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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동 노조·단체협약·쟁의행위
노동 · 노조·단체협약·쟁의행위 2026.04.15 조회 0

불법 쟁의행위 손해배상, 회사가 청구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조희경 변호사
법무법인 솔 · 서울특별시 서초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중견 제조업체 C사의 노동조합이 단체교섭 결렬 후 파업에 돌입했는데, 쟁의행위 과정에서 조합원 일부가 회사 공장 출입구를 물리적으로 봉쇄하고 생산설비 가동을 강제로 중단시켰습니다. 파업은 약 12일간 이어졌고, 회사 측은 "이것은 불법 쟁의행위에 해당한다"며 노조와 조합원 개인을 상대로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한 노조 간부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불법 파업이라고 해서 회사가 입은 손해를 전부 물어줘야 하는 건가요? 배상 범위에 한계는 없는 건가요?"

핵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불법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는 민법상 불법행위(민법 제750조)의 일반 원칙에 따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까지입니다. 다만, 그 구체적 산정 방식과 한계에는 실무적으로 중요한 쟁점이 여러 가지 존재합니다.


어떤 경우에 '불법' 쟁의행위가 되는가

모든 파업이 불법은 아닙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상 쟁의행위가 적법하려면 몇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 요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불법 쟁의행위로 판단되어 손해배상 책임의 근거가 됩니다.

  • 1주체 요건 - 노조법상 적법한 노동조합이 주도해야 합니다. 비공인 조직이 주도하면 위법합니다.
  • 2목적 요건 -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이라는 정당한 목적이어야 합니다. 경영권 사항(인사, 구조조정 등)만을 대상으로 한 파업은 목적의 정당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 3절차 요건 - 조합원 과반수 찬성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노조법 제41조 제1항), 조정절차 거침(노조법 제45조) 등이 필요합니다.
  • 4수단 방법 요건 - 폭력 파괴행위, 직장점거 중 생산시설 가동 방해 등은 수단의 정당성이 부정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되는 유형은 절차 요건의 하자(찬반투표 미실시)와 수단 방법의 위법성(물리적 직장점거)입니다.


손해배상의 법적 근거와 청구 범위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의 법적 근거는 민법 제750조(불법행위)민법 제760조(공동불법행위)입니다. 노조법 제3조의 민 형사 면책 규정은 '정당한' 쟁의행위에만 적용되므로, 불법 쟁의행위에는 면책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회사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의 범위를 유형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적극적 손해(실제 발생한 비용) - 파손된 설비의 수리비, 대체 인력 투입 비용, 긴급 외주 가공비, 비상 물류비 등이 해당합니다. 영수증과 계약서 등 직접 증빙이 가능한 항목입니다.
  • 2소극적 손해(일실이익) - 파업 기간 중 생산 중단으로 발생한 매출 손실, 납기 지연에 따른 위약금, 거래처 이탈로 인한 기대수익 감소 등이 포함됩니다. 다만, '파업이 없었다면 얻었을 이익'을 입증해야 하므로 산정이 복잡합니다.
  • 3위자료 - 법인의 경우 위자료 청구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 다수의 판례 태도입니다. 다만, 사업주 개인의 명예 훼손이 동반된 경우 등 예외적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핵심 기준: 상당인과관계

법원은 불법 쟁의행위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까지만 배상을 명합니다. 예를 들어, 파업 기간 중 시장 전체의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었다면 그 부분은 파업과 무관하므로 배상 범위에서 제외됩니다.


배상 책임을 지는 주체는 누구인가

이 부분이 노조 측에서 가장 우려하는 대목입니다. 사용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상대방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1노동조합(단체) - 조직적 의사결정에 의한 불법 쟁의행위라면 노조 자체가 배상 주체가 됩니다.
  • 2노조 간부(개인) - 파업을 기획 지시한 위원장, 사무국장 등이 개인적으로도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 3일반 조합원(개인) - 직접 폭력행위에 가담하거나, 시설을 파손한 조합원에게도 개별적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노조와 간부 개인을 공동피고로 하여 연대책임을 묻는 형태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쟁의행위에 소극적으로 참가한 일반 조합원에게까지 배상 책임을 지우는 것에 대해서는 법원이 상당히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법원이 배상액을 줄여주는 경우

판례를 보면, 법원은 불법 쟁의행위의 손해배상 사건에서 상당한 비율의 책임 제한(과실상계 내지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이 배상액 감경을 고려하는 주요 요소

- 사용자 측의 부당노동행위 등 귀책사유가 파업의 원인이 된 경우

- 교섭 과정에서 사용자가 성실교섭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

- 쟁의행위의 목적 자체는 정당하되, 절차나 수단만 위법한 경우

- 파업으로 인한 손해가 사업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산정된 경우

-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와 배상능력

실무에서는 사용자의 청구액 대비 실제 인용 금액이 30~60% 수준으로 감액되는 사례가 상당수입니다. 특히 사용자 측에도 교섭 결렬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감액 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노조 측이 반드시 챙겨야 할 실무 포인트

불법 쟁의행위 손해배상 분쟁에서 노조 측이 유의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손해액 산정의 적정성 검증 - 회사가 주장하는 매출 손실이 전적으로 파업 때문인지, 시장 요인이나 계절적 변동은 없었는지 반드시 따져야 합니다. 외부 회계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 2사용자 측 귀책사유 입증 - 교섭 과정의 녹취, 교섭일지, 서면 제안 내용 등을 확보하여 사용자의 불성실 교섭이나 부당노동행위를 입증하면 책임 제한에 유리합니다.
  • 3쟁의행위 기록 관리 - 파업 결의 과정, 찬반투표 실시 여부, 현장 행동 지침 등을 기록으로 남겨두면, 적어도 목적의 정당성이나 일부 요건의 적법성을 주장할 근거가 됩니다.
  • 4가압류 대응 - 회사가 소송 전 노조 재산이나 간부 개인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압류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반대로, 사용자 측에서는 손해의 발생과 금액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증거(생산일보, 납품계약서, 위약금 청구서, 대체 인력 비용 영수증 등)를 쟁의행위 기간 중부터 체계적으로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파업이 종료된 후에야 자료를 정리하면 입증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법 쟁의행위 손해배상 분쟁은 금액의 규모가 크고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심대하므로, 쟁의행위 개시 전 단계부터 적법성 검토와 증거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사용자와 노조 양측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조희경
조희경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솔 · 서울특별시 서초구
불법 쟁의행위 손해배상 사건을 다루면서 느낀 점은, 법원이 사용자의 청구액을 그대로 인용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입니다. 상당인과관계 입증과 책임 제한 비율이 결과를 크게 좌우하므로, 양측 모두 초기 단계부터 증거 확보와 법률 검토에 집중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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