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형사 및 의료] 전문 분야 등록된 박 변호사입니다.
특허 실시 계약(라이선스 계약)에서 로열티 산정 방식은 계약 당사자 간 가장 첨예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점입니다. 경상 로열티(running royalty)로 할 것인지, 정액 로열티(lump-sum)로 할 것인지, 산정 기준을 매출액으로 잡을 것인지 순이익으로 잡을 것인지에 따라 양 당사자의 수익 구조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아래 가상 사례를 통해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핵심 쟁점을 분석합니다.
사례 개요
서울에서 정밀 화학 관련 특허 3건을 보유한 A사(특허권자, 중견 화학기업)는 대전 소재 B사(실시권자, 매출 약 200억 원 규모의 화학소재 제조업체)와 2022년 전용실시권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서에는 "B사가 특허 기술을 활용하여 제조하는 제품 순매출액의 5%를 분기별로 지급한다"라고만 기재되어 있었고, 구체적인 순매출액의 정의, 감사 권한, 최소 로열티(minimum royalty)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계약 후 2년이 지나 A사는 B사의 분기 보고서를 검토하던 중, B사가 특허 기술을 적용한 제품과 비(非)특허 제품을 결합하여 패키지로 판매하면서 전체 매출 중 특허 기술 기여분만을 분리 산정해 로열티를 납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A사는 2년간 약 3억 4,000만 원의 로열티가 과소 지급되었다고 주장하며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사례의 핵심 쟁점은 계약서에 기재된 '순매출액'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입니다. A사는 특허 기술이 포함된 제품이 판매된 이상, 패키지 전체 판매 금액을 순매출액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B사는 패키지 내 특허 기술 기여분만이 로열티 산정 대상이라고 반박합니다.
실무적으로 로열티 산정의 기초가 되는 매출액 범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계약서에 '순매출액'의 구체적 정의가 없는 경우, 법원은 계약 체결 당시의 당사자 의사, 거래 관행, 특허 기술의 제품 내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이 사례에서 B사가 기여도 배분 방식을 적용한 것은 논리적 근거가 있으나, A사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산정 방식을 변경한 점은 계약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A사와 B사의 계약서에는 B사의 매출 보고에 대한 감사(audit)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A사는 B사가 보고한 매출 수치의 정확성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단이 없었습니다.
실무에서 특허 실시 계약의 로열티 조항에는 통상 다음 사항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회계 감사 조항의 필수 요소
- 실시권자의 매출 장부 보관 의무 (계약 종료 후 최소 3~5년)
- 특허권자(또는 지정 회계법인)의 장부 열람 및 감사 권한
- 감사 결과 일정 비율(통상 5~10%) 이상의 과소 보고가 확인될 경우, 감사 비용을 실시권자가 부담하는 조항
- 과소 보고에 대한 지연이자 또는 위약벌 조항
감사 조항이 없더라도 A사가 B사의 회계를 전혀 검증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제344조)을 활용하거나, 소송 과정에서 감정 신청을 통해 매출 자료의 정확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명시적 조항이 있는 경우와 비교하면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증가하므로, 계약 체결 단계에서 반드시 감사 조항을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A사는 B사에게 전용실시권을 부여했습니다. 전용실시권은 특허권자조차 해당 범위에서 실시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권리이므로, 실시권자가 성실히 실시하지 않으면 특허권자의 수익이 완전히 차단됩니다.
이 경우 최소 로열티(minimum royalty) 조항이 없으면, 실시권자가 제품 판매를 축소하거나 중단하더라도 특허권자가 취할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가 제한됩니다.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이 대비합니다.
최소 로열티와 성실 실시 의무의 설계
- 연간 또는 분기별 최소 보장 로열티 금액 설정 (예: 분기당 5,000만 원)
- 최소 로열티 미달 시 특허권자의 계약 해지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통상실시권으로 전환하는 권한
- 실시권자의 성실 실시 의무(best efforts 또는 commercially reasonable efforts) 명시
- 일정 기간(통상 1~2년) 연속 최소 로열티 미달 시 자동 해지 조건
이 사례에서 B사가 패키지 판매를 통해 특허 기술 적용 제품의 개별 매출을 축소 보고한 것은, 결과적으로 최소 로열티 조항이 있었다면 방지할 수 있었던 상황입니다. 경상 로열티만으로 계약을 구성할 경우, 실시권자의 보고 방식에 따라 로열티 금액이 크게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위 사례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종합하면, 특허 실시 계약에서 로열티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다음 사항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특허 실시 계약의 로열티 조항은 단순히 비율 하나를 기재하는 것이 아니라, 산정 기준, 보고 의무, 검증 수단, 위반 시 제재까지 포괄적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계약 체결 전 전문가의 검토를 통해 양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균형 있게 반영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대한변협 [형사 및 의료] 전문 분야 등록된 박 변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