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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국제이혼·국제양육권
가족·이혼·상속 · 국제이혼·국제양육권 2026.04.13 조회 1

국제 양육비 청구와 집행, 한국에서 외국 배우자에게 받아낼 수 있을까

박경수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무역 회사를 다니던 38세 C씨는 미국 국적의 남편 D씨와 5년간의 결혼 생활 끝에 이혼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슬하에는 4세 아들이 있었고, C씨가 한국에서 양육을 맡기로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D씨는 이혼 직후 미국 캘리포니아로 돌아갔고, 합의한 월 150만 원의 양육비를 두 달만 보내고는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C씨는 막막했습니다. 한국 법원에서 양육비 판결을 받는다 해도 상대방이 외국에 있는데 과연 돈을 받아낼 수 있는 것인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국제 양육비 청구와 집행의 핵심 쟁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당사자: C씨(한국 국적, 38세, 서울 거주) / D씨(미국 국적, 41세, 캘리포니아 거주)

자녀: 아들 1명(4세), C씨가 단독 양육

합의 양육비: 월 150만 원 / 실제 지급: 2개월분(300만 원)만 수령 후 중단

미지급 기간: 약 10개월, 미지급 총액 약 1,500만 원

어느 나라 법원에 청구해야 하는가 - 국제재판관할의 문제

국제 양육비 분쟁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어느 나라 법원이 이 사건을 심리할 권한이 있는가"라는 국제재판관할(jurisdiction)의 문제입니다.

C씨의 경우 한국에 주소를 두고 있고, 자녀 역시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제사법 제2조에 따르면,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을 때 한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인정됩니다. 양육비 청구는 자녀의 상거소지(일상적으로 생활하는 곳)를 기준으로 관할을 판단하는 것이 국제적 추세이므로, 아이가 한국에 살고 있는 이상 한국 가정법원에 양육비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 포인트

다만 한국 법원의 판결을 미국에서 곧바로 집행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상대방의 재산이 모두 외국에 있다면, 한국에서 판결을 받더라도 그 판결을 외국 법원에서 승인받는 절차(승인 및 집행 판결)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상대방이 거주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직접 양육비를 청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경우 판결의 집행이 더 용이하지만, 미국 현지 변호사 선임 비용(보통 착수금만 3,000~10,000달러)과 시차, 언어 문제 등 현실적 부담이 상당합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상대방 재산의 소재지와 비용 대비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한국 판결을 외국에서 집행할 수 있는가 - 헤이그 협약과 양자 집행

C씨가 한국 법원에서 양육비 지급 심판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D씨는 한국에 재산이 없으므로 미국에서 집행해야 합니다. 이때 두 가지 경로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2007년 헤이그 양육비 협약(Convention on the International Recovery of Child Support)입니다. 이 협약은 체약국 간에 양육비 판결의 승인과 집행을 간소화하는 국제 조약입니다. 미국은 2017년에 이 협약을 비준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2025년 현재)이므로, C씨는 이 경로를 직접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미국 현지법에 따른 외국 판결 승인 절차입니다. 미국의 각 주(州)는 UCCJEA(Uniform Child Custody Jurisdiction and Enforcement Act)와 UIFSA(Uniform Interstate Family Support Act)를 기반으로 외국 양육비 판결의 집행을 판단합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한국 법원의 양육비 판결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내려졌고 상대방에게 방어 기회가 보장되었다면 승인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국 판결문의 영문 공증 번역본, 송달 증명서, 확정 증명서 등을 준비해야 하며, 미국 현지 변호사를 통해 캘리포니아 법원에 별도의 승인 및 집행 소송(action to domesticate a foreign judgment)을 제기해야 합니다. 통상 6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됩니다.

  • 1 한국 가정법원에서 양육비 지급 심판 확정
  • 2 판결문, 확정 증명서, 송달 증명서 등 영문 공증 번역 준비
  • 3 미국 현지 변호사 선임 후 캘리포니아 법원에 외국 판결 승인 소송 제기
  • 4 승인 결정 후 임금 압류(wage garnishment), 은행 계좌 압류 등 강제집행 진행

실질적으로 양육비를 회수할 수 있는 대안적 방법들

해외 집행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여러 대안적 방법을 병행합니다.

상대방의 한국 내 재산 조사: D씨가 한국에서 근무하던 시절 가입한 국민연금, 퇴직연금, 예금 잔액 등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양육비이행관리원(양이원)을 통해 재산 조회를 신청하면, 금융기관 조회, 국민연금공단 조회 등이 가능합니다. 소액이라도 한국 내 재산이 발견되면 국내 강제집행이 가능하므로 훨씬 신속합니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지원: 양이원은 양육비 청구 소송 지원, 이행 촉구, 재산 조사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국제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해외 집행 권한은 없지만, 초기 상담과 국내 절차에서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화번호는 1644-6621입니다.

출국금지 및 여권발급 제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1조의2에 따르면, 양육비를 이행하지 않는 채무자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D씨가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면 이 조치가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됩니다. 실제로 상대방이 한국에 입국하는 순간 출국이 금지되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비용 현실

한국 법원 양육비 심판 비용: 인지대 약 5,000원, 송달료 약 10만 원 내외 (국제 송달 시 추가 비용 발생)

미국 현지 변호사 비용: 착수금 3,000~10,000달러, 시간당 보수 200~500달러

영문 공증 번역 비용: 20~50만 원

양육비이행관리원 지원: 무료

조정 및 합의 시도: 소송 이전에 상대방과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한 협상을 시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미국에서는 양육비 미지급이 신용등급 하락, 운전면허 정지, 심하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법적 불이익을 상대방에게 고지하는 것만으로도 자발적 이행을 끌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C씨의 사례로 돌아가 보면, 가장 현실적인 전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선 한국 가정법원에 양육비 심판을 청구하여 법적 근거를 확보하고, 동시에 D씨의 국내 잔여 재산을 조사합니다. 국내 재산이 부족할 경우, 미국 현지 변호사를 통해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한국 판결의 승인과 집행을 추진하되, 그 과정에서 D씨에게 미국법상 양육비 미지급의 불이익을 서면으로 통지하여 자발적 이행을 유도하는 병행 전략입니다.

국제 양육비 문제는 단순히 법률 지식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두 나라의 법 체계, 집행 가능성, 비용 대비 효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방의 재산 은닉이나 주소 변경 등으로 집행이 더욱 어려워지므로, 양육비 미지급이 시작된 초기에 신속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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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 변호사의 코멘트
국제 양육비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청구 자체보다 실제 집행이 훨씬 어렵다는 것입니다. 상대방 재산의 소재국에 따라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초기 단계에서 한국과 상대국 양쪽의 법적 경로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양육비 미지급이 시작되었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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