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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상속 분쟁(유언·유류분·상속재산분할)
가족·이혼·상속 · 상속 분쟁(유언·유류분·상속재산분할) 2026.04.16 조회 1

유류분 포기 사전 약정, 법적으로 효력이 있을까

박대한 변호사
백인합동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상속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목적으로, 피상속인(부모)이 생전에 특정 상속인으로부터 유류분 포기 약정을 받아두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재산을 원하는 대로 배분하면서도 분쟁을 막고 싶고, 자녀 입장에서도 부모 생전에 서명 한 장으로 문제를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피상속인 생전에 이루어진 유류분 포기 약정은 법적으로 효력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이유와 실무적 대안까지 명확하게 짚겠습니다.

피상속인 생전 유류분 포기가 무효인 이유

우리 민법은 유류분에 관한 사전 포기를 허용하는 별도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판례 역시 일관되게, 상속 개시 전에 이루어진 유류분 포기 약정은 무효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핵심 논거 정리

1
유류분은 상속이 개시된 후에야 비로소 구체적인 권리로 확정됩니다. 개시 전에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권리이므로, 존재하지 않는 권리를 포기하는 것 자체가 법리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2
유류분 제도의 본질은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 자유를 일정 범위에서 제한하여 상속인의 최소한의 생활 기반을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민법 제1112조~제1118조). 사전 포기를 허용하면 이 강행규정적 성격이 무력화됩니다.
3
사전 포기 약정이 유효하다면, 피상속인이 일방적으로 유류분권리자에게 압력을 행사하여 서명을 받아낼 위험이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을 우려하여 사전 포기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참고로, 독일이나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법원의 허가를 전제로 상속 개시 전 유류분 포기를 허용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법에는 이에 해당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외국 법제를 근거로 한 주장은 국내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각서, 공증, 합의서를 받아도 달라지지 않는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공증을 받았으니 효력이 있다, 변호사 앞에서 서명했으니 유효하다, 가족 전원이 합의했으니 문제없다 등의 주장이 빈번합니다.

명쾌하게 정리하면, 형식을 불문하고 상속 개시 전 유류분 포기 약정은 무효입니다.

자필 각서 - 무효

공증받은 약정서 - 무효

가족 전원 합의서 - 무효

녹취, 영상 기록 포함 약정 - 무효

공증은 문서의 작성 사실과 서명의 진정성을 증명할 뿐, 문서 내용의 법적 유효성까지 담보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수백만 원의 비용을 들여 공증을 받아도, 상속 개시 후 유류분 청구를 막을 수 없습니다.

상속 개시 후 포기는 가능하다

유류분 포기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시점입니다.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된 이후, 유류분권리자가 자신의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명시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유효합니다. 상속 개시 후에는 유류분이 구체적 권리로 확정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유류분반환청구권은 반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안 날부터 1년, 상속 개시일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민법 제1117조). 이 기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사전 포기 약정이 무효라면, 실무적 대안은 무엇인가

상속 분쟁을 줄이고 싶은 목적 자체는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사전 포기 약정이 무효라는 점을 인정한 위에서,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을 정리하겠습니다.

1
생전 증여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는 상속 개시 전 1년 이내의 증여가 원칙적으로 포함됩니다(민법 제1114조). 다만 상속인에 대한 특별수익은 기간 제한 없이 포함되므로, 증여 시기와 방법에 대한 정밀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2
유언장을 법적 요건에 맞게 작성하기 - 자필증서, 공정증서 등 민법이 정한 유언 방식(민법 제1065조~제1070조)을 정확히 준수한 유언장을 작성하면, 최소한 피상속인의 의사를 명확히 남길 수 있습니다. 유류분 침해가 발생하더라도, 유언 자체의 효력은 유지됩니다.
3
상속 개시 후 상속재산분할협의 진행하기 - 상속이 개시된 후 공동상속인 전원이 합의하면, 법정상속분이나 유류분과 다르게 재산을 분할할 수 있습니다. 이 합의는 전원의 진정한 동의가 있는 한 유효합니다.
4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을 정확히 파악하기 - 적극재산에서 채무를 공제하고, 생전 증여를 가산하여 유류분을 산정합니다. 재산 구성과 채무 규모에 따라 유류분 금액이 크게 달라지므로, 사전에 전체 재산 현황을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유류분 제도를 둘러싼 변화의 흐름

2024년 헌법재판소는 유류분 제도 자체에 대해 일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제1112조 제4호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관련 법률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부모에 대한 부양이나 기여도를 유류분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논의,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 자유를 더 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논의도 활발합니다.

다만, 현행법 하에서는 여전히 직계비속과 배우자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1/2로 보장되며, 사전 포기 약정이 무효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법 개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현행 법리를 기준으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유류분 사전 포기 약정은 어떤 형식을 갖추더라도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분쟁 예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사전 포기 약정이 아니라, 유언 설계와 재산 구조 정리를 통한 체계적인 상속 계획이 필요합니다. 상속 개시 후에는 유류분 포기나 분할 협의가 가능하므로, 시점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박대한
박대한 변호사의 코멘트
백인합동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유류분 사전 포기 약정을 공증까지 받아 왔다가, 상속 개시 후 무효 판정을 받고 당혹스러워하시는 분들을 실무에서 자주 만납니다. 비용과 시간을 들인 약정이 허사가 되지 않으려면, 상속 설계 단계에서부터 유류분 제도의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속 계획을 세우고 계시다면 가능한 이른 시점에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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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형사 및 의료] 전문 분야 등록된 박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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