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국제결혼 건수는 연간 2만 건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에 비례하여 국제이혼 및 재산분할 분쟁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배우자의 재산이 해외에 소재하는 경우, 한국 법원에서 재산분할 판결을 받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외국 재산에 대한 집행력을 갖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국내 판결이 외국에서 자동으로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와 현실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합니다. 본 칼럼에서는 외국 소재 재산에 대한 집행이 왜 어렵고, 이를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체계적으로 분석합니다.
국제사법 분야에서 핵심 원칙 중 하나는 판결의 속지주의(속지주의: 판결의 효력이 해당 국가 영토 내에서만 인정되는 원칙)입니다. 한국 가정법원이 재산분할로 특정 외국 부동산의 분할을 명하더라도, 해당 부동산이 소재한 국가에서 한국 판결을 자동으로 인정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외국에서 한국 판결을 집행하려면, 해당 국가의 법원에 별도로 승인 및 집행판결(exequatur)을 구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주요 장벽 요약
1. 상호보증 요건: 상대국과 한국 간 판결 승인에 관한 조약이 없거나, 상호보증이 확인되지 않으면 승인 자체가 거부될 수 있습니다.
2. 공서양속 심사: 상대국 법원이 자국의 공서양속(public policy)에 반한다고 판단하면 집행을 거부합니다.
3. 재산 소재지법 우선 원칙: 부동산의 경우 소재지법이 절대적으로 적용되므로, 한국 법원의 분할 기준과 상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한국 가사 판결의 승인은 사안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주(州)마다 외국 판결 승인법이 다르기 때문에, 재산이 소재한 주의 법률을 별도로 분석해야 합니다.
외국 재산 집행의 난이도는 해당 국가의 법체계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실무적으로 자주 문제되는 국가별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통일외국금전판결승인법(Uniform Foreign-Country Money Judgments Recognition Act)을 채택한 주에서는 금전판결의 승인이 비교적 체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다만 부동산 분할처럼 비금전적 판결은 승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별도의 소송을 현지에서 제기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일본
민사소송법 제118조에 외국 판결 승인 요건이 규정되어 있으며, 한국과 일본 간 상호보증은 일부 판례에서 긍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사사건의 경우 별도의 심사 기준이 적용될 수 있어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중국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사법공조 조약이 존재하지만, 재산분할 판결의 승인에 대해서는 실무상 소극적인 태도가 관찰됩니다. 특히 중국 내 부동산에 대해서는 중국 법원에서 별도의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인 경우가 많습니다.
동남아시아(베트남, 필리핀 등)
외국 판결 승인 제도 자체가 미비하거나, 승인 절차가 매우 오래 걸리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현지 법률 자문 없이 접근하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소모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고려할 때, 국제 재산분할에서는 판결 이후의 집행까지 염두에 둔 종합적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활용되는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헤이그국제사법회의(HCCH)를 중심으로 민사 및 상사 사건에서의 외국 판결 승인에 관한 국제 협약 체결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2019년 채택된 '재판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Recognition and Enforcement of Foreign Judgments)'이 발효되면, 가사 사건에까지 그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가사 사건이 대부분의 국제 협약에서 제외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며, 국가 간 개별 조약이나 국내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국제이혼에서 외국 재산이 관련된 경우에는, 판결의 획득 자체보다 그 판결이 실제로 집행 가능한지를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핵심 정리
국제이혼에서 외국 소재 재산의 분할은 한국 판결만으로는 완결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재산 소재지국의 법체계, 승인 요건, 집행 절차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소송 전략 수립 단계에서부터 집행 가능성을 고려해야 실질적인 권리 보호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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