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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족·이혼·상속 위자료·재산분할
가족·이혼·상속 · 위자료·재산분할 2026.04.17 조회 6

재산분할 후 숨긴 재산 발견, 추가 청구 가능할까

배준형 변호사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혼 시 재산분할 합의나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상대방이 고의로 숨긴 재산이 뒤늦게 발견되면 추가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아무 조건 없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법적 요건과 기한을 정확히 알아야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이혼 소송에서 재산 은닉 문제는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해외 계좌, 차명 부동산 등 숨기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재산분할 이후에야 은닉 사실이 드러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이혼 재산분할 사건의 약 20~30%에서 일방 배우자의 재산 은닉 의혹이 제기된다는 실무 경험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추가 재산분할 청구의 법적 근거

결론부터 말하면,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은 재산분할 청구권의 제척기간(권리행사 가능 기한)을 이혼한 날부터 2년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2년이 핵심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

협의 이혼 또는 재판 이혼 시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혼한 날부터 2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이미 재산분할 합의 또는 판결을 받았더라도, 그 합의 당시 알지 못했던 재산이 존재한다면 추가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기존 재산분할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재산이 사후에 발견된 경우, 그 재산에 대해 별도의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시를 해왔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추가 청구 역시 이혼일로부터 2년이라는 제척기간 안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척기간은 소멸시효와 달리 중단이나 정지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혼 후 3년째에 숨긴 재산을 발견했다면 원칙적으로 추가 청구가 불가능합니다.

이혼 후 2년이 지났다면 방법이 없는가

2년 제척기간이 지났다고 완전히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두 가지 경로가 남아 있습니다.

1. 기존 합의의 취소 또는 무효 주장

상대방이 재산분할 협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재산을 숨기고 거짓 진술을 했다면, 이는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민법 제110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사기를 안 날로부터 3년, 합의일로부터 10년 이내에 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합의가 취소되면 재산분할을 다시 하게 됩니다.

2.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

재산 은닉 행위 자체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민법 제750조)가 가능합니다.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이 시효입니다. 재산분할과 법적 성격이 다르지만, 실질적으로 은닉된 재산 상당의 금전 회복이 가능합니다.

재산 은닉의 대표적 유형과 발견 방법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재산 은닉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차명 예금, 차명 부동산 - 부모, 형제, 지인 명의로 재산을 이전해두는 경우. 금융거래 내역 조회를 통해 자금 흐름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2. 가상자산(암호화폐) - 거래소 출금 후 개인 지갑으로 이전하면 추적이 어려워집니다.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금융정보 조회가 핵심입니다.

3. 해외 계좌, 해외 부동산 - 국세청의 해외금융계좌 신고 자료, 외국환거래 내역 등으로 단서를 확보합니다.

4. 법인 자산과의 혼용 - 사업자인 배우자가 법인 명의로 재산을 보유하면서 개인 재산이 없는 것처럼 위장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은닉 재산을 발견하는 현실적 방법으로는 재산명시신청, 재산조회신청(민사집행법 제61조, 제74조), 법원을 통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그리고 국세청 과세정보 활용 등이 있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하면 상대방의 금융기관, 등기소,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대한 조회가 가능합니다.

추가 청구 시 입증 책임과 실무상 주의점

추가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쪽에서 입증해야 할 사항은 명확합니다.

입증 사항 3가지

1) 기존 재산분할 당시 해당 재산의 존재를 몰랐을 것

2) 해당 재산이 혼인 중 형성된 부부 공동재산일 것

3) 상대방이 고의로 은닉했거나 누락이 합리적이지 않을 것

실무적으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부분은 첫 번째, 즉 "정말 몰랐는가"입니다. 이혼 당시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재산을 단순히 조사를 게을리하여 놓쳤다면, 법원이 추가 청구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혼 재산분할 당시 가능한 모든 재산 조사를 철저히 해두는 것이 향후 분쟁 방지에 결정적입니다.

또한 합의서 작성 시 "향후 은닉 재산이 발견될 경우 추가 분할에 응한다"는 조항을 명시적으로 포함시켜 두면, 나중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이 없더라도 법적 청구는 가능하지만, 있으면 입증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추가 청구 금액은 어떻게 산정되는가

추가로 발견된 재산에 대한 분할 비율은 기존 재산분할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법원은 혼인 기간, 재산 형성 기여도, 양육 책임, 은닉의 악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주목할 점은,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재산을 숨겼다는 사정이 인정되면 기여도 판단에서 청구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재산분할에서 기여도가 50:50 또는 40:60으로 산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악의적 은닉이 확인되면 청구인의 분할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혼 후 1년 만에 전 배우자가 지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시가 5억 원)가 발견되었다면, 기여도 50%를 적용하더라도 2억 5,000만 원에 해당하는 추가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은닉에 따른 손해배상까지 병행하면 실질 회수액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재산분할 후 숨은 재산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2년이라는 제척기간이 경과하면 선택지가 크게 좁아지므로, 이혼 직후부터 재산 은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체계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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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형 변호사의 코멘트
재산분할 사건을 다루다 보면, 이혼 확정 후에야 상대방의 은닉 재산을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핵심은 이혼일로부터 2년이라는 제척기간 내에 움직이는 것이며, 이 기간이 지나면 법적 경로가 상당히 제한됩니다. 재산 은닉이 의심되신다면, 증거 확보와 청구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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