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회계장부 열람을 거부합니다. 주주로서 자료를 받아볼 방법이 있을까요?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10년 넘게 한 중소기업에 지분 8%를 보유해 온 C씨는 최근 회사의 매출이 줄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배당도 몇 년째 없었고,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인에게 과도한 용역비가 지급된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C씨는 회사에 회계장부 열람등사(회계장부와 관련 서류를 보고 복사하는 것)를 정식으로 요청했지만, 회사 측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C씨처럼 회사의 경영 실태를 확인하고 싶지만 자료 접근이 막히는 경우, 법적으로 어떤 절차를 통해 열람권을 관철할 수 있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상법 제466조는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에게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면, 주주는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을 신청하여 열람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핵심 요건 3가지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단순히 "회계장부를 보고 싶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열람을 원하는 구체적 이유를 서면에 적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용역비 지출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함" 등으로 특정하는 것이 실무상 중요합니다.
회사가 열람 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법 제466조 제2항은 "부당한 목적"으로 청구하는 경우 회사가 이를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회사가 주로 주장하는 거부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만, 법원은 "영업비밀"이라는 포괄적 이유만으로는 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회사가 거부 사유의 구체적 근거를 입증해야 하므로, 단순한 비밀 주장만으로 열람이 차단되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1단계: 서면 청구
가처분 신청 전에 반드시 회사에 서면으로 열람등사를 청구해야 합니다. 내용증명 우편을 이용하는 것이 증거 확보에 유리합니다. 청구 서면에는 열람 대상 서류의 범위와 열람을 요구하는 구체적 이유를 명시해야 합니다.
2단계: 가처분 신청
회사가 거부하거나 2주 이상 무응답인 경우, 회사 본점 소재지 관할 법원에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합니다. 통상적으로 인지대와 송달료를 합쳐 수만 원 수준이며, 법원이 담보 제공을 명하는 경우 수백만 원의 공탁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3단계: 심문 및 결정
법원은 대부분 양측 심문 기일을 지정하며, 신청일로부터 2주에서 한 달 정도 안에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회사는 결정에 따라 즉시 장부를 열람시켜야 합니다.
실무 팁
열람 대상 서류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설정하면 법원이 일부만 인용하거나 기각할 수 있습니다. "최근 3개 사업연도의 총계정원장, 보조원장, 세금계산서 등 회계 관련 서류"와 같이 기간과 서류 유형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인용 가능성을 높입니다.
장부 열람을 통해 대표이사의 배임이나 횡령 정황이 확인되면, 주주대표소송(상법 제403조)이나 이사 해임 청구(상법 제385조 제2항)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열람등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경영 감시와 권리 행사를 위한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한편, 열람을 통해 취득한 정보를 경쟁 목적이나 개인 이익을 위해 외부에 유출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취득 정보의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