부모가 배상할까

실무 현장에서 보면, 법원은 대체로 만 12~13세 이상의 미성년자에게 책임능력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책임능력이 있는 만 14세 소년이 사고를 냈을 때 부모는 면책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확립된 판례를 통해, 미성년자에게 책임능력이 있더라도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부모 역시 일반 불법행위 책임을 진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실무상 판단 기준: 법원은 (1) 자녀의 나이와 성향, (2) 이전 유사 행위 전력, (3) 부모가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과 지도를 했는지, (4) 사고 당시 부모의 물리적 감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앞서 소개한 자전거 사고 사례로 돌아가면, 법원은 아이가 평소 자전거를 무모하게 타는 습관이 있었는지, 부모가 안전 교육을 했는지, 헬멧 착용을 지도했는지 등을 살핍니다. 단순히 "조심하라고 말했다"는 것만으로는 감독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일관된 법원의 입장입니다.

부모가 면책되려면 어떤 수준의 감독이 필요한가

민법 제755조 단서는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면 면책된다고 규정합니다. 그런데 이 입증 책임은 부모 측에 있고, 법원의 심사 기준은 상당히 엄격합니다.

1
일상적 교육과 훈육 평소 반복적으로 안전 교육, 타인 존중 교육을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학교 상담 기록, 문자 메시지 등이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2
위험 행동에 대한 구체적 제지 자녀가 과거 유사한 위험 행동을 한 적이 있다면,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시정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가 핵심입니다.
3
물리적 감독 환경 조성 연령에 맞는 활동 범위 설정, 위험 물건(예: 에어건, 킥보드 등) 관리, 귀가 시간 설정 등 환경적 조치를 했는지 살펴봅니다.
4
사고 당시의 구체적 상황 부모가 직장에 있었는지, 집에 있으면서도 방치했는지 등 사고 발생 시점의 상황이 고려됩니다.

실무에서 부모 측 면책이 인정되는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법원이 "통상적 수준의 감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학교 폭력 사건에서는 가해 학생 부모의 감독 소홀 책임이 거의 대부분 인정됩니다.

배상 범위와 위자료, 실무에서 어떻게 정해지나

미성년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범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적극적 손해 치료비, 약값, 통원 교통비, 보조기구 비용 등 실제 지출한 금액입니다. 진단서와 영수증으로 입증합니다.
2
소극적 손해 치료 기간 중 일하지 못해 발생한 수입 감소분(일실수입)입니다. 피해자의 직업, 나이, 소득 수준에 따라 산정됩니다.
3
위자료(정신적 손해배상) 사고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입니다. 법원은 상해의 정도, 후유장해 여부, 당사자 관계 등을 고려하여 보통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인정합니다.

배상 금액을 결정할 때 한 가지 더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과실상계입니다. 피해자에게도 일부 과실이 인정되면 배상액이 줄어들고, 가해 미성년자의 나이가 어릴수록 부모의 감독 책임 비중이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경향과 앞으로의 전망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자녀의 물리적 폭력이나 기물 파손이 주된 분쟁 유형이었다면, 지금은 온라인 환경에서의 불법행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사이버 불링(온라인 괴롭힘), SNS 명예훼손, 게임 내 사기 등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하는 미성년자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부모의 감독 책임이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법원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감독의무 수준도 점차 높이고 있습니다.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 관리, SNS 활동 모니터링, 온라인 예절 교육 등이 감독의무의 내용에 포함되는 추세입니다.

정리하면, 미성년자 불법행위에 대한 부모의 감독 책임은 민법 제755조와 제750조에 근거하며, 자녀의 책임능력 유무와 관계없이 부모에게 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면책 입증 기준은 매우 엄격하고, 배상 범위는 치료비부터 위자료까지 폭넓습니다. 자녀가 문제를 일으킨 직후의 초기 대응, 합의 시도 여부, 증거 확보 등이 이후 소송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이 분야를 오래 다루면서 느낀 점은, 사고 직후 부모님들이 당황한 나머지 합의 과정에서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피해자 측이든 가해자 측이든, 초기 단계에서 법적 쟁점과 배상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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